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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는 인구 3만 명의 작은 마을이다. 타지와의 왕래가 적은 마을들이 종종 그렇듯 군위도 옛 생활방식이 비교적 뚜렷하게 남아있는 편이다. 불편하지만 옛것을 지킬 줄 아는 이들이 살아가는 마을, 군위의 재발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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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꺠끗한 먹을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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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 초입이라 내내 비가 내렸는데, 군위는 해가 쨍했다. 맑은 날이 많아 포도나 오이 농사가 잘 된다고 했다. 군위에는 포도 농장이 여러 곳 있는데 대다수가 유기농법으로 재배된다. 가나안포도원(054-382-8799 www.100podo.com)의 주인 백경천 씨는 84년부터 포도 농사를 시작해 12년 전인 지난 95년부터 유기농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건강이 화두인 요즘이야 유기농이 각광을 받고 없어 못 파는 형편이지만 백 씨가 처음 유기농 포도 재배를 한다고 했을 땐, 백이면 백 그를 뜯어 말렸단다. 겨우내 드는 기름값이며 일일이 손질하고 벌레를 잡느라 인건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수익이 제대로 날 리가 없었다. 그러나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었기에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과일에 농약을 쓰면 삼투압 작용으로 독이 세포 안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아무리 씻어도 소용없어요. 껍질을 벗겨 먹어도 마찬가집니다. 더욱이 포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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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껍질을 꼭 같이 먹어야 해요. 영양소의 95%가 껍질에 들어있는데, 껍질을 버리면 무슨 소용입니까.” 농약 대신 그의 땀이 송송이 밴 포도는 껍질마저 달았다. 내친 김에 근처에 있는 흑진주 포도 농장(011-545-7487 www.gba.go.kr)에도 들렀다. 익으면 흑진주처럼 까맣게 된다고 해서 이같이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는 흑진주 포도는 그 색만큼이나 단 맛이 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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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농 콩으로 일 년에 단 한 번 된장을 만드는 곳도 있다. 참농부식품(참농부식품, 054-382-0045)은 10월에 콩을 타작해 메주를 뜨고, 4월말에서 5월초에는 황토방에서 70일간 자연 발효시킨 메주를 이용해 장을 만든다. 제철에 난 콩과 친환경 천일염, 햇살과 바람이 빚어낸 장은 그 맛이 자연 가깝다. |
| 군위의 특산물은 꼬마 오이다. 역시 유기농 재배되는 꼬마 오이는 등산이나 소풍갈 때 간편한 간식거리로 제격이다. 군위에서 나는 농산물들은 이(e)로움이란 상표를 달고 판매된다. 군에서 인정한 상품들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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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문화 순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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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위에는 신라 시대의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인각사와 삼존석불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들이다. 인각사(사적374호)는 보각국사 일연이 충렬왕 10년(1284)부터 임종시까지 5년간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비롯한 100여권의 불교서적을 저술한 곳이다. 고조선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의 대립이 불거지고 있는 요즘, 삼국유사는 우리 민족의 뿌리를 밝히는 역사서로서 특히 그 의미가 깊다. 인각사의 상인스님은 “인각사는 우리 역사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곳입니다. 삼국유사를 소설이나 야사 취급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뿌리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라며 삼국유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6월에는 이곳에 삼국유사 특별전시실이 지어졌다. 고조선과 위만조선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 역사와 설화를 삽화와 함께 전시했다. 본당 왼편의 보각국사비(보물 제428호)는 충렬왕 21년(1295년)에 일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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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 법진이 세운 것이다. 당시 이 비석을 갈아 마시면 장원급제한다는 풍문-요즘 모 차량의 S자를 소지하면 S대에 붙는다는 미신이 있는 것처럼- 이 있어 돌가루를 긁어간 사람이 많았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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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위 삼존석불은 석굴암과 유사한 형태의 석굴 사원이다. 종종 제2의 석굴암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석굴암보다 1세기 정도 앞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동굴 내에는 서기 700년경에 조성된 삼존석불이 안치되어 있는데, 인자하면서도 위엄있는 본존좌상은 신라시대 불상의 특징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동굴은 1927년까지 숨겨져 있었는데, 인근 주민의 꿈에 황금옷 입은 사람이 나타나 석굴암의 위치를 알려줘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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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롭게 낭만을 누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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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위의 명소는 부림 홍씨와 영천 최씨, 전주 이씨의 집성촌인 대율리(大栗里) 전통마을이다. 대율리는 돌담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홍수로 쓸려 내려온 돌을 이용해 돌담을 쌓았는데, 그 두께가 1~2미터가 넘는다. 가을에는 돌담에 호박넝쿨이 주렁주렁 매달려 더욱 보기 좋다. 대율리에는 1천여 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때문에 평범해 보이는 집들도 그 역사가 꽤 길다. 마을 중앙의 대청은 조선 초기의 건축물로,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효종과 숙종 때 각각 다시 수리됐다. 대율리 최고(最古) 가옥인 상매댁(上梅宅)은 ‘남천고택(南川古宅)’이라고도 불린다. 이곳은 부림 홍씨 우태 선생의 살림집으로 미음(ㅁ)자 형태의 한옥구조가 이색적이다. 커다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잘 가꿔진 정원과 무성한 대나무숲도 볼만하다.인적이 드문 간이역은 돌담 못지않게 낭만적이다. 군위 화본역은 하루 두 번 무궁화호 열차가 정차하는 간이역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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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의외로 이용객이 많다 싶었는데, 열차가 떠나고 사람들이 우르르 빠져나간 역에는 일순 적막이 찾아든다. 바람이 스치자 역사 건너편의 물 저장고를 뒤덮은 넝쿨들이 파르르 떤다. 그 모습이 흡사 부르르 몸을 떠는 초록빛 거인 같다. 역사 밖에는 시비가 세워져 있다. 2006년 2월 고모역에서 시작된 ‘간이역 시비건립 캠페인’의 일환으로 박해수 시인의 시에 서예가 류영희 씨가 글을 쓰고 석공예가 윤만걸 씨가 글을 새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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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VEL INF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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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을거리 |
| 송도식당(054-383-6625). 겉모습은 허름하지만 쥐눈이콩으로 만든 콩국수 맛이 일품이다.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동산계곡식당(054-383-4545)에는 보양메뉴가 잘 구비돼 있다. |
| 쉴 곳 |
| 제2석굴암온천호텔(054-383-0002) 호텔과 이웃한 투투동물왕국(053-383-0002 www.animalstar.co.kr)에서는 애니멀스타 공연이 열린다. 오랑우탄 복돌이와 6마리의 원숭이들, 앵무새와 강아지가 쇼를 벌인다. 염소와 양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작은 농장도 있다. |
| 체험프로그램 |
| 초암전통문화학교(053-421-8807 www.sangolschool.com) |
| 다도, 예절, 도예, 국악, 탈춤, 승마, 천연 염색, 찰떡 만들기, 춘향이 그네타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가족 캠프(1일 체험, 1박 2일 체험 프로그램, 각각 5개, 8개 프로그램 선택. 가격은 1일 1만 원, 1박 2일 2만 8천 원)도 열린다. |
| 자세한 문의_군위군청 문화관광 담당 054-380-6063~6 www.gunwi.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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