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트리아에서 체코행 기차표를 예매 할 때의 일이다. 체코는 유레일패스가 적용되지 않았기에 표를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한국여학생이 나에게 다가와 체코행 기차표를 사려고 하는데 숙소에 돈을 놔두고 와서 돈이 없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나는 같은 한국 학생이기에, 또 행선지가 같기에, 같은 시간대의 기차표를 예매하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흔쾌히 표를 사 주었다. 기차 출발시간 전에 역에서 만나 돈을 갚아주기로 하고 헤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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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코로 떠날 시간에 맞추어 역에서 그 학생을 기다렸으나 그 여학생을 출발시간이 다 되어가도록 오지 않았다. 그때서 야 아차 싶었지만 그 넓은 유럽 땅에서 어찌 그 학생을 찾겠는가? 땅을 치구 후회하며 눈물을 머금은 채 체코행 기차를 탔다. 배낭여행객의 주머니 사정이야 뻔하지 않은가? |
| 체코에서 호스텔을 찾아 숙박을 풀었다.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으나 서서히 육체적 피로가 정신적 충격을 잠재웠다. 잠을 자는 도중 어렴풋이 나의 옆자리에 여행객이 짐을 푸는 소리를 들었다. |
| 다음날 아침, 나의 옆 침대에서 나에게 사기를 치고 간 그 여학생이 잠을 자고 있는 것 아닌가? 세상이 참으로 넓고도 좁구나 생각하며 그 애를 흔들어 깨웠다. 잠에 취해 억지로 눈을 뜬 그 학생은 너무나도 깜짝 놀란 듯 말을 잇지 못했고 나는 그 학생에게 돈을 빼앗듯이 찾고는 흥에 겨워 체코를 여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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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_부산시 진구 전포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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