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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9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무안]
기사제목
[INFIELD] 은은한 연꽃향을 먹다
| 아침, 저녁으로 찬 기운이 전신을 훑고 지나가지만, 한낮에는 채가시지 않은 끕끕한 열기가 호시탐탐 들러붙는다. 이런 눅진함을 잊게 해줄 만한 음식은 없을까? 답답 은은한 향이 밴 연음식! 향긋한 차향과 사람냄새가 경계마저 잊게 하는 무안으로 떠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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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련의 은은한 향이 담긴 음식 |
| 무안으로 발길을 한 것은 전적으로 백련 때문이었다. 매년 8월 열리는 백련 축제도 흥미롭긴 했지만 사람들로 붐비는 백련지는 피하고 싶었다. 동양 최대 규모라는 회산백련지에 도착했을 때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가 거슬릴 법도 했지만, 커다란 백련이 떠 있던 백련지에선 소리도, 시간도 사라진 듯했다. 연못은 백련으로 가득 차 있었고, 하얀 봉오리가 탐스러운 연꽃은 한껏 잎을 펼친채 쏟아져 내리는 비를 맞고 있었다. 이곳은 원래 농업용수를 대는 저수지였는데, 어느 날, 12개의 꽃을 가져온 마을 주민이 12마리의 학이 날아가는 꿈을 꾸고 나서부터 공들여 연꽃을 돌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집 앞에 백련이 자라는 연못이 있다면, 늘 새롭게 태어나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백련은 적어도 카네이션이나 장미처럼 일상적인 꽃은 아니니까 말이다. |
| 연꽃은 7월부터 9월말 사이에 볼 수 있다. 7월 중순에는 홍련이, 8월 초순부터는 백련이 피며, 다 핀 연꽃은 3일 만에 진다. 시름시름 앓다가 꺾어지고 마는 다른 꽃들과 달리, 백련은 맑고 깨끗한 처음모습 그대로 떨어진다. 꽃이 다 져도 연못은 태연하다. 마치 처음부터 그 모습이었던 것 마냥. 불교에서 열반에 오른 사람들이 종종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
| 회산백련지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은 10여년 전, 백련축제가 개최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백련은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다. 특히 회산백련은 뿌리가 굵고 영양이 많아 식용으로도 인기가 높은데, 열매는 불면과 신경증을 잦아들 게 하고, 연잎은 해독, 연근은 지혈 작용을 해 약용으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
| 회산백련지 주변에는 백련으로 만든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많다. 제대로 된 연음식을 먹어보기 위해 연음식 전문점 '하늘백련 브로이'를 찾아갔다. 365일 백련을 재료로 만든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표적인 음식은 친환경 잡곡을 이용해 쪄낸 백련 쌈밥. 연잎에 연근과 연씨, 견과류를 첨가해 고소한 맛이 나는 백련 쌈밥은 식욕을 돋우고, 소화도 촉진해 노인과 어린이들도 좋아한다. 연근과 연잎으로 만든 반찬도 어느 것 하나 남길 것이 없다. 톡 쏘는 매운맛 사이에 부드러운 향이 찾아드는 백련 골뱅이 무침이나 고소하면서도 바삭한 맛이 나는 백련 소시지도 인기다. 커다란 연꽃 하나를 통째로 우려내 은은한 향이 오래오래 남는 연향차(1만원)은 물처럼 마셔도 좋다. |
| 가게 맞은편의 차공장에서는 연근가루와 연근 분말차, 백련차, 연화차, 삼각티백 백련차 등 5종의 백련차가 생산되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백련차는 국내 전체 생산량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음식도 독특하지만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는 따로 있다. 바로 백련 맥주다. 종류는 필스너 연맥주와 백련 흑맥주 두 가지가 있는데, 여성들은 부드럽고 깔끔한 필스너 연맥주를 선호한단다. 백련 흑맥주는 구수하고 진한 맛이 강하지만 은근한 연꽃향이 스며있어 곧 다시 마시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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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로운 차만큼 진한 사람 냄새가 나는 곳 |
| 무안에 가면 '초의선사(艸依禪師)'에 들러보자. 초의선사는 '동다손(東茶頌)'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한옥으로 지어진 입구를 지나면 낮은 언덕 위로 여러 채의 건물들이 보인다. 먼저 명선관(차문회관)에서 차의 역사와 제다법, 시대별 다구(茶具)들을 둘러본 후 언덕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다성사에 오른다. 내려오는 길 왼쪽으로 연꽃이 탐스럽게 핀 '초의지'와 초의선사가 서울에서 추사김정희와 교류했던 '용호백로정'이, 그 맞은편에는 초의선사 생가가 복원돼 있다. 조금 더 내려오면 '초의선원'에 닿는다. 주말이면 한국 차문화 강좌와 초의선사 수행법 강의, 전통 서예와 서각 강의가 열리는 곳이다. |
| 백련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월선리 예술인촌이 있다. 평범한 농촌마을이었던 이곳은 얼마 전 예술가들이 정착하면서 예술인촌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예술 하는 사람, 농사짓는 사람이 따로 없고, 주인과 객의 구분도 없는 월선리에는 누구나 예술가다. 그러나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월선리 예술인촌의 승광요에서 만난 마을 촌장 김문호 씨는 "월선리는 여느 관광지들과 달리 예술가들의 작업장이기도 하다" 며 우려를 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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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하늘백련 브로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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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_061-285-8503 |
| 메뉴_백련쌈밥, 연맥주 |
| 가격_1인 12,000원 |
| 주소_전남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 451-1 |
| 찾아가는 길_회산백련지에서 백련가공차 공장 방향으로 5분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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