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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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네덜란드] 도시분류 : [암스테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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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이사가고 싶은 섬_ARCHITECTURE

‘신은 지구를 만들었지만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인이 만들었다.’ 우스개지만, 국토의 3분의 2가 해수면보다 낮은 땅을 개척해낸 네덜란드인들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말이다. 암스테르담 동쪽 항구 지역은 그들이 이룬 또 하나의 작은 기적이다.

음악홀 옆 터미널

암스테르담 시내 동쪽, 정확히 말해 중앙역을 마주보고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자바 섬(Java-eiland)과 KNSM 섬(KNSM-eiland), 스포렌버그(Sporenburg), 보르네오 섬(Borneo-eiland)을 아우르는 신개발 지역이 나온다. ‘섬’이라고 불리긴 하지만,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육지와 다를 바 없다. 동쪽 항구 지역(Oostelijk Havengebied, Eastern Harbour Area)이라 불리는 이 일대는 10년 전부터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분당이나 일산 같은 위성도시들과 성격이 비슷하지만 이 지역에 세워진 집들은 보다 실험적이다. 건축 형식으로만 보자면 파주 헤이리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시내에 비해 공간이 넓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이 지역으로 이주해온 사람들 중에는 젊은 커플들이 많다. 자연히 그들을 위한 쇼핑센터와 클럽, 레스토랑도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렌디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암스테르담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이곳을 돌아볼 생각이라면 도착 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둘 것.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툭툭 튀어나오는 건물들을 보고 언제든 탄성을 지를 수 있도록 말이다. 1년에 250회 이상의 재즈 공연이 열리는 빔휘스(Bimhuis, Piet Heinkade 3, 31(0)20-7882150, www.bimhuis.nl)와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IJ 음악홀(Muziekgebouw aan’t IJ, Piet Heinkade 1, 31(0)20-7882010, www.muziekgebouw.nl)은 신개발 지역에 없어서는 안 될 문화 발전소다. 바로 옆은 여객터미널(Passenger Terminal, Piet Heinkade 27, 31(0)20-5091000, www.ptamsterdam.com)로, 암스테르담 신개발 지역의 독특한 건축물들을 돌아보는 여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미리 말해두지만, 자바, KNSM, 스포렌버그, 보르네오까지 하루 안에 네 개의 섬을 돌아봐야하는 이 여행은 일정이 그리 만만치 않다. 그러니 우선 배부터 든든하게 채우자. 영국의 인기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오픈한 레스토랑 ‘피프틴(Fifteen, Jollemanhof 9, 31(0)20-5304578, www.fifteen.nl)’은 어떨까? 부둣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창고를 리노베이트해 만든 이 레스토랑은 인테리어만큼이나 컨셉도 독특하다. 취직하지 못한 16세에서 22세 사이의 젊은이들을 훈련시켜 번듯한 요리사로 키워내는 것. 최고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인지 맛은 기본이고, 질문 하나에도 성심성의껏 답변해주는 등 서비스도 훌륭하다.

처음 만나는 '섬', 자바(JAVA)

이제 슬슬 여행을 시작해 보자. 처음엔 조금 힘들지도 모른다. 바람이 쌩쌩 불어오는 다리를(그것도 200미터나 되는!) 건너야 하니까.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섬’은 ‘자바’다. 이곳의 설계는 네덜란드의 건축가인 ‘쇼르드 스테르스(Sjoerd Soeters)’가 맡았는데, 그는 섬을 5개 지역으로 나누고 그 사이로 4개의 운하를 만들었다. 이 운하들은 9개의 다리들로 연결되어 있다. 예술가 커플인 가이 롬바우트(Guy Rombouts)와 모니카 드로스트(Monika Droste)가 만든 이 다리들은 마치 까만 색종이를 오려 만든 것처럼 장식성이 강하다. 그는 여기에 겨울부터 봄까지 각각의 계절을 테마로 정원을 만들어 녹지를 확보했다. 토사리투인(Tosarituin), 이모기리투인(Imogirituin), 타몬사피투인(Tamon Sapituin, Kratontuin), 크라톤투인(Kratontuin) 같은 이름은 자바에 실재하는 강과 식물원에서 따온 것이란다. 운하 주변에는 다양한 모양을

한 집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브란타스그라흐트(Brantasgracht)’라 불리는 이 지역의 집들은 얼핏 보면 거대한 설치미술품 같기도 하다. 크기는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6세기 벽돌집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벽 전체를 유리로 덮거나 원목을 건물 전면에 액자처럼 배치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주어 모던한 느낌을 살렸다. KNSM에는 다른 ‘섬’들에 비해 높은 빌딩들이 많다.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높다는 21층짜리 건물 ‘스카이돔(Sky Dome)’도 이곳에 있다. KNSM에 지어진 최초의 건물은 1957년 지어진 ‘콤파잘(Kompazaal)’인데, 이 건물은 현재 가볍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기념관(Monumental House)으로 쓰인다. 주거지로써 개발이 시작된 것은 1975년 이후. 이때 개발을 주도한 사람은 건축가 ‘요 코넌(Joe Coenen)’이다. 개발 당시 그는 기존의 건물들을 보호하면서 ‘연속된 단지’를 조성하고 ‘섬을 관통하는 대로’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KNSM에는 ‘피레우스(Piraeus Complex)’, ‘바르셀로나(Barcelona)’, ‘에메랄드 엠파이어(Emerald Empire)’ 등 다른 섬에서 보기 힘든 대규모 집합주거단지가 여러 채 생겨났고, 시원하게 트인 대로(KNSM-laan)도 만들어졌다.

고요한 거인국, KNSM

KNSM 최대규모의 복합 상점 루즈(Loods)는 1900년에 지어졌다. 다른 건물들에 비하면 할아버지뻘인 셈. 최근 리노베이션을 마친 이 건물에는 스튜디오와 오피스, 크고 작은 상점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는데, 트렌디한 디자인과 아트숍, 갤러리들이 특히 많다. 베를린에서 온 두 건축가 ‘한스 콜홉(Hans Kollhoff)’과 ‘크리스티앙 랍(Cristian Rapp)’은 1994년, 대담한 경사면이 인상적인 집합주거단지 ‘피레우스’를 완성했다. 같은 해 벨기에 건축가인 ‘브루노 알버트(Bruno Alburt)’는 오페라 극장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원형 건물 ‘바르셀로나’의 공사를 마쳤고, KNSM의 전체적인 설계를 담당했던 요 코넌은 섬의 동쪽 끝에 ‘에메랄드 엠파이어’라고 불리는 집합주거단지를 만들었다. 겉에서 보면 그저 평범한 아파트처럼 보이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원형의 구조물 안에 감도는 푸른빛의 평온을 만나게 된다. 건물 가운데로 뻥 뚫린 하늘을 지나

는 흰 구름만 시간의 흐름을 알릴뿐이다. 이곳의 거주자들은 그 한적한 고요를 맘껏 누리겠지. 문득 224채의 아파트 중 한 집에 세 들고 싶어진다. 스포렌버그와 보르네오는 건축그룹인 베스트8(West8)의 조경 건축가 ‘아드리안 게즈(Adriaan Gueze)’가 설계했다. 도심 변두리 특유의 한적함이 감도는 거리엔 타임머신을 타고 ‘쿵’ 떨어진 유적처럼, 한 두 채의 거대한 주거단지들이 들어서있다. 스포렌버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빌딩은 ‘고래(Whale)’다. 아연으로 마감한 이 건물은 바다 위로 드러난 고래의 젖은 등처럼 반짝인다. 그 너머로는 다리 건너 KNSM의 피레우스와 바르셀로나가 보인다. 스포렌버그에는 2층 높이의 낮은 주택단지가 여러 채 조성되어 있다.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꾸밈새는 조금씩 다르다. 집 앞에 작은 나무 의자를 내놓은 이도 있고, 아이들을 위해 작은 놀이기구를 마련해 놓기도 했다. 세발자전거와 빨랫줄에 널린 작은 옷들은 이곳에 사는 이들이 젊은 부부들임을 짐작케 한다.

보르네오, 꿈의 프로젝트

스포렌버그 동쪽 끝. 손을 꼭 붙잡고 바다를 향해 선 두 남녀의 동상을 지나면 진홍에 가까운 감각적인 색감과 과감하고 역동적인 유선형의 디자인이 두 눈을 사로잡는 다리가 나온다. 스포렌버그와 보르네오를 잇는 ‘파이톤부르흐(Pythonbrug)’다. 건너편에서 앞코를 동그랗게 만 모자를 쓴 여자가 가볍게 층계를 밟으며 내려오고 있다. 괜찮은 산책코스다. 그녀처럼 가볍게 뛰어 다리를 건넌다. 보르네오의 집들은 ‘심타운’에 지어진 ‘블록 하우스’ 같았다. 조립해 놓은 것처럼 단순한 모양. 모델하우스처럼 바깥으로 트인 마당에는 작고 앙증맞은 차가 주차되어 있거나 나무 벤치가 놓여있다. 몸을 둥글게 말고 낮잠을 자는 고양이도 보인다. 옥상은 푸릇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뜰이나 나무를 깐 널찍한 테라스로 꾸며져 있다. 보르네오에는 독특한 주택들이 특히 많은데, 이는 ‘당신이 직접 디자인한 집에 사세요(Live in a house of your own

design)’라는 독특한 디자인 프로젝트의 결과다. ‘스킵스티머만 거리(Scheepstimmerman Straat)’에는 자바의 ‘브란타스그라흐트(Brantasgracht)’처럼 외관이 특이한 집들이 많다. 평범해 보이지 않는 이곳의 주택들은 역시나 ‘헤르만 헤르츠베르거(Herman Herzberger)’나 ‘MVRDV’ 같은 유명 건축가들의 작품이란다.

암스테르담 건축 여행

암스테르담 관광 컨벤션 위원회(Amsterdam Tourism & Convention Board)에서 운영하는 ‘도보 건축 여행(Exciting Architecture in the Archipelago Walk, 31(0)20-4191837)’이나 ‘건축 크루즈(Architecture Cruise, 31-(0)900-4004040, www.amsterdamtourist.nl)’를 신청해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자.

ARCAM 암스테르담의 건축 역사와 독특한 건축물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시에서 5시 사이에 문을 연다.

(Architecture Centre for Amsterdam, Prins Hendrikkade 600, 31(0)20-6204878)

네모 과학 박물관 이탈리아의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건축한 초록색 배 모양의 이 건물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흥미로운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과학을 접할 수 있는 이색적인 박물관이다. 에듀테인먼트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곳.

(New Metropolice Science and Technology Centre Amsterdam, Oosterdok 2, 31(0)900-91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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