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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7년 10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타이] 도시분류 : [푸껫]
기사제목
[EPISODE] 제발 입 좀 다무시면 안 돼요?
| 여행을 하다 보면, 특히 전세기를 타고 여행을 가면 시끄러운 사람 한두 명은 꼭 만나게 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몇 년 전인가. 말레이시아의 한 호텔에서 만난 덩치 아저씨는 일정 내내 한국 사람이냐며 같이 다니자고 말을 거시더니(나쁘게 말하면 '들러붙더니'), 조식 레스토랑에서 마주쳤을 때는 급기야 '음식을 퍼 담을 땐 내 허락을 맡으시오. 내가 대장이오' 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온 사람들을 경악케했었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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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회사에서 푸껫으로 단체 여행을 갔을 때 만난 분. 티케팅을 할 때부터 뭔가 불안했다. 저 쪽에서 배를 내밀고 팔자로 걸어오는 포스, 아주머니들 틈으로 재빠르게 끼어드는 몸놀림, 어떤 단체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주머니들 틈에 섞여 청일점으로 여행을 간다는 데에서 오는 자신감. 그 밉상 아저씨는 저어기서부터 이렇게 말하며 달려왔다. "다들 나만 기다리고 있네, 그래?" 이후 거침없이 내뱉는 재미없는 문장들. '나 아프가니스탄 갈라고 하니 먼저들까시게"(거긴 금지국이라고 일행이 말해주자 '누가 나를 막아! 어떤 놈이!' 라며 또 말도 안 되는 큰소리를 쳤다),
'나같은 사람은 얼굴이 자격증이야. 입국 신고서 같은 거 안 써도 돼.' 등등. 이후 시작된 아저씨의 '왕년에 내가 말이야' 래퍼토리를 우리는 기나긴 6시간 30분동안 꼬박 참아내야 했다. 그 고생 끝에 푸껫에 도착하니 태국 사람들 말이 빠르다지만 그저 조용한 자장가로만 들렸다. 빠통 시내에서는 호객 행위를 하지 않고 조용히 미소짓는 푸껫 사람들이 고맙기까지 했다. 그러나 3박 5일동안 아저씨의 존재를 잊고 있던 우리는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른 순간, 결정적인 한마디를 듣고야 말았다.
왜 늦었냐고 핀잔을 준 일행에게 아저씨 왈, '내가 안 오는데 비행기가 떠?' 아저씨에게 말하고 싶다. 제발. 잘난 척은 집에서, 아니면 혼자 벽보고 하면 안 되시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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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_서울시 성동구 금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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