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겐의 기원은 노르웨이의 왕이었던 올라프 퀴레(Olav Kyrre)가 이곳에 처음 도시를 세웠던 10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의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그 세력을 견고히 다져가던 한자동맹은 그 당시 번화한 항구도시였던 베르겐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리고 1360년 독일의 한자 동맹 산하 상인들이 이곳을 찾아온 이래 400년간 베르겐은 상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베르겐의 상업은 북해에서 잡아 온 말린 물고기를 독일에서 가져온 밀과 교환하는 것으로, 한자동맹은 150년간 이 사업을 독점했다.

13세기 이후 600여 년간 노르웨이의 수도였던 베르겐은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덴마크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나 한자 세력은 이미 덴마크 지배 이전에 이곳에 터를 잡고 있었을 뿐 아니라 당시 유럽 전역에서 세력이 워낙 강해 덴마크 왕국도 차마 이들을 몰아내지는 못했다. 그러니 베르겐은 수백 년간 덴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한 한자동맹의 일꾼들은 당시 바다에서 나는 은색 보물이라 불렸던 ‘대구 간유’와 ‘말린 대구’를 주 사업품목으로 활발히 무역활동을 펼쳤다. 당시 이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한자 박물관(Hanseatic Museum)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도 바로 저울에 올려진 말린 대구다. 2층의 식당 천장에도 말린 대구가 걸려있다(이는 행운을 불러오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대구 기름으로 땐 등불로 밤을 밝히며 일하던 테이블 위에는 커다란 바구니가 매달려있다. 여기엔 늘 물을 가득 채워 놓도록 법률로 정해져 있었는데, 이는 만의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어 장부를 기록하던 비서의 방과 금고를 보관해둔 방, 담배와 주류 등 당시 거래하던 물건들의 샘플을 진열해 놓은 방을 차례로 지나면 장롱처럼 생긴 침실이 나온다. 어린 견습생들은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만큼 작은 침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