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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모든 것, 이곳에서 찾아라
구리와 남양주를 지나며 46번 국도를 타고 춘천으로 향한다. 의암댐이 나타날 때 쯤, 의암호를 끼고 올라가는 403번 국도를 따라 강변길을 따라 달리면 선명한 파랑과 빨강, 노랑으로 빛나는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이자, 아직은 유일한 애니메이션 박물관인 이곳은 2003년 10월에 개관했다. 의암호를 뒤로 하고 넓은 부지에 들어선 2층 건물은 층마다 컨셉을 달리해 1층에서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2층에서는 나라별 애니메이션 부스를 설치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단순히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영화'가 '애니메이션' 이라는 문화산업의 한 분야로 정착되고 박물관이 들어서자 반응은 뜨거웠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자 그 여세를 몰아 지난 8월에는 스톱모션(Stop-Motion) 박물관까지 부지 한 편에 들어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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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어느 장면 속 동굴로 들어가듯 어두운 1층 전시장의 입구로 들어서면 알타미라의 동굴벽화가 먼저 보이고 애니메이션의 기원에 대한 설명이 시작된다. 스페인 중북부 지방의 알타미라 동굴에 그려진 맷돼지 그림의 벽화는 기원전 1만년 경에 그려진 것이라 추정되는데 자세히 보면 멧돼지의 다리가 8개이다. 물론 인류가 진화를 거듭해 오며 직립보행도 하게 되었고, 동·식물들도 이런저런 변화를 겪어왔지만 돼지의 다리가 8개에서 4개로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벽에 홈을 파내 흔적을 남기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에 멧돼지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인류의 최대한의 노력이었을거라 추정되는 이 벽화는 애니메이션의 시초로 여겨진다. 애니메이션이라는 단어가 '영혼' 또는 '생명'을 의미하는 라틴어 애니마(Anima)에서 유래했다 하니 '영혼이 없는 것을 움직이게 하여 생명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 이라는 애니메이션의정의와 일맥상통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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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설명 하나도 시선을 끌 만한 장치를 마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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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기원과 갖가지 제작방식이 소개된 동굴전시관을 지나면 70년대 어느 허름한 골목에 있었을 법한 만화가게 모형이 서 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역사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소개된 외국 애니메이션의 리스트도 함께 선보이는 부스의 컨셉트임을 감안하면 꽤나 애교스럽다. 손오공과 황금철인, 홍길동 장군 등으로 우리나라에 애니메이션이(그때는 '만화영화' 라는 이름으로) 도입되었던 60년대의 연표도흥미롭지만 TV용으로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 시작했던 80년대의 연표가 더 시선을 끈다. 80년대 후반에 초등학생 시절을 보냈던 기자의 눈높이에 꼭 맞는 낯익은 제목들이 있어서였을까. 아직 노랫말도 생생히 기억나는 독수리 5형제를 비롯해 슈퍼 태권브이, 독고탁 태양을 향해 던져라, 우레매, 떠똘이 까치, 아기공룡 둘리에 이르기까지 익숙한 캐릭터들의 이름이 더욱 반갑다. 1층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전시관이었다면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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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층은 좀더 재미있는 공간이 되겠다. 2층으로 통하는 계단에서부터 너무도 친숙한 그림들이 붙어 있다. 미국 애니메이션 산업을 주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디즈니사의 백설공주, 미키마우스, 피터팬, 인어공주의 포스터와 더불어 유독 발가락 힘이 셌던 아이로 기억되는 미래소년 코난, 이웃집 토토로, 공각기동대 등 일본의 애니메이션 포스터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계단 양면에 나란히 걸린 포스터를 보느라 연신 고개를 돌려가며 2층으로 올라서면 박물관 건물의 외관보다 더 현란한 공간이 펼쳐진다. 세계의 애니메이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장으로, 나라나 지역별로 각각의 부스가 있고 저마다 알록달록 현란한 컬러로 구분을 해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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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수함과 동심이 담뿍 들어있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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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중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이 북한관과 유럽관.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에 배양이 주를 차지하는 북한관과 애니메이션 산업의 규모가 적기도 하고 우리나라에 비교적 덜 알려져 있는 유럽관은 그 전시장의 크기도 작은 편이다. 아무래도 가장 넓은 장소를 차지한 곳은 일본관이다. 마침 일본관에 들어섰을 때 대형 모니터에서 상영되고 있던 '이상한 나라의 폴'의 장면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어린 시절, 저녁 식사시간 마다 TV를 틀어놓고 차마 눈을 떼지 못했던 아련한 기억이 새삼스럽다. '우리는 달려간다 이상한 나라로, 니나가 잡혀 있는 마왕의 소굴로~' 시작되는 흥겨운 리듬에 모험심까지 한가득 담은 신나는 노랫말도 어제 부른 듯 절로 흥얼거려진다. 요즘 애니메이션의 삽입곡들은 어찌나 기교가 뛰어나고 장르도 다양한지 간혹 대중가요와의 구분도 힘들 때가 있지만 저녁 밥상을 외면하며 '이상한 나라의 폴' 이나 '꼬마 자동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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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붕'을 보던 시절만 해도 어린이만이 가질 수 있는, 어린이용 만화영화 주제곡 특유의 순수함과 동심이 담뿍 들어있었다. 미국관은 큰 그림의 톰과 제리를 배경삼아 온통 월트 디즈니 세상이다. 뽀빠이와 올리브 그리고 뽀빠이의 영원한 숙적 부르투스, 미키마우스,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 루니툰 등 익숙한 캐릭터들이 진열장 안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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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기할 수 없는 춘천의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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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고 즐기고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다. 눈으로 같은 것을 보아도 저마다의 촉수는 달라서 그 감동과 느낌은 다른 반응으로 표출되겠지만 말이다. 어떤 이에게는 잠시 잊고 있었던 추억과 그리움을, 또 다른 이에게는 신기함과 즐거움을 안겨줄, 그래서 더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될 장소가 아닐까. 춘천에 가면 잠시 잊고 살았던 옛 추억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에서 강변길을 따라 신매대교를 건너고, 소양댐으로 향하는 직선도로를 쫓아가면 막국수 박물관이 등장한다. 닭갈비와 더불어 춘천을 대표하는 맛, 막국수를 보다 체계적으로 알리고 보존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생겨난 만큼 막국수와 주원료가 되는 메밀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메밀의 수확과 탈곡을 거쳐 면으로 뽑아내기까지의 과정을 전통과 현대적인 방식으로 비교해가며 보여주는 전시관을 지 |
| 나 메밀을 이용한 여러 가지 음식을 소개하는 부스까지 지나면 소박한 기념품 코너에 닿는다. 하지만 그저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업적인 코너는 아니니 미리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관람객이 올 때 마다 메밀 강냉이와 볶은 메밀을 맛볼 수 있도록 비치해 두고, 따뜻한 메밀차까지 대접한다. 빈 속에 따뜻한 차가 들어가니 잊고 있던 허기가 새삼 느껴지는 듯도 싶다. 매콤달콤한 양념에 고소한 참기름까지 곁들인 막국수 생각이 간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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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VEL INFO |
| 잠잘곳_아름다운 집(033-262-8586 www.beautifulhouse.net) |
| 이미 오래전부터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혀 온 경춘가도를, 그것도 가을에 찾는 기분은 더욱 새롭다. 대학생들의 단골 MT 장소로 사랑받던 대성리와 강촌도 이 길목에 있다. 46번 국도에서 강촌교를 건너면 곧바로 강촌역이 오른쪽에 서 있고, 곧 왼쪽으로 커브를 돌면 북한 강을 낀 강변길이 나타나는데 이 길 중간에 펜션 '아름다운 집'이 서 있다. 북한강과 닿을 듯 가까이 서 있어서 조망도 좋거니와 주인 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물씬 느껴지는 친절함은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느끼게 될 것이다. 가족단위의 여행객들과 커플을 위한 객실 모두 구비되어 있고, 홈페이지에서 객실 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강을 바라보며 바비큐 파티를 열고 싶다면, 1만원에 숯과 그릴을 이용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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