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쯤의 일이다. 배낭여행이 유행하기 시작할 때여서 정보를 구하는 것이 큰일이었다.
때문에 최대한 발품을 팔아 여러 나라를 돌아볼 수 있는 여행루트를 찾다가 일본 ANA항공을 이용해 일본을 경유, 괌으로 가는 티켓을 구입하기로 했다. '바로 이 티켓이다' 싶었던 건 평소 꼭 가보고 싶던 일본의 오사카에서 10시간 이상 체류하면서 시내에 있는 오사카 성과 젊음의 거리인 신시바이시를 돌아본 후에 휴양도시인 괌에서 푹 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일본에 도착해서 당당하기 입국도장을 받고 관광을 시작했다. 오사카성에 들렀다가 신시바이시에서 맛난 일본 라면을 먹고 공항에 도착해 출국도장을 받으려 하는데, 한참동안 내 여권을 살피던 직원이 나를 의아하게 바라보더니 다른 직원 두 명을 불러 또 뭔가를 의논하는 것이었다.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지 급기야 그들은 나를 어느 사무실로 데려갔고, 알아듣지 못할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 내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대강 "오늘 일본에 도책했는데 왜 바로 떠나는 거냐?"는 내용인 듯 했다.
난 내 항공권을 보여주며 트랜짓 티켓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그들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나처럼 하루만에 시내를 돌아보고 가는 관광객이 한번도 없었다는 거였다.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가 자포자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 한국인 아저씨가 들어오셨다. 자초지종을 들은 아저씨는 공항 직원들에게 내 입장을 열심히 설명해 주었고, 나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 무사히 출국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나중에 그분은 어떻게 알고 도와주러 오셨냐고 물었더니, 내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계셨는데 한국 여권을 가진 여학생을 데려가기에 자기도 모르게 걱정이 되어 따라갔다고 하셨다. 그후로는 나도 여행지에서 어려움에 처한 한국 사람을 만나면 꼭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해외에서 만나면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