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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7년 11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타이] 도시분류 : [방콕]
기사제목
[EPISODE] 태국에서 통닭을 먹다
 벌써 10여 년 전, 여행사에서 근무할 때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단체손님으로 모시고 태국에 가게 되었다. 첫 여행인지라 설레임과 기대들이 워낙 크셨다.
드디어 첫 여행지인 방콕에 도착했다. 메남강, 새벽사원 왕궁 등 시내관광 후 실롬로드 근처에 있는 특급호텔에 투숙하게 되었는데, 총무를 맡으신 할아버지께서 근처에 통닭집이 있으면 통닭 한 마리 시켜달라고 하셨다. 소주는 한국에서 팩으로 준비하셨다고 했다. 첫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일부러 가져오셨다는 것이다.
태국에서 소주와 통닭이라니. 계속 통닭을 시켜달라고 하시는 할아버지께 내일 일정도 있으니 좀 쉬시라고 말씀드린 후 막잠이 들려는데, '꽝꽝'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총무 할아버지께서 양손에 무언가를 들고 대뜸 화를 내셨다. 바로 앞에 통닭집이 있는데 왜 거짓말을 했냐는 것이다. 난 의아해서 할아버지 손에 들린 짐을 쳐다봤다. 거기엔 모 패스트푸드 체인의 로고가 큼지막히 새겨져 있었다. 웃음도 나고, 영어 한 마디 못하시는 분이 이 시간에 어떻게 '통닭'을 '공수'해 오셨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여쭤보니, 호텔을 나와 조금 걷다가 어떤 가게에 닭다리 그림이 그려져 있기에 들어가셨단다.
종업원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뭘 시킬 거냐고 물어보는 것 같기에 할아버지는 양손을 들어 날갯짓을 하며 '꼬꼬댁 꼬꼬'를 외치셨다고 한다. 그것도 파자마와 '메리야스' 차림에 욕실 슬리퍼를 신고. 난 주책없이 새어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로 참으로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다. 나 또한 이곳이 처음이라 통닭집이 있는지 몰랐다고 사과드리자 할아버지는 화를 푸셨고, 그날 밤 난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기념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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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_전북 임실군 임실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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