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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에서 그간 환호를 지르거나 군침을 주룩 흘리며 점찍어 두었던 제품들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눴다. 늘 주변에 있었으나 제대로 알지 못했던 핀란드 클래식 디자인 브랜드들과의 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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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국민 브랜드 마리메꼬 Marimekk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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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메꼬는 핀란드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 걸쳐보았거나 가까운 이에게 선물해본 기억이 있는 핀란드의 ‘국민 브랜드’다. 1951년 아르미 라띠아(Armi Ratia)와 빌리오(Viljo) 부부가 설립한 이 브랜드는 처음에는 텍스타일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차츰 영역을 넓혀 지금은 텍스타일 뿐 아니라 가구와 주방제품, 가방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 몸에 꼭 맞는 디자인이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던 50년대, 마리메꼬는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는 풍성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후 마리메꼬는 국제적인 그룹으로 발돋움한다. 닉슨과 케네디도 마리메꼬를 즐겨 입었는데, 잭클린 케네디는 마리메꼬의 똑같은 옷을 7벌이나 구입해가곤 했단다. 마리메꼬는 이후 파리와 뉴욕으로 진출하는 등 급격한 성장을 이루지만 79년 카리스마 넘치던 사장 아르미 라띠아가 작고함에 따라 운영상의 위험을 겪게 된다. 그러나 아메르와 친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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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던 마리메꼬의 현 사장 키르스티 파까넨(Kirsti Paakkanen)이 경영을 맡으면서 마리메꼬는 제2의 전성기를 맞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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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메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마이야 이솔라(Maija Isola)가 디자인한 우니꼬(Unikko) 시리즈다. 원색의 강렬한 색상과 대담한 패턴은 마리메꼬의 트레이드 마크. 단순한 줄무늬의 ‘피콜로’ 라인은 50년대 만들어진 마리메꼬의 스테디셀러다. |
| 취재차 헬싱키 외곽에 위치한 마리메꼬 본사를 찾아갔을 때, 사무실은 새로운 컬렉션 준비로 분주했다. 공장에서는 염색 기술자들이 다음 컬렉션에 쓰일 텍스타일 샘플들을 프린트 하고 있었다. 이번 2008년 봄, 여름 컬렉션에서는 1960년대 유행했던 박시 스타일을 재현한 리트바 팔라(Ritva Falla)와 마이야 이솔라의 디자인을 레트로 스타일로 재구성한 미까 피라이넨(Mikka Piirainen), 여성스러운 이브닝 가운을 선보인 유까 린딸라(Jukka Lintala)이 눈에 띈다. 국민 브랜드인 만큼 국내 수요가 가장 많지만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매출의 4분의 1정도가 수출 물량으로, 전 세계에 1,200여 개의 지점이 있다. 수출량이 많은 곳은 스칸디나비아, 미국, 일본 등지. |
| 마리메꼬는 전통을 고수하는 한편, 젊은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2003년에는 ‘Frame of young mind’ 디자인 컴페티션을, 2005년에는 ‘Design meet the user’ 행사를 열었고, 올 봄엔 유명 가구 디자이너인 일까소빠넨과 함께 공동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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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동의 중심 아라비아 팩토리 Arabia Fac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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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싱키 중심가 스톡만 백화점에서 6번 전차를 타고 북쪽으로 20분 정도 거리에 아라비아 팩토리가 나온다. 아라비아 팩토리가 자리한 이 9층짜리 건물은 UIAH(헬싱키 디자인 대학)의 보금자리기도 하다. 그 때문에 이곳에선 자연스레 긴밀한 산학협동이 이뤄진다. 미로처럼 얽혀있는 전시장과 사무실들을 지나면 건물 사이의 공간에 마련된 전시장이 나온다. 하리 코스키넨(Harri Koskinen), 카이 프란크(Kaj Franck), 알바 알토(Alvar Aalto)와 아이노 알토(Aino Aalto) 등 지금까지 함께 작업했던 쟁쟁한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이 한곳에 모여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을 하나만 꼽아 달라고 하자 전시장을 안내해준 매니저는 “아무래도 카이 프랑크의 작품일 것”이라며, “이전 제품들은 장식에 집착했지만, 철저히 실용적이면서도 나름의 미학이 담겨있는 카이 프랑크의 제품은 보관과 접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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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간단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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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층 아래 위치한 도자기 공장에선 1,450명의 근로자들이 하루에 1,200개의 컵을 만든다. 컵 모양을 찍어내는 것은 기계로 하지만 손잡이를 붙이는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공장 한가운데엔 ‘인생의 나무(Tree of Life)’라는 세라믹 재질의 나무가 놓여있는데, 이는 1979년 프랑스에서 오븐을 수입해 왔을 때 그쪽에서 보내온 선물이라고 했다. 길이 86미터의 거대한 오븐은 250도의 가스로 도자기를 구워낸다. 그 옆에선 원래 크기보다 40퍼센트 이상 홀쭉해진 도자기들이 열을 식히고 있다. 여전히 그 빛을 잃지 않은 핀란드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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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디자이너들의 플랫폼 세꼬 Secc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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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생겨나는 쓰레기. 그 대책 없는 무한성을 가능성으로 치환한 이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재활용왕국의 보물(Treasures of Wasteland)’을 자청하는 디자인숍 세꼬(Secco)다. 세꼬의 사장인 니나 빠따넨은 1992년 처음 재활용품 가게를 구상했지만, 10년이 지난 2003년에야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의 자리에 가게를 오픈한 것은 2년 반 전의 일이다. 세꼬에서는 자동차 시트나 타이어 튜브 등 재활용품만을 사용해 디자인한 기발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재활용품의 특성상 재료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가난하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많다. 폐품과 재활용 디자인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바로 ‘즐거움’이다. 숍매니저인 이사벨라 하스 씨는 세꼬 디자인의 핵심은 ‘응용(twisted idea)’이라며 재활용품에 어떤 방식으로 즐거움을 더했는지에 주목해보라 고 귀띔해 주었다. 바지를 거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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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 돌려 만든 원피스, 케이블 전선으로 만든 목걸이, 지퍼 손잡이로 만든 귀걸이, 레코드판으로 만든 가방, 핸드폰 버튼이나 키보드 부품으로 만든 핸드폰 줄, 지퍼로 만든 브로치와 플라스틱 병의 바닥을 잘라내 이어 붙여 만든 조명 등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통통 튀는 세꼬의 제품들은 그녀가 이야기한 ‘즐거움’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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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의 만남 아르텍 Arte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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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디자인의 대부 알바 알토와 아이노 알토 부부(Alvar and Aino Aalto), 그리고 닐스 구스타프 할(Nils-Gustav Hahl)과 마이레 굴릭슨(Maire Gullichsen)은 1935년 ‘진보적인 삶의 방식과 문화’를 판매하는 아르텍 디자인 회사를 건립했다. 아르텍은 아트와 테크놀로지의 결합어. 알바 알토가 병원에 입원한 폐병환자들을 위해 디자인한 의자 ‘바이미오’를 보자. 이음매 없이 유연한 곡선을 그리는 이 의자는 자작나무판에 열과 증기를 가해 박테리아가 서식할 수 없도록 위생적으로 디자인됐다. 알바 알토는 눈을 감고 의자에 앉았을 때 사용자가 자연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사람과 자연을 어우르는 디자인’을 지향했던 그의 이 같은 바람은 여전히 ‘아르텍의 제품에 녹아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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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의 결정(結晶) Aarikk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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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설립된 아리까는 자작나무를 재료로 장식적인 아이템을 만드는 핀란드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다. 가장 유명한 제품은 자작나무를 둥글게 다듬어 몽실몽실한 양털처럼 꾸민 장식품. 50년 전, 졸업 작품에 쓰기 위해 만든 나무 단추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카이야 아리까(Kaija Aarikka)는 남편 에르끼 루오코넨(Erkkii Ruokonen)과 함께 아리까를 설립하게 된다. 자작나무로 만든 깜찍한 공예품은 ‘가장 핀란드다운 제품’이란 찬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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