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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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핀란드] 도시분류 : [헬싱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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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디자인 포럼

리서치 결과 핀란드인의 80퍼센트 정도가 핀란드 디자인 제품들을 알고 있거나 본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중요한 건 이들 대부분이 “이 같은 디자인 제품들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충분히 있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디자인에 대한 범국민적인 이해와 공감, 그리고 지지. 디자인 강국 핀란드의 힘은 여기서 나온다.

핀란드 디자인의 발전 요인은 뭘까? 국민적인 관심이나 디자이너들의 열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를 한데 묶는 구심점이 없다면 지금과 같은 디자인 경쟁력을 가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핀란드에는 ‘디자인 포럼’이 있었다.

핀란드의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모션 기구인 디자인 포럼은 1875년부터 ‘핀란드 공예, 디자인 협회(Finnish Society of Crafts and Design)’의 후원으로 꾸준히 핀란드 디자인에 대한 관심 확대와 정보 전달,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에 힘쓰고 있다. 디자인 포럼은 2005년부터 다이아나 공원 주변에 형성된 디자인 구역을 체계화하고 2년간 닫혀있던 다이아나 공원에서 예술의 밤 행사를 벌이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며 헬싱키의 디자인 힘을 두루두루 키우는 중이다.

다이아나 공원 맞은편에 위치한 디자인 포럼 본점 1

층에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디자인숍과 카페 카꾸갤러리아(KakkuGalleria), 그리고 2개의 전시장이 들어서 있다. 한편 디자인숍에서는 매달 이 달의 디자이너를 뽑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1년이면 12명의 재능있는 핀란드의 젊은 디자이너를 발굴하게 되는 셈이다. 2007년 12월 6일부터 29일 사이에는 한국에서 디자인포럼이 주최하는 페니아 상(Fennia Prize) ‘월드 베스트 디자인 교류’ 전시가 열린다.

tip 디자인 포럼 주최 Design Awards

카이 프랑크 디자인 상. 매년 열리며, 1만 유로의 상금을 수여한다.

www.designforum.fi/kajfranck_en

페니아 상.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 디자인 컴페티션이다.

www.designforum.fi/fenniaprize_en

젊은 디자이너 상.

www.designforum.fi/youngdesigner

헬싱키의 노른자위는 디자인 관련 시설들로 차있다. 특히 디자인 포럼 근처, 핀란드 건축 박물관과 면한 디자인 박물관은 그동안 생산되었던 대표적인 핀란드 디자인 제품들을 모아 '핀란드 디자인 100년 사'를 한 눈에 둘러볼 수 있는 상설 전시를 하고 있다. 1894년 칼 구스타프 니스트룀(Carl Gustaf Nystrom)이 건축한 건물은 원래 학교로 쓰이다가 헬싱키 대학의 에스트란더(Estlander) 교수의 제안으로 1978년부터 디자인 박물관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요즘 디자인 박물관은 공사가 한창이다. 건물 사이를 막아 이웃한 핀란드 건축 박물관과 합치기 위한 것. 디자인 박물관의 컨셉은 영국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V&A Museum)과 유사하다. 전시 품목을 회화나 조각 등 전통적인 의미의 예술작품으로 한정하지 않는 것. 때문에 디자인 박물관에는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생활용품들이 많다. 지하 전시장에선 5~60년대 주방

용품부터 1960년 디자인의 중요성이 한참 강조될 당시 제작된 새로운 형태의 공예품들, 알바 알토의 작품 '이로 아르니오(Eero Aarnio)'를 비롯해 한 세기동안 핀란드에서 제작된 의자와 테이블까지, 시대와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지금 헬싱키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곳은 어딜까? 두 말 할 것 없이 헬싱키 디자인 구역(Helsinki Design District)이다. 이 지역에는 갤러리와 아트숍, 골동품점, 레스토랑, 액세서리 숍 등 170여 곳의 디자인 관련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디자인 포럼에 가면 디자인 구역의 자세한 지도를 얻을 수 있다. 여름에는 이 지역을 한 시간 동안 돌아보는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예약은 헬싱키 엑스퍼트(www.helsinkiexp ert.fi)에서하면 된다.

호텔 클라우스 K - 핀란드의 민족 서사시 칼레발라를 테마로 꾸민 호텔.

WOA - 고가의 브랜드 신발을 판매하는 숍.

Grayscale Helsinki - 유리 공예품 숍. 색색의 유리를 이어 만든 독특한 장식품들이 인기다. 호주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주인은 원주민인 애보리진의 그림에서 영향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Alexandrian - 중고 골동품숍. 90퍼센트 이상이 구제 핀란드 제품이며, 일부는 아라비아에서 들여온 것이다.

iVANA - 가족이 운영하는 옷가게. 여성복이 중심이지만 남성과 어린이용 제품도 만든다.

Paola Suhonen - 파리 패션위크에 진출한 첫 번째 핀란드 디자인 브랜드. 가죽과 털은 일체 사용하지 않고, 핀란드에서 수제 제작한다. 현재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Fanny Alexander - 주인이 20여 년간 모아온 장난감을 판매하는 가게. 동물과 어린 아이. 크리스마스 캘린더와 엽서, 낡은 자동차와 옛날 인형들이 어지럽게 섞여 강렬한 흡인력으로 길을 지나던 사람들을 빨아들인다. 키치 마니아라면 이곳에서 뭐든 사들고 나오게 될 것.

Aero - 가구 컬렉션 숍. 40~70년대 타피오라나 디자인(Tapioraara Design)의 전시도 하고 있다.

Carma - 레스토랑. 가구의 전시와 판매도 하고 있다.

Hobboks - 취미관련 서적을 취급하는 서점.

하리 코스키넨의 디자인 작업실에 가다

하리 코스키넨의 사무실은 호숫가에 있었다. 호수가 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이니 특이할 것도 없지만 호수 너머로 조용히 해가 저물어가는 풍경을 보고 있으니 왠지 그가 핀란드를 떠나지 않는 것은 호수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호숫가의 통나무집에서 가족과 함께, 혹은 홀로 어둠을 지새우고, 자작나무사이로 난 흙길을 걷고, 저녁에는 뜨거운 사우나로 하루의 피로를 푸는 지극히 핀란드적인 삶. 그의 작품에선 이처럼 단순하고 여유로운 삶의 방식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하리 코스키넨은 누구?

FOI(Friends of Industry) 대표. 98년 헬싱키디자인대학(UIAH) 제품디자인학부를 졸업한 그는 96년 유리제품 전문회사인 이딸라(iittala)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이후 투명한 정육면체에 전구를 담은 블록 램프를 출품해 스웨덴 디자인 하우스 에이전시에 발탁됐다. 그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인 블록램프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영구 소장품으로 선택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21세기에도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2000년에는 올해의 젊은 디자이너로 뽑혔고, 2001년에는 독일 레드닷 어워드를, 2004년에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와 이탈리아 콩파소 도르 상을 석권한 것.

그의 디자인은 헬싱키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리메꼬, 아라비아, 이딸라. 그의 사무실을 방문하기 전 돌아본 유명한 디자인 회사들에도, 언젠가 디자인 도록에서 눈여겨봐두었던 램프도, 일본 무지(Muji)에서 꼭 사야지 점찍어뒀던 컵과 스품 세트도,

하리 코스키넨의 작품이었다. 제네렉 스피커, 핀란디아 보드카 병, 해크만 주방세트, 이세이 미야케와 함께 작업한 시계 바키오까지. 그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디자이너다. 그런 그에게 물었다. “수많은 회사들이 당신에게 디자인을 의뢰해 오는데요, 프로젝트를 맡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뭐죠?” “우선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접하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죠. 얼마나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가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깁니다.” 브로슈어 한 장을 빽빽하게 채운 그의 포트폴리오를 보니 그가 얼마나 일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요즘 새로운 사업을 구상중이다. 어퍼 맨하탄에 ‘사운드 72’라는 레스토랑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했다. 블록 램프를 디자인한 그가 설계한 레스토랑이라면 기대를 가져도 좋을 듯하다.

www.harrikoskin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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