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은 일분일초도 낭비하지 않으며 바쁘게 살아간다. 모든일에 '빨리빨리'를 적용하는 그들은 과열 행복할까? 이미 속도의 노예가 되어 버린 그들에게 '슬로푸드' 라는 자유를 선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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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수 장단콩 맛을 만나다 |
| 문득 바람이 쐬고 싶어 나왔지만 딱히 정한 장소가 없을 때 어디로 핸들을 꺾을까? 남한강을 끼고 달리는 경춘가도, 시원하게 뚫린 자유로... 이번에는 자유로의 끝까지 달려보기로 했다. 자유를 향한 그 길 끝에는 파주 출판단지, 영어마을, 헤이리, 그리고 콩 요리가 있다. 언젠가 민간인 통제구역에 견학을 갔다가 안 사실이지만 파주의 장단콩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경기 면적이 넓어 기계로 농사를 짓기는 하지만 순수 토종 콩에 대한 농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던 조선 3대 진상품 중 하나였다니 그 명성을 알 만하다. 그 중에서도 메주를 띄워 장을 담그거나, 두부를 만들 때 쓰는 흰콩이 특산물이라고 하니 그 맛을 보지 않을 수 없다. |
| 아쉬운 것은 민간인 통제구역이기 때문에 미리 신청을 하지 않으면 아무때나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아쉬운 마음에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헤이리 근처에서 장단콩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통일동산 두부마을'을 발견했다. 구미를 당기는 각종 콩 요리에는 100퍼센트 장단리에서 생산된 콩만을 사용한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된장과 청국장, 그리고 두부 등 모든 재료는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순수의 향기를 간직하고 있다. |
| 직접 만든 모두부를 넓적하게 썰어 넣고, 느타리, 팽이버섯 등 각종 버섯과 쑥갓, 고추를 넣어 한소끔 끓여내면 개운하면서 시원한 맛이 일품인 두부버섯전골이 된다. 버섯의 은은한 향기와 두부의 담백함이 민물 새우가 내는 시원한 맛과 만나 매서운 바람에 꽁꽁 얼었던 마음까지 녹여준다. 깔끔한 밑반찬도 푸짐하게 나온다. 대나무 통에 담겨 나오는 뽀얀 두부를 듬뿍 떠 넣으면 그 순수한 맛이 입안에 한가득 퍼진다. 든든한 배를 두드리며 나오는 길, 냉장고 안에 가득 들어있는 콩비지는 보너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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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세는 슬로푸드 |
| 한때 피자, 햄버거가 유난히도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입맛을 당기는 달콤한 맛과 간편함 덕분에 얻은 사랑이다. 패스트푸드가 퍼뜨린 '패스트 바이러스'에 중독된 사람들은 모든 일에 '빨리 빨리'를 외치며, 속도의 노예로 전략했다. 그 달콤한 유혹도 잠시, 치명적 바이러스의 실체가 드러나자 '느림의 미학'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단순히 느리게 만들어지는 음식을 뜻했던 슬로푸드는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먹는 문화로 그 의미가 확장됐다.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 진정한 맛을 찾아내는 것이다. |
| 두부 요리는 이러한 대세와 잘 어울린다. 우선 하얀 콩이 두부가 되어 나오기까지의 기다림은 오히려 행복한 시간이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두부와 잘 삶아진 고기를 김치와 함께 잘 싸서 입안에 가득 넣는 상상으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두부와 쫄깃한 고기, 그리고 김치의 감칠맛이 감도는 두부 보쌈을 입안 가득 채우며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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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리, 예술이랑 놀자 |
| 무미건조의 극치를 달리는 네모 반 듯한 건물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는 사실을 헤이리에 가서 새삼 느꼈다. 한쪽 귀퉁이가 잘려나간 건물, 벽에 구멍을 뚫고 나무로 '테트리스' 한판을 하고 있는 건물, 삐죽삐죽한 단면이 오묘한 곡선을 그리는 건물 등 헤이리의 건축물은 어느 하나 같은 모양이 없다. 약간의 뒤틀림이 이렇게 예술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에 탄성을 지르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독특한 건물들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걸으며 만났던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그들의 손에 들린 카메라에는 어떤 모습의 헤이리가 담겨져 있을지 궁금해진다. |
| 시원스럽게 뚫린 자유로를 경계로 펼쳐진 이 특별한 공간은 예술과 함께 사는 예술까의 집이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놀이터다. 유난히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은 헤이리는 어느 한 사람도 즐거움에서 소외되지 않는다. 남녀노소 누구나 자기에게 어울리는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화와 영화에서나 봤음 직한 캐릭터가 전시되어 있는 영화박물관에서 아빠와 아이는 더욱 친해지고, 엄마는 작은 조각 천을 이용해 사랑을 바느질 하는 퀼트갤러리에서 행복을 꿈꾼다. 그림을 좋아한다면 수많은 갤러리를 드나들며 각종 전시회를 감상할 수도 있다. 잠시 앉아 쉬고 싶다면 갈대 숲이 내려다 보이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 커피를 한 잔 마셔도 좋다. |
| 카페와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고 갤러리는 마을의 컨셉처럼 서로 다른 향기를 가지고 있다. 천연 재료만으로 조리하는 레스토랑에선 싱그러움이, 프로포즈를 한다면 통째로 공간을 내어주는 레스토랑에선 사랑의 향기가 묻어난다. 사람과 예술이 함께하는 그곳에서 담아온 온기가 있어 쌀쌀한 이 겨울에도 마음 한구석에 따뜻함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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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통일동산장단콩두부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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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_031-945-2114 |
| 메뉴_두부전골 35,000원(중), 23,000원(소), 두부보쌈 25,000원 |
| 주소_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664-2 |
| 찾아가는 길_자유로-성동IC-성동 사거리에서 우회전 좌측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