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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 출장에서 돌아온 이후, 마음은 지중해 언저리에 머물러 있었다. 간혹 꿈을 꿀 때면 고즈넉함을 풍기는 몰타의 섬과 흙먼지 날리는 포구의 전장에서 선 기사들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고 펍과 쇼핑 거리까지 들어섰는데도, 마음 속 몰타는 중세에서 세월을 건너오지 못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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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한 기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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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루살렘이 이슬람교의 권역에 있던 9세기 중반, 서유럽에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예루살렘의 성지를 찾는 순례자들이 많았다. 국적은 물론 종교마저 확연히 다른 타국의 땅을 오가는 순례자들을 위해 이탈리아의 한 부유한 상인이 그들을 돌볼 수 있는 병원 겸 숙박시설을 지었는데, 아픈 이를 치료하고 죽는 사람이 생기면 사체를 본국으로 보내는 일 역시 병원 관계자들의 몫이었다. 교회와 교황을 우선시하던 그 시대에 순례자들의 지친 몸을 받아주었던 병원은 점점 신망과 명성을 얻어갔고, 병원 단체에서 하나의 조직으로의 윤곽을 갖추게 된 것은 이교도로부터 성지를 찾기 위한 1차 십자군이 일어나면서다. 결국 이슬람으로부터 예루살렘을 되찾고, 신약성서의 저자 중 한사람인 성 요한(St. John)을 수호성인으로 모시던 이들은 의료 봉사단체에 더해 군사적인 색채도 입게 되었다. 몇 년 뒤, 교황은 이들을 종교와 군사, 병자 치료에 봉사하는 종교 단체로 공식 인가함과 더불어 백십자가 수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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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 붉은색 군기를 하사했다. 성 요한 기사단(The Knights of St. John's)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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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이 지배하는 땅에서 유일하게 예루살렘을 지키던 기사단은 서유럽의 귀족 자제들로 구성되었고 순결과 청빈, 복종을 모토로 삼고 지냈다. 평생 결혼을 할 수도, 사유재산을 가질 수도 없었던 이들은(종교단체이다보니 유럽 각국의 왕가나 귀족들이 기사단 앞으로 보낸 기부금은 물론 많았다) 기독교리를 지키는 것과 이교도의 박멸이 단 하나의 신념이었지만, 또 한번 이슬람 세력에 의해 예루살렘을 빼앗기고 그리스 인근의 로도스(Rhodes) 섬으로 물러난다. |
| 로도스에 머물던 200여 년 간은 성 요한 기사단에게 그나마 괜찮은 시기였다. 장미꽃 피는 섬이라는 뜻의 ‘로도스’라는 이름에서 짐작되듯 지중해 특유의 따사로운 햇살과 그 아래에서 빛나는 자연으로 섬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언제 있을지 모르는 이슬람과의 전쟁에 대비하느라 늘 전시체제이긴 했지만,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느낄 만큼의 여유는 있었던 것이다. |
| 1522년, 기사단과 투르크(지금의 터키)의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탈리아의 콘스탄티노플과 지중해, 북아프리카의 일부까지 진출하며 한창 세력을 확장 중이던 투르크에 대비해 유럽과는 다른 독특한 성을 쌓고 무기를 비축하는 등 기사들의 준비는 잘 되어 있었지만, 그들의 대여섯 배나 되는 엄청난 수로 몰아붙이는 데는 결국 항복하고 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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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 기사단에서 몰타 기사단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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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요한 기사단의 이름과 더불어 로도스 기사단(The Knights of Rhodes)으로도 불리던 이들이 유럽의 이곳저곳을 떠돌다 8년 만에 비로소 정착하게 되는 곳이 지중해 중간에 떠 있는 작은 섬, 몰타(Malta)다. ‘장미꽃 피는 섬’에서 지내던 기사들에게 몰타에서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기후와 자연환경이 다르고, 대부분 문맹인데다가 아랍어의 사투리를 쓰는 몰타 사람들(Maltese, 이하 몰티즈)이 옹기종기 살아가던 이 섬에서는 모든 것을 새로 창조해야 했다. 섬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석회암을 켜켜이 쌓아 올려 성을 만들고, 바닷가의 만을 정비해 항구를 만드는 등 황무지의 섬을 기사단의 요새로 탄생시켰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나 또 한번 투르크와 충돌한다. |
| 기사단이 로도스 섬을 떠날 때 기사단장의 비서관이었던 장 파리소 드 라 발레트(Jean Parisot de la Valette)가 단장이 되어 있었고, 20대 후반의 청년이었던 그도 어느덧 칠순을 바라보고 있었다. 같은 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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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였던 투르크의 술탄에게 로도스 섬을 뺏겼던 청년은 두 번째 대결에서 보기 좋게 몰타를 지켜낸다. 유럽 끝자락의 잊혀진 작은 섬에 지나지 않았던 몰타를 요새로 만들고,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지켜낸 기사단은 몰타 기사단(The Knights of Malta)라는 새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투르크와의 싸움이 있었던 지역은 당시 기사단장의 이름을 따 지금까지도 발레타(Valletta)로 불리게 되었는데, 몰타의 수도가 된 바로 그 도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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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타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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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가장자리를 향해 좁고 긴 직선도로가 나란히 뻗어 있는 발레타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영락없는 바둑판이다. 가로와 세로로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조금의 곡선이나 블록도 허용하지 않는 듯 반듯하게 놓인 길 끝으로 짙은 남색의 지중해가 눈에 들어온다. 요즘에는 ‘샌프란시스코 골목’이라고 부르는 여유도 생겼지만, 여기에서도 발레타가 전에는 전쟁터였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곧게 뻗은 거리 덕에 어느 위치에서라도 바다가 눈에 들어와 적의 침입여부를 쉽게 알 수 있었던 것이다. |
| 사실 몰타에서 성 요한 기사단의 존재나 의미를 모른다면 이 섬의 진면목을 50퍼센트 쯤은 놓치는 것이다. 늘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도시 발레타에서도 중심가인 리퍼블릭 스트리트(Triq ir-Repubblika)에 기사단의 성당(St. John's Co-Cathedral)과 기사단장이 거주하던 공관(Grand Master's Palace)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고, 가슴과 어깨에 십자가 마크를 단 기사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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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징하는 십자가를 섬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그들을 모르고 지나친다면 그 감흥이나 ‘의미 있는 자리에 서 있다’는 인식조차 그냥 흘러갈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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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타를 돌아보려면 도시의 관문인 시티 게이트(City Gate)에서 시작하는 것이 정석이다. 노랑과 빨강의 현란한 색채로 장식된 몰타의 버스가 모여드는 공용 버스정류장에서 그 분주함이 시작된다. 현지인인 몰티즈와 백팩을 어깨에 멘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틈을 헤집고 게이트에 서면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이어지는 메인 스트리트와 거리 입구의 프리덤 광장(Freedom Square)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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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타를 찾은 날, 마침 광장에 노천 장이 들어섰다. 나무로 얼기설기 기둥을 엮어 급조한 좌판과 그 위를 덮은 천막들이 광장을 메우고 있고, 세컨핸드 북과 어딘지 어설퍼 보이는 중국산 장난감, 액세서리 등이 다시 좌판을 덮고 있다. 바다를 살피며 기사들이 삼엄한 경계를 살폈을 군사의 도시는 이제 장터가 들어서 사람들이 복작거리고, 쇼핑의 거리로 변모했다. 서울 시내의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브랜드 의류와 명품 숍, 코스메틱 숍에 이어 노천카페와 패스트푸드 점까지 들어섰지만 몰타 특유의 건축양식은 그대로 남아 있다. 옛 것은 그대로 두되, 약간의 개조로 21세기의 사람들과 프로덕트만을 더한 발레타의 모습은 독특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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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의 남은 흔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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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트리트에서도 그 중간 쯤, 성 요한 성당(St John's Co-Cathedral)이 있다. 16세기 후반에 지어진 낡은 성당은 그 때의 모습 그대로 고스란히 남아 몰타를 찾는 관광객들의 첫 번째 관람코스가 되었다. 오랜 세월만큼 성당의 외관은 고풍스럽고 빛이 바래보이지만, 내부의 화려함만큼은 여전하다. 기둥이나 바닥, 천장의 세밀한 조각과 화려한 마블 문양의 그림은 바로크 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성당 양 옆으로는 기사들의 예배실(Chapel)이 아라곤,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나라별로 분리되어 있고, 몇몇 역대 기사단장의 묘도 성당 안에 안치되어 있다. 요즘은 낡을 대로 낡은 성당을 복원하는 손길이 한창 분주하다. 성당 외부의 묵은 때를 벗기고 내부의 기둥과 장식물은 원래처럼 빛나도록 도금작업이 진행 중이라 부분부분이 제한되어 있지만, 이탈리아 화가 마티아 프레티(Mattia Preti)가 세례 요한의 일대기를 그린 거대 천장화와 카라바쪼(Caravaggio)로 더 많이 알려진 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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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크의 거장 미켈란젤로 메리시(Michelangelo Merisi)의 대작을 직접 볼 수 있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다. 두 거장의 작품이 담긴 이 성당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인 면 모두에서 가치가 높다. 특히 마티아 프레티가 남긴 천장화는 천장 뿐 아니라 성당 양 옆에 선 기둥과 천장의 돔이 연결되는 부분에까지 이어지는데, 그림 자체에 음영의 효과를 생각해 그린 덕에 기둥과 기둥 사이의 작은 창에 의해 정말 그림자가 생긴 것처럼 보인다. 성 요한이 참수당하는 모습과 백마를 탄 기사단장의 모습을 담은 카라바쪼의 그림 앞에도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한참이나 머물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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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을 나와 바다를 향해 조금만 더 걸으면 기사단의 단장이 기거했던 기사단장의 공관(Grand Master's Palace)에 닿는다. 바닥과 천장, 벽에까지 온통 기사를 상징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복도 곳곳에 기사의 갑주(갑옷)가 서 있는 이 곳은 현재 몰타 대통령의 집무실과 리셉션 룸으로 쓰인다. 실제 2층의 오른쪽 끝 방에는 몰타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양쪽 벽면에 차례대로 걸려 있다. 그리고 앞면에는 현직 대통령이, 뒷면에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데,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한때 그들을 지배했던 나라의 여왕을 왜 존중하나 싶어 의아한 부분이기도 하다. 취재기간 중 사흘 여를 함께 했던 드라이버에 의하면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의 고향이 몰타라고 해 한국으로 돌아와 검색해 보니 그건 아닌 듯 싶다. 필립공은 지금은 사라진 그리스 왕실 출신이고 몰타는 여왕 부부의 신혼여행지였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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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타 최고의 뷰를 보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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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블릭 스트리트에서 곧장 바다를 향해 걷다가 제방에서 오른편 담벼락을 따라 돌면, 발레타의 가장자리를 따라 외곽으로 연결된다. 발레타의 좁고 높은 건물과 외곽이 닿는 그 언저리에 바라카 정원(Barracca Gardens)이 있다. 사실, 바라카라는 이름의 정원은 발레타에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바다에서 가까운 해안도로에 있고 발레타 시내에 있는 곳은 그보다는 약간 큰 규모이고, 이름 앞에 각각 ‘위(Upper)’와 ‘아래(Lower)’가 붙어 구분된다. 둥글고 앙증맞게 구성된 화단을 지나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는 벤치 뒤로 짙은 남빛 바다가 펼쳐져 있다. 지중해의 물빛이 원래 짙기도 하지만, 성의 만과 만 사이의 바다도 수심이 깊은가보다. 짙푸른 물결이 그랜드 항구(Grand Harbour)에 철썩이고, 반대편으로 시선을 옮기면 발레타와 닿을 듯 마주보고 있는 쓰리 시티(Three City)와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촬영장소였다는 성이 눈에 들어온다. 몰타 곳곳의 기념품 숍에 비치된 엽서와 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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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더의 배경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바로 그 풍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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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 New'가 공존하는 항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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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타의 바카라 정원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쓰리 시티(Three City)는 굳이 ‘시티’라 부를만큼 크지는 않다. 바다 쪽으로 길쭉하게 나온 만에 각각 비토리오사(Vittoriosa, 빌구(Birgu)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셍그리아(Senglea), 코스피쿠아(Cospicua)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이 세 곳을 묶어 한번에 쓰리 시티라 불린다. |
| 기사들이 몰타에 정착했을 때, 발레타가 군사적인 용도로 사용되었다면, 발레타에서 가까운 이 곳에는 군사들의 주거지가 형성되었다. 유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몰타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이 일대는 비교적 현대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건물의 80퍼센트 이상이 붕괴되어 재건축을 했기 때문. 항구에는 여행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유럽인들의 요트가 셀 수 없을 만큼 빽빽하게 정박되어 있고 카지노를 알리는 사인이 번쩍이지만, 몰타 특유의 옅은 베이지색 라임스톤을 사용해 다른 경관과 특별히 다르다거나 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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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나 하지는 않는다. 몰타에는 닮음과 다름이 비슷한 선상에서 자연스레 녹아 있다. |
| 쓰리 시티를 방문한다면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 하나씩 숨어 있는 분위기 좋은 펍이나 카페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놓칠 수 없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그저 그런 평범한 주택가에서 펍을 발견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더군다나 낮에는 문을 닫아두고 있다가, 주위가 어둑해진 이후에나 영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보통인데 초행에 무작정 밤나들이를 할 수는 없는 일. 몰타관광청 담당자의 소개로 알게 된 빌구(Birgu)의 괜찮은 바를 ‘인포메이션’ 코너에서 소개할 테니 참고해도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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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의 주말은 세인트 줄리앙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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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의 ‘낮의 수도’가 발레타라면, ‘밤의 수도’는 누구도 반론 없이 세인트 줄리앙스(St. Julian’s)라는데 동의할 것이다. 5성급 호텔들이 몰려있기도 할 뿐 더러 호텔을 중심으로 고급 레스토랑과 펍, 바, 인터넷 카페 등 여행객들을 위한 시설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피자 헛이나 맥도날드 등의 패스트 푸드점은 물론이고, 몰타에서 제일 높은 빌딩인 22층의 힐튼 타워(Hilton Tower)도 이 곳에 있다. |
| 몰타에서 ‘제대로’ 놀아보려면 사람들은 다들 이 곳으로 몰려드는 통에 젊은 몰티즈들과 외국 여행객들로 늘 북적인다. 매일 저녁, 특히 토요일 밤이면 세인트 줄리앙스로 향하는 차도는 늘 막혀 있다. 차량의 행렬은 일요일 새벽이 되도록 이어지다가 날이 새면 그때는 다들 집으로 가느라 반대편 차선이 꽉 막힌다고. 숙소가 이 곳이었던 까닭에 취재가 끝난 어느 저녁, 밤거리를 걸을 수 있는 잠깐의 여유가 있었다. 예쁘게단장된 해안산책로의 풍경에 새삼 맘이 설렌다. 항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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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를 끼고 도는 오르막에 자리잡은 시푸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데, 영화 ‘트로이’를 촬영할 때 브래드 피트가 다녀갔다며 그의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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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들의 치열한 전장이었던 몰타는 이제 고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촬영지로, 영어를 배우려는 젊은 유러피언들의 배움터로, 지중해를 선망하는 이들의 새로운 데스티네이션으로 천천히 변신하고 있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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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 루비노 레스토랑(Rubino Restaura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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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타 중심에 자리한 전형적인 몰티즈 퀴진이다. 1900년대 초반에 빈센조 루비노(Vincenzo Rubino)라는 사람이 오픈한 후 지금도 루비노 레스토랑으로 불리고 벽면에는 그의 흑백사진이 걸려 있다. 토끼요리와 람푸키(Lampuki. 몰타 근교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 요리를 메인으로 하지만 소고기나 돼지고기 요리도 제공된다. 몰타에는 이슬람과 아프리카, 유럽 문화가 절묘히 섞인 탓에 음식을 주문했을 때 기본으로 제공되는 몰타 브래드에 병아리콩 등 이슬람식 소스와 치즈를 함께 준비해 준다. |
| 매일매일 그날의 메뉴를 한쪽 벽면의 화이트보드에 붙여두는데, 손님이 한마디씩 리플을 달아놓은 모습이 어딘지 익숙하다. 음식도 문화도 우리와는 180도 확연히 다르지만 오래된 레스토랑의 정겨움, 사람사는 냄새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
| Tel. 2122 4656, Add. Triq I-Ifr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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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 마샤슬록 Marsaxlokk |
| 영어판 론리 플래닛의 ‘몰타’ 커버에 보이는 알록달록한 배를 볼 수 있는 곳이, 몰타 제일의 수산시장인 마샤슬록(Marsaxlokk)이다.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에는 고기를 잡고 내다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중에는 발레타의 시장에 내다 팔고, 주말에는 이 곳 마샤슬록에 장이 열린다. 지중해 근교에서 잡히는 생선을 사고 파는지라 우리나라의 수산시장과 그 풍경이 사뭇 다르다. 오징어나 돔, 홍합 등은 익숙하지만 어른 손보다 큰 왕새우, 부리가 뾰족한 참치류를 비롯해 이름조차 짐작되지 않는 생소한 생선이 가득하다. |
| 보통 오전 8시에 시장이 열리면 오후 3시까지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생선이나 해산물 외에도 지중해산 싱싱한 야채와 과일, 각종 시즈닝 등의 식품류와 의류, 액세서리 등 없는 것이 없다. 몰티즈는 물론이고 여행객들로 늘 북적이는 마샤슬록은 몰타를 여행한다면 빼놓기 아까운 ‘머스트 비지트(Must Visit)’ 추천 장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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