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턴가 밥보다는 빵이, 김치보다는 치즈가 더 편해졌다. 무리없이 입에 착 감기는 가벼움도 좋았고,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낼 필요 없는 간편함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밥과 김치, 된장과 쌈장의 그 구수하고 얼큰한 맛이 당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 |
|
|
| |
| 그래, 제대로 된 밥을 먹자 |
| 샌드위치로 아침겸 점심을 대충 대운 후, '제대로 된 밥을 먹으리라' 굳게 결심하고 분연히 일어나 찾아간 곳은 포천의 밥집 '토속촌 모내기' 였다. |
| 포천의 밥집? 포천 이동 막걸리나, 포천 이동 갈비도 아닌, 밥?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언젠가부터 포천은 그 두 단어와 늘 함께 사용되었으니. 그러나 진정 맛있는 밥집이 그립다면 주저 말고 이곳을 찾아가 보시길. |
| 새로 문 연밥집이긴 하지만, 시작은 벌써 10년 전에 했다. 근처의 허름한 가게에서. 원래는 식당 이름도 그냥 토속촌이었다. 모내기가 따라붙은 것은 식사를 주문하면, 밥은 농번기 모낼 때처럼 고짜로 푹푹 퍼주었기 때문. 지금이야 '무한리필' 이 꽤 일반화 돼 있지만, 토속촌이 처음 문을 열었던 10년 전만해도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별로 없었단다. |
| |
| 아낌없이 퍼주는 푸짐함 밥상 |
| 그 말을 듣고 보니, 아닌 게 아니라 양푼에 밥이 한 가득 담겨 나온 양이, 장정 서넛은 거뜬히 먹고도 남을 것 같다. 그런데도 더 달라면 양껏 먹도록 아낌없이 퍼준단다. 그렇게 밥이 술술 넘어가는 건 된장과 돼지두루치기, 이 두 '밥도둑 브라더스' 때문이다. 지글지글 돌판위에 내는 돼지두루치기는 너무 달지도 맵지도 않으면서 입맛을 돋운다. 당귀와, 케일, 치커리, 바트, 근대, 적겨자와 청겨자 등 바구니 한 가득 푸짐하게 하이라이트인 쌈장을 올려 입에 넣는다. 우물우물 씹으면서도 손은 또 쌈을 싸느라 분주하게 움직인다. 쌈장은 해바라기, 땅콩, 호박씨 등 각종 견과류를 아낌없이 넣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식당에서 내는 모든 장류는 주인의 친정인 영월에서 어머니가 직접 담그시는 메주로 만드는 것이란다. |
| 6천원 짜리 정식. 그 푸짐함은 직접 먹어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저도 모르게 자꾸 된장국에 손이 가 바닥이 보일 때까지 열심히 먹었는데, 나중에 들은 바로는 두 명이 먹었던 된장국이 실은 4인분이었단다. 평소 한 번도 대식가란 말을 들어본 적 없으니 '밥도둑' 핑계를 댈밖에. 이렇게 보니 밥을 먹은 손님들이 하나같이 '된장 안 파느냐?' 물어와 얼마 전부터는 된장과 쌈장을 팔기 시작했다. 가격은 1킬로그램에 9천 원. 메뉴라기엔 참 단출하지만, 메뉴판엔 6천 원짜리 모내기 정식 외에 두부구이도 올라있다. 노릇노릇 구워진 먹음직스런 두부 역시 이곳에서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
| |
|
|
| |
| 아프리카문화 체험 |
| 서울에서 포천까지는 동부순환로를 지나 43번 국도를 타는 게 가장 빠르다. 43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축석검문소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아프리카문화원이 있다. 비탈진 언덕을 오르니 일렬로 길 게 늘어선 조각상들이 환한 조명아래손님을 맞는다. 이곳에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모은 민예품 560여 점과 330여 점의 조각품, 그리고 30여 점의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아프리카 박물관의 관장인 태천만 씨가 현지에서 하나하나 사 모은 것들. |
| 왜 아프리카인가? 그가 아프리카 문화원을 오픈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우연의 힘' 이 크게 작용했다. 유치원을 설립하기 위해 건물 안팎을 꾸밀 자재들을 구입하러 아프리카에 갔다가 그 색다름에 제대로 꽂히고 말았던 것. 그는 "전혀 기대하지 않기에 그 충격이 훨씬 더 컸다."고 했다. 박물관 승인을 받고, 터를 닦고, 아프리카로 날아가 직접 전시품을 사 모으며 77년 동안 열정을 쏟은 결과, 지난 해 6월 아프리카문화원을 오픈할 수 있었다. |
| 아프리카만큼 뜨겁진 앟지만, 포천에는 한겨울 추위를 잊게 해주는 곳이 또 하나 있다. 허브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들을 만날 수 있는 허브 아일랜드가 바로 그곳이다. 87번 국도를 지나 368번 국도를 타면 허브 아일랜드에 닿는다. |
| 허브 아일랜드 입구의 널따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오른쪽에 난 언덕길을 오르면 허브 빵가게와 허브 카페, 허브 꽃가게, 향기 가게, 심지어 허브 편의점 등 허브와 관련된 모든 것을 모아놓은 듯한 '허브 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허브 빵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예의 고소한 빵냄새 대신 상큼한 허브 향이 손님을 맞는다. 이곳에선 바질, 오레 가노, 파슬리 등 제빵시 자주 쓰이는 허브용품들도 구입할 수 있다. 향기가게에도 짙은 허브향이 배어 있다. 머리 위로 솔솔 내려앉는 향기에 고개를 드니 천장엔 작은 허브 밭이 펼쳐져 있다. 은은한 향이 감도는 가게 안을 유영하며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허브 관련 용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 아직도 포천엔 '이동 갈비와 이동 막걸리'밖에 없을 거라 생각하는가? 밥보다 방이 더 당기는가? 한 해가 지났다. 이 새로운 해는 편견을 넘어선, 새로운 깨달음으로 가득하시길! |
| |
| Info 토속촌 모내기 |
| |
문의_031_535-0960 |
| 위치_포천 청성체육공원 맞은편 |
| 찾아가는 길_소양댐 방면 2.5킬로미터 지점 우측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