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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8년 01월호] 대륙분류 : [아프리카] 국가분류 : [남아프리카공화국] 도시분류 : [요하네스버그]
기사제목
[EPISODE] 태권도 1단, 기합으로 아프리카 원주민을 물리치다
|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를 시작으로 남미비아, 보츠와니아, 탄자니아 빅토리아폭포를 거쳐 케냐의 나이로비까지 돌아보는 '아프리카 익스플로'는 트럭을 개조한 버스를 타고 14일간 아프리타 대륙을 횡단하는 무척 힘든 일정이었다. 낮에는 뜨거운 열기를, 밤에는 한국의 초겨울 가튼 추위를 이겨내야 하는 고된 일정과 낙후된 차량 때문에 출발부터 걱정이 앞섰는데, 남미비아를 지나면서 계속 고장을 일으키던 버스가 결국보츠와니아 밀림의 칡흙 같은 어둠 속에서 고장 나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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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수와 차장이 열심히 차량을 수리하는 동안 어디서가 흑인 부족들이 하나둘씩 차량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금세 11명이던 우리 일행의 5배나 되는 숫자로 불어났다. 토속 언어로 웅성거리던 그들은 이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고, 호기심과 경계심이 뒤섞여 격앙된 상태로 주변을 춤추던 빙빙 맴돌기 시작했다. |
| 그때 친구 중 한명이 갑자기 태권도 기본 동작을 시작했다. 평소 운동을 싫어하고 운동 신경이 둔해 별명이 '곰돌이'였던 친구가 기합까지 붙이며 태권도를 시연하자 우리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그보다 더 놀라웠던 건, 이 광경을 지켜보던 현지 흑인 부족들의 반응이었다. 그들은 움찔하는 기색이더니 이내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
| 몇 시간 후 수리를 마친 차량 안에서 동행한 영국인과 캐나다인 동승자들은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용감하게 원주민들과 맞선 친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가 친구에게 말했다. "야, 너 태권도 기본 동작이 너무 엉터리아냐? 겨우 기본 동작에 큰 기합소리로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겁을 주다니." 그러자 친구 왈 "한국인하면 그래도 태권도 아니냐? 그래도 내 어설픈 태권도 덕분에 모두 무사한 줄 아셔!" 그 말에 모두 한 바탕 웃었다. 한편으론 군대시절 매일 반복되는 태권도 교육시간이 그렇게 싫었는데 새삼 '그때 열심히 제대로 배워둘 걸'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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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_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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