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가한 평일의 관광지에는 북적대는 휴일에 느낄 수 없는 색다름이 존재한다. 나만 알고 당신은 모르는 그 색다름 속에서 자기만의 방식대로 여행을 즐겨 보는 건 어떨까. |
|
| |
 |
서울역에서 경의선 열차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어느새 창 밖으로 세피아 빛 겨울 논 풍경이 펼쳐진다. 그렇게 한 시간여. 기차는 임진강역에 도착한다. 실향민들이 북에 있는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아쉬운 한숨과 눈물을 쏟아냈던 안타까음의 장소는, 북한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새로운 희망의 장소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기존 ‘평화의 종’과 ‘통일 연못’ 등이 모여 있던 부지 옆에 자연친화적인 평화 누리 공원을 만들어 여러 문화와 이벤트의 중심지로 탈바꿈하였기 때문이다. |
| 처음 발길이 닿은 곳은 통일기원 돌무지이다. 어두운 파란색의 기둥들이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있어 마치 그리스 시대의 건축양식을 축소해 놓은 듯하다. 기둥마다 통일에 대한 염원의 메시지가 담긴 판이 쌓여 있는데, 기부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누구나 메시지를 판에 새길 수 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북한에서 의료지원사업을 하는 유진 벨 재단을 통해 북한주민의 |
|
| 결핵퇴치를 위해 쓰인다고 한다. 그 옆은 생명 촛불 파빌리온. 녹이 슨 듯한 외장으로 뒤덮여 있는 따뜻한 느낌의 건물은 추위에 떠는 여행자에게 어서 들어오라며 손짓을 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반가운 히터의 열기와 예쁘게 디스플레이 된 초들이 눈에 들어온다. 통일기원 돌무지와 마찬가지로 기부프로그램의 일종으로, 모인 기부금은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쓰이도록 유니세프에 전달된다. |
|
| 그렇게 생명 촛불 파빌리온에서 나와, 바람의 언덕이라 불리는 잔디밭을 따라 걷다 보면 한여름 밤의 꿈이 생각나는 넓은 야외무대가 나온다. 흰 눈이 쌓이면 참 멋지겠다고 생각하며 하늘을 보니 흐린 구름으로 뒤덮여 오늘 안으로 눈 아니면 비가 올 것 같다. 제발 눈이 오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를 하며 걷다 보니 독특한 조형물 네 개가 눈에 띈다. 바로 북녘을 바라보는 사람의 형상. 이것은 대나무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들기로 유명한 최평곤 작가의 ‘통일 부르기’라는 작품이다. 땅에서 사람이 솟아나 북쪽으로 스르르~ 가는듯한 느낌이 드는데 그렇게 튀어 올라 아무도 안보는 밤에 북쪽으로 날아갔다가 새벽에 남쪽으로 다시 되돌아와 서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
|
| |
|
 |
|
| |
|
| 바람의 언덕 바로 옆에는 작은 어울 못이 있다. 안에는 수도꼭지 모양의 기발한 조형물들이 세워져 있다. 이것은 주로 물을 통해 작품세계를 펼쳐 온 송운창 작가의 ‘water-report’라는 작품인데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듯 우리 민족의 화합과 어우러짐을 표현했다고 한다. 형형색색의 수도꼭지들이 연못과 어우러져 보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
|
| 기차역을 향해 길을 되돌아가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눈이 쌓인 언덕을 상상하며 더 머물고 싶지만 기차 시간에 맞춰 역에 도착하려면 서둘러 떠나야 한다. 바람의 언덕에 있는 북녘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오늘 밤에도 북으로 여행 잘 다녀오라고 마음속으로 인사한다. 이번 여행을 통해 생성된 감성이 마음속에서 꿈틀거린다. 그것은 슬픔을 능가하는 희망의 메시지다. 다시 평일의 여유로운 평화 누리를 찾아오겠다고 다짐을 하며 임진강역을 향해 걸어간다. |
|
| |
|
| how to 임진각 평화누리 |
|
승 용 차_남대문-연신내-구파발-관산동-문산-임진각관광지
|
| |
김포공항-행주대교-자유로-문산-임진각관광지 |
|
대중교통_경의선 서울역 승차 후 임진강역 하차, 도보 5분
|
| |
서울역에서 909번 버스 이용, 문산 종점 하차 100-94환승, 임진각관광지 하차 |
|
문의_031-940-8459 파주문화원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