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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관심조차 없던 엄마의 화분에서 작은 새싹이 돋아난 것을 발견했다. 시들시들하던 가지 끝에 매달린 지독하리만치 끈질긴 생명력에 치를 떨면서도 때 아닌 새 생명의 탄생이 기특하기도 했다. 물 한번을 주는 일 없이, 아니 거들떠 보지도 않던 그것이 나를 부른 것일까? 매일을 사는 세상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문득 느껴지는 일상의 변화에서 찾아오는 신선함은 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며 소원했던 것들을 재발견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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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이타의 발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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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늘 생각하고 있는 관념을 살짝 비켜간다. 서울과 몹시 비슷한 모습의 도쿄는 쇼핑을 위해 찾고, 옛 일본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오사카나 교토로 간다. 그 관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시야를 돌려보면 또 다른 일본이 있다. 벳부에는 온천만 있는 것이 아니고, 산 저쪽 편으로 옮겨가기 위해 오르고 내리는 일 없이 공중에 매달린 다리로 건너갈 수도 있다. 지금, '발견' 시리즈를 찾아 오이타현으로 간다. |
| 큐슈의 오이타현으로 가기 위해 후쿠오카공항에 내렸다. 넓은 화산 지역에 자리를 잡은 오이타현은 뛰어난 자연미와 온천으로 유명하다. 일본 최대의 온천 용출지인 벳부는 여덟 개의 지옥으로 불리는 온천을 뿜어내고, 산책하기 좋은 유후인에서는 여름에 음악제와 영화제가 열린다. 하지만 '벳부=온천'같은 공식이 아니라 새로운 면을 알고 싶다. 그래서 지금껏 '벳부시, '유후인시'가 오이타현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도 모르던 우매한 이방인의 눈은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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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중진담, 고코노에 유메오오츠리바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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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777미터 지점에 높이 173미터, 길이 390미터의 거대한 인도교를 왜 놓았을까? 건설 1년 만에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했다니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일단 성공이다. 1년도 안되서 200만명이 찾았으니 말이다. 높은 산중에 인도교를 왜 만들었는지 의아하기도 했지만 이 현숙가 놓여지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거나하게 술이 취한 지역 주민이 산 속의 다리를 건너는 꿈을 꾸었단다. 그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꿈에서 깨어나서도 잊혀지지 않아 건의를 했던 것이 꿈을 현실로 만드는 시작이었다. 그래서 이름도 '꿈의 다리'다. 다리의 양쪽 끝에 출입구가 있는데 한번 건너갔다가 무서워서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셔틀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얼마나 무섭기에 저리도 유난을 떠는 거냐며 다리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 아주 살짝 겁이 났다.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왕복 780미터의 거리를, 그것도 허공에 매달린 다리의 아랫부분이 내려다 보이는 긴 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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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를 두 다리로 걸어서 오가는 일은 꽤나 용기가 필요했다. 실제 높이도 높이지만 은근한 출렁임이 느껴지는 순간 오금이 살짝, 정말 살짝 저려왔다. 하지만 노란색 옷을 입은 든든한 안전요원이 배치되어있고, 다리 옆으로 펼쳐진 절경에 두려움 따위는 잊고 말았다. 공중에 매달린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500엔의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보다 짜릿한 재미와 아름다운 경치를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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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의 달, 다케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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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로 치면 작곡가 홍난파 정도에 비유할 수 있을까? 다케타시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천재 작곡가 타키 렌타로의 추억이 있는 도시다. 에도 시대, 즉 사무라이가 살던 시절 이 지역에는 성이 있었다. 한때는 세상을 호령하던 거대한 성이 다 무너지고 황폐한 성벽만 남은 터에 뜬 달을 보고 타키 렌타로는 '황성의 달' 이라는 명곡을 남겼다. 음악 교과서에서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이 가곡은 어린 시절 유학을 갔다가 다케타시에 잠시 살던 시절 그가 만들었다. 지금은 그가 살던 집이 작은 박물관의 형태로 남아있다. |
| 사실 다케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기 쉽지 않다. 하지만 호젓한 매력이 있는 옛 성터가 예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에도 시대 사무라이가 살던 오래된 가옥이 남이 있는 거리 일대를 산뜻한 소프트크림을 먹으면서 산책하는 것도 꽤 낭만적이다. '큐슈의 작은 교토'를 거니는 동안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발걸음에 리듬을 맞춰준다. 명수가 흘러 멀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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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청년의 꺠달음, 유후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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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슈에서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지역이 유후인이다. 작고 예쁜 선물 가게들이 있고, 온천이 펑펑 솟아난다. 게다가 갤러리와 카페가 즐비하니 산책을 하다가 다리가 아프면 커피 향이 가득한 카페에 들러 잠시 쉬어가도 좋다. |
| 이 지역은 지금처럼 지역 거주민보다 많은 수의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유명 관광지가 된 것은 한 시골 청년의 깨달음 덕분이다. 상대적으로 낙후하고 춥기만 했던 시골 마을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만이 살길이라며 특단의 조취를 취하게 된다. 옛 추억을 더듬을 수 있도록 거리도 정비하고, 풍부한 온천을 이용해 온천 호텔과 료칸도 개발했다. '산책 거리'라는 독특하고 여유로운 컨셉트 덕에 현재는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여행지, 거리가 예쁜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옛 일본의 모습과 여유가 있는 이곳이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고 물에 잠겨 버렸다면 그 아쉬움을 어떻게 감내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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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재발견 벳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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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온천이 풍부하다. 그 중에서도 온천 여행을 한다면 1순위로 꼽히는 곳이 벳부일 것이다. 명실상부한 일본 최대의 온천지인 이곳에 온천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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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벳부만의 새파란 바다가 보이는 해안가에 수족관 우미타마고가 있다. 예쁜 옷을 차려 입은 바다사자 마스코트와 인사를 나누고 수중 세계로 들어간다. 건물 한 가운데에 대형 수족관이 있어 여러 각도로 만들어진 9개의 구멍을 통해 안을 살펴볼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역시 돌고래와 바다사자 쇼다. 바다 생물들과의 만남을 뒤로 하고 귀여운 원숭이 동상들의 안내를 받으며 다리를 하나 건너 야생 일본 원숭이들이 서식하고 있는 다카사키야마 자연동물원으로 갔다. 두 그룹의 원숭이가 아침 저녁으로 교대를 하며 내려오는데 먹이를 주는 시간에 생존을 위해 맹렬히 달려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 여행은 즐겁다. 오이타현을 여행한 후 느낀 점을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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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다.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하면서 찾아낸 즐거움,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불현 듯 깨닫는 무언가가 여행을 즐겁게 한다. 아마도 '발견' 이라는 한 단어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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