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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2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일본] 도시분류 : [후쿠시마]
기사제목
[EPISODE] 일본 라멘 생생 체험기
| 평소 '아직 우리나라도 다 못 가봤는데 무슨 해외여행이냐' 했지만, '나이 들면 힘이 들어 제대로 돌아다니지 못한다'는 말이 와 닿는 순간이 왔고, 나는 그 길로 부랴부랴 짐을 싸기 시작했다. 친한 언니와 시간을 맞춰 일본 여행 패키지를 신청했다. 담백하고 깔끔한 일본 음식을 즐기는 터였는데다, 무엇보다 라멘이 먹고 싶었다. 하지만 일정이 빡빡했을 뿐 아니라 식사도 매끼 제공돼 라멘을 먹을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따. 게다가 같이 간 일행 분들이 다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셔서 가이드를 설득해 우리만 빠져나가기도 어려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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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식간에 마지막 날이 되었다. 내내 호텔에만 머물다가 그날은 후쿠시마의 작은 료칸에서 묵었는데, 그 옆에 조그만 라멘집이 있었다. 우리는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라멘집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거기서부터가 문제였다. 우리는 "오하이오 고자이마쓰" "이랏샤이맛세" 말고는 아는 일본어가 없었다. 그렇다고 시골 동네 라멘집 할머니가 영어를 하실 리는 없고, 음식을 주문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우리는 고민 끝에 맨 앞에 서 있는 '차슈라멘'을 선택했다. 주인 할아버지께서 수타로 만드신 면은 정말 쫄깃했지만 냄새가 너무 강해 면만 살살 골아 먹어야 했다. |
| 그러던 중 지난 4일간 함께 여행했던 일행 중 한 부부를 만났다. "어때, 맛있어?" 우리는 면을 입에 문 채, 고개만 저었다. 그러자 아저씨는 "그건 입맛에 맞지 않을텐데. 여긴 미소라멘이 맛있지." 하시며, 유창한 일본어로 주문을 하셨다. "이리와, 이것 좀 먹어봐. 맛있을 거야." 우리는 먹던 것을 팽개치고, 어르신 부부옆에 앉아 미소라멘을 맛있게 먹었다. 담백하고 깔끔하면서도 익숙한 된장 맛이 정말 제대로였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 우리가 얻은 교훈 하나. 다른 나라에 가서 뭘 모른다 해서 무조건 맨 앞에 있는 것을 시키지 말자. 물론 그 나라 고유에 음식을 먹고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처럼 지식이 아주 없는 사람들은 배곯기 십상이다. 나는 지금도 라면을 먹을 때면 기름이 둥둥 떠다녔던 그때 그 라멘이 생각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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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순_서울시 강서구 방화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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