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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8년 03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아산]
기사제목
[INFIELD] 부러울 것 없는 세상 - 돌담길
| 아산에서의 둘째 날, 오늘은 시간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아니, 사실 '떠나볼까?'하는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다리를 하나 건너자 순식간에 몇백 년의 세월을 거슬러 와 있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일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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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로는 설화산이 마음을 감싸고, 여기에서 내려오는 냇물이 마을로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세에 자리잡고 있는 5백 여 년의 역사를 지닌 곳. 조선조 선조 때부터 예안 이씨가 정착하면서 예안 이씨 집성촌이 된 외암리 민속마을은 전통 한옥과 초가집, 물레방아, 디딜방아 등 사극에나 나올 법한 조선시대 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보여주고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여전히 70여 가구가 수백 년의 세월을 살아온 조상의 온기와 함께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이 마을이 특별한 이유다. |
| 마을 입구를 지키는 장승을 지나 마을에 들어서니 굽이굽이 돌담길이 눈에 들어온다. 까치발을 들면 집 마당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나지막한 돌담장은 집과 길을 구분하고 집과 집을 연결하면서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이 돌담장을 모두 이으면 5천 미터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돌담장 고샅길을 다니다 보면 영암군수댁, 송화댁, 참판댁, 참봉댁 등 듣기만 해도 정겨운 이름의 간판을 내건 1백 년 이상 된 기와집과 50여 채의 초가집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중요민속자료 제195호로 지정된 참판댁. 이곳은 조선 말기 참판을 지낸 퇴호 이정렬이 고종에게 하사받아 지은 집으로, 비원의 낙선재를 본떠 만들어졌다. 지금은 그의 손자 이득선 씨가 살고 있는 이 집에서는 임금에게 바치던 연엽주를 맛볼 수 있다. 쌀과 찹쌀, 연잎, 감초, 솔잎을 재료로 손수빚은 연엽주는 이집에서 5대째 내려오는 가양주로 지금은 이득선 씨의 부인인 최황규 씨가 시집온 후 40여 년간 빚어오고 있다. |
시큼하면서도 달달한, 침판댁에서 내어주는 연엽주 한 잔을 마시자 어디선가 반가운 까치 우는소리가 들려온다. 한 잔 더 받아 마셨다간 한없이 그곳에 눌러앉을 것 같아 힘겹게 엉덩이를 떼고 돌아선다. 다음에 오거든 그땐, 몇 시간이고 하염없이 즐기리라 다짐하면서...
서울로 돌아오려다 우리의 옛 모습을 좀더 보고자 온양민속박물관에 들렀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는 이곳은 점차 잊혀 가는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와 생활 양식을 일목요연하게 전시해 놓은 곳이다. 총 2만 여점의 전시물은 모두 4가지 테마로 나누어 전시되어 있는데 제1전시실에는 사람이 태어나서 혼인을 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이, 제2전시실에는 쟁기질을 하던 소, 호미 등의 농기구와 대장간, 사냥과 어로생활 등에 관련된 전시몰이, 제3전시실에는 각종 탈과 농악놀이 등 전통 놀이 문화와 민속공예를 보여주는 전시물이 전시되어 있다. 제4전시관은 기획전이 열리는 곳으로 올 가을 개관 30주년에 맞춰 기획전을 준비 중이다. 야외에는 삼층탑과 석인상 무리 물레방아, 너와집 등이 전시되어 있어 산책하듯 거닐면서 오래전 우리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
| 아산시를 빠져나와 서해대교를 건너자 마치 몇백 년 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터널을 통과한 기분이다. 여행이 길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곳에 너무 오래 취해 있다가는 현실로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에 오자마자 미처 다 만나지 못한, 아산의 또 다른 볼거리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다음에는 어떤 하루가 펼쳐질까?' 설레는 마음에 자꾸만 달력을 넘겨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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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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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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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으로 가는 길은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서평택I.C로 빠져 삽교호 방향으로, 혹은 송악I.C로 빠져 아산만 방향으로 가면 되며,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천안I.C로 빠져 아산(온양온천) 방향으로 가면 된다. 오갈 때 같은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보다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아산 동쪽에서 서쪽으로 둘러보고 서해안고속도로로 빠져나가는 식으로 코스를 잡는 것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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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잘곳 |
| 천혜의 온천 휴양 단지인 아산 시내에서는 온천을 즐기면서 숙박을 할 수 있는 콘도와 호텔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온천 여행을 떠난 게 아니라면 아산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팬션을 추천한다. 아산 남쪽의 작은 지리산이라 불리는 광덕산 아래, 마곡계곡 옆에 자리한 마실팬션(041-541-7819, www.yescall.com/masilp)은 펜션 주변으로 산과 물이 어우러져 자연의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에는 침대방과 온돌방 등 6개의 룸이, 2층에는 단체실이 마련되어 있는데 침대방에는 작은 벽난로와 식탁이 있어 커플에게 안성맞춤이며 온돌방은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적합하다. 룸의 크기와 시기에 따라 가격은 6만원~10만원 사이, 팬션에는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바비큐 시설과 노래방 기기를 갖추고 있다. 아침 일찍 눈을 떴다면 팬션 주변으로 고로쇠와 다래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따라 가벼운 등산을 즐기는 것도 팬션을 만끽하는 방법의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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