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전 '못생겨도 맛은 좋아'라며 광고를 하던 CF가 있었다. 못 생긴 걸로 따지자면 뱀을 닮은 물고기인 장어만 하랴? 그 모양만 보면 전형적인 '비호감' 형이지만 고소하면서 담백한 장어의 맛에 한 번 빠지면 생김새 쯤은 까맣게 잊어 버린다. 여기에 '스테미너의 최강' 이라는 타이틀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람들을 식탁 앞으로 이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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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스테미너 마을 |
| 아산만의 바다 위에 구름다리처럼 시원스레 뻗은 서해대교를 지나 달려간 곳은 인주면 장어 마을. 삽교천 방조제 근처, 인주면의 34번 국도와 623번 지방도를 잇는 문방리 입구 약 2킬로미터 구간은 예로부터 장어구이 촌으로 유명하다. |
| 이곳에 본격적으로 장어마을이 형성된 것은 약 13년 전이지만 장어구이를 팔기 시작한 것은 삽교호가 준공된 197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했던 삽교호에, 민물에서 성장하고 바다로 산란하러가는 뱀장어의 회유로 인해 장어가 모여들 게 되었기 때문. 처음에는 이 장어를 잡아 선술집에서 안주로 구워 먹기 시작했는데 차츰 장어를 전문으로 파는 음식점이 들어서면서 지금과 같은 촌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
| 길 양쪽으로 늘어서서 맛과 영양을 책임지겠다며 손짓하는 20여개의 장어구이 집 가운데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옛날돌집장어'에 들어섰다. 가게 안을 가득 메운 장어구이 냄새에 저녁식사 때가 되려면이른 시간임에도 '꿀꺽' 침을 삼킨다. |
| 25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은 아산호를 비롯한 충남 일원과 멀리 경기도까지 사람을 보내 자연산을 공수해와 자연산 장어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집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자연산 장어가 나는 시기인 5월부터 11월까지는 언제 가도 진짜 자연산 장어를 만날 수 있다. 자연산이라도 기름이 빠져 제맛이 나지 않는 겨울에는 양식 장어를 판매하는데 이 또한 수족관의 수질과 수온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그날 가져온 것은 그날 모두 판매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오고 있어 신선도를 유지한다. 저칼로리 고단백 강장식품의 대명사로 꼽히는 장어구이. 비타민 A와 E가 풍부해 체내에서 불포화 지방산의 산화 작용을 억제하고 혈관에 탄력을 주어 미용, 다이어트,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탁월하다고 하니 겨우내 움츠려 있느라 돌보지 않았던 나를 위해 어디 장어 한 번 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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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어 한 입에 천국이 따로 없네 |
| 장어를 주문하면 주인은 장어를 즉석에서 잡아 참숯불에 장어를 앞뒤로 뒤집어가며 처음에는 양념장을, 그다음에는 고추장을 넉넉하게 발라 구워준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장은 모두 집주인이 직접 담근 것으로 특히 장어뼈와 머리를 고아 만든 육수에 각종 한약재를 넣고 직접 담근 간장과 함께 끓인 양념장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낸다. 매운맛을 즐기지 않거나 장어의 살을 그대로 느끼고 싶으면 소금구이를 주문하자. 기름이 흐르는 장어에 소금을 살짝 뿌려 구우면 담백한 맛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
| 이렇게 구워진 장어는 풋고추, 도토리묵, 간장게장, 깻잎과 상추, 생강 절임 등 정갈하게 차려진 상과 함께 손님에게 내어진다. 상추와 깻잎에 생강과 각종 야채를 얹고 그 위에 장어구이 한 점을 더해 한입 가득 채우니 쌉싸래한 생강향과 고소한 장어 맛이 입안 전체에 퍼진다. 생강은 장어의 고단백질과 지방의 소화흡수를 돕고 특유의 향으로 비린내를 없애 장어의 맛을 더해준다고. |
| "맛있다."를 연발하며 입안에서 살살 녹는 장어의 부드러운 맛에 취해 있는데 주인아저씨께서 복분자를 권한다. 장어에 복분자 한 잔까지 곁들여지니 건강한 기운이 몸속에 감돌아 금세 기운이 펄펄 나는 느낌이다. 달달한 맛에 약간 느끼해질 때쯤, 밥과 된장찌개, 소면 한 그릇은 입안을 개운하게 마무리하기에 안성맞춤. |
| 두둑해진 배를 두드리며 식당을 나서니 저 멀리 해가 덜어지고 난뒤 가로등이 하나 둘 불을 밝히는 서해대교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맛의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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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 살으리랏다 |
| 온양온천이나 도고온천 등의 온천 휴양지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잠들어 있는 현충사가 아산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이는 큰 오산이다. 아산에는 가보기 전에는 알지 못하는 다양한 매력이 곳곳에 숨 쉬고 있다. 그중에서 만발한 꽃을 만날 수 있는 세계 꽃 식물원은 춘삼월과 가장 잘 어울린다. 테마별로 꽃을 묶어 세계적인 원예종 식물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이곳에는 알리섬, 포피, 하이신스, 수선화 ,베고니아, 아말릴리스 등 1천여 종, 1천만 송이의 꽃이 청초하면서도 도도한 자태를 뽐내며 피어있다. 알록달록한 빛깔이 눈 부시게 하고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이 꽃세상에는 꽃구경 외에도 식용가능한 꽃비빔밥, 꽃과 잎을 이용해 손수건에 염색하는 체험교실 등이 있어 사계절 봄을 느낄 수 있다. |
| 외암리 민속마을 또한 빠뜨릴 수 없는 곳. 뒤로는 설화산이 둘러싸여 있고 여기에서 내려오는 냇물이 마을로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세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전통 한옥과 초가집, 물레방아, 디딜방아 등 사극에나 나올 법한 조선시대 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외암리 민속마을은 조선시대 선조 때부터 예안 이씨가 정착하면서 예안 이씨 집성촌이 되었다고 하는데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곳이 아니라 여전히 70여 가구가 모여 수백 년의 세월동안 쌓인 조상의 온기와 함께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마을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집과 길을 구분하고 집과 집을 연결하면서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돌담장이다. 까치발을 들면 집 마당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나지막한 돌담장 고샅길을 따라 거닐면 영암군수댁, 송화댁, 참판댁, 참봉댁 등 듣기만 해도 정겨운 이름의 간판을 내건 기와집과 초가집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때마침 들려오는 까치 우는 소리, 어느 새 수백 년 전 그때로 거슬러간 느낌이다. |
| 영양 만점 장어 맛에 반하고 무지개 빛깔의 꽃향기에 취하고, 여기에 어린 시절 뛰놀던 고향을 닮은 민속마을에 빠져드니 아산을 떠나 오기가 어찌나 어렵던지... 힘겹게 일어서서 서울로 돌아오는 동안에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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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옛날돌집장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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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_041-533-6700 |
| 주소_충남 아산시 인주면 문방리 374-8번지 |
| 가격_민물장어구이 1킬로그램에 4만 6천 원, 자연산 싯가 |
| 찾아가는 길_삽교호 방조제에서 인주 방향으로 우회전, 문방리 장어마을 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