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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인지 멕시코의 이미지는 왠지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영화, 음식 등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는 라틴 문화의 고장, 짜릿한 멕시코를 만나보자. 영화 속 멕시코는 꽤나 낭만적인 도피처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돈만 있으면 꽤나 근사하게 살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된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과거의 삶에 대해 묻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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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낙원에서 그저 뜨거운 태양과 바다를 즐기면 그뿐. 멕시코에 도착한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미국의 법이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그곳은 꽤나 매력적인 곳이다. 그래서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도피 후 최종 목적지를 멕시코로 삼는다. 할리우드에서 만들어낸 왜곡 덕분인지 영화 속 멕시코는 비슷한 분위기를 띈다.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은 멕시코에서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하지만, 어마어마한 현금 다발을 들고 다니는 석호필을 뒤쫓는 것은 멕시코인이 아니라 미국인이었다. |
| 멕시코의 가장 고전적인 이미지는 가벼운 총질(?)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서부극이다. 멕시코 출신의 섹시 스타 셀마 헤이엑과 페넬로페 크루즈가 자행한 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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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 강도극 ‘밴디다스’에는 거친 카우보이가 아닌 섹시 카우걸이 등장하지만 말이다. |
| 서부극은 아니지만 브래드 피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액션 코미디 영화 ‘멕시칸’에서도 총이라는 소재가 빠지지 않는다. 어리숙한 주인공이 바보 같은 실수로 갱단에게 발목이 잡힌 뒤 멕시코에 가서 전설의 총 ‘멕시칸’을 찾아와야 하는 위험천만한 숙제를 떠안기 때문이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지만 영화 속 멕시코는 강렬한 태양, 하늘을 찢어내는 총성 그리고 범죄자 등의 비슷한 소재,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제 낭만의 도피처가 되지는 못한다 해도 태양을 닮은 거친 멕시코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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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소주가 있다면 멕시코에는 데킬라가 있다. 아즈텍 시대부터 기원을 찾을 수 있는 데킬라는 멕시코의 해발 5천 피트에 위치한 할리스코주의 도시 이름으로 고대 인디언들의 언어로 ‘화산’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레몬즙을 손등에 문지르고 그 위에 소금을 뿌린 뒤 소금을 혀로 핥고 데킬라를 원샷하는 데킬라 샷은 멕시코의 강렬한 태양의 맛을 입 안으로 끌어들인다. 짜릿한 데킬라 샷도 좋지만 상큼한 칵테일만한 게 없다. 세계적인 칵테일 마가리타의 탄생 비화가 있다. 멕시코의 로사리토의 술집에 장미처럼 붉은 입술을 가진 리타라는 여인이 자주 찾아갔다고 한다. 그녀는 술을 좋아했지만 데킬라를 제외한 모든 하드리커는 너무 강했고, 데킬라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은 그다지 품위 있어 보이지 않더란다. 그래서 술집 주인에게 데킬라를 마실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안해 달라고 부탁했고, 그는 그녀에게서 영감을 받아 즉석에서 칵테일을 만들어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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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입고 있는 드레스 색상에서 착안해 라임 주스를 섞고, 그녀의 목소리처럼 달콤한 트리플 섹을 첨가했다. 잘게 부순 얼음을 넣어 흔들고 잔의 가장자리에는 천사의 머리에 있는 후광처럼 소금을 둘렀다. 이렇게 탄생한 사랑스러운 칵테일에 ‘마가리타’라는 그녀의 풀 네임이 붙었다. 즐기는 방법은 아무래도 좋다. 은은한 아가베 향과 오묘한 오크향에 취해 데킬라 원샷에 피로를 잊고, 투샷에 즐거움에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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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매운 음식의 자리를 나란히 꿰차고 있는 멕시코와 한국인만큼 멕시코 맛에 대한 망설임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로 하루가 멀다하고 멕시칸 레스토랑이 오픈을 하는 것을 보면 토티아, 타코 같은 음식들이 햄버거, 피자만큼은 친숙하다는 뜻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멕시코 음식의 3대 재료가 옥수수와 콩 그리고 고추라는 점만 봐도 왠지 서양 음식문화보다 친숙하게 느껴진다. 이런 곡물과 야채를 중심으로 다양한 육류, 치즈, 살사 소스를 가미한 소박한 음식은 멕시코 음식의 상징이다. |
| 멕시칸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으면 일단 나초와 살사가 나온다. 매콤한 맛이 은근히 올라오는 살사는 토마토, 양파 등의 야채와 다진 쇠고기 등을 칠리소스와 함께 걸쭉하게 졸여 만든 소스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김치, 고추장 같은 것이 없으면 밥상이 완성되지 않는 것처럼 멕시코 사람들은 식사 때마다 살사를 올린다. 은근히 매운 맛이 자꾸 입맛을 당기는 것을 보면 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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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맛을 돋우기 위한 필수품이라는 설명이 이해가 된다. 살사를 찍어먹는 토티아는 멕시코 사람들의 주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튀겨서 나초로 먹고, 고기를 넣고 말아서 타코를 만들고, 따끈하게 볶은 고기를 야채와 함께 즉석에서 싸먹는 하이타도 만들어 먹는다. 극장에 들어서면서 팝콘이 아닌 치즈와 살사를 듬뿍 얹은 나초를 손에 들고있다면 이미 매콤 고소한 멕시코 음식의 매력에 빠져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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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챙이 인상적인 솜브레로를 쓴 아저씨 서너 명이 기타를 메고 부르는 베사메 무초. 멕시코 전통의 감미로운 선율이 울려퍼지는 거리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몰려든다. 멕시코 문화의 대표 주자인 마리아치 밴드다. 멕시코 전통 큰 기타인 기타론, 작은 기타 비우엘라, 바이올린, 트롬펫 등으로 구성된 중창단 마리아치는 거리에서 민속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대중음악을 연주하기도 한다. 결혼식 연주를 맡았던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마리아치의 밴드는 음악의 장르를 불문하고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 마리아치 중에서도 전설적인 밴드는 단연 트리오 로스 판초스(Trio Los Panchos)다. 이들은 라틴 음악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가장 큰 기여한 멕시코의 대표적 볼레로 삼중창단이라 평가 받는다. 멕시코를 대표하는 이 밴드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곳은 멕시코가 아닌 뉴욕이었다. 세계적인 대도시에서 대중적 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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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멕시코 국민 음악만을 고집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라틴 음악적인 매력과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음악에 친숙함이라는 요소를 버무려야 했다. 덕분에 멤버 중 한명인 알프레도 힐이 민속악기 하라나를 개량해 보통 기타보다 작지만 청명한 고음을 내는 레킨토라는 악기를 만들었고, 이들의 음악성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요소가 되었다. 심수봉이 리메이크한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나 ‘아도로’ 같이 우리 귀에도 낯설지 않은 곡들이 모두 이들을 통해 세상에 태어났다. 특히 이들을 세계 톱 그룹으로 올려준 명곡 베사메 무초는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데킬라 한잔과 함께 마리아치를 듣는 것만으로도 멕시코 여행은 충분할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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