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에 반짝이는 남한 강변 위로 옛 정취를 물씬 풍기는 황포돛배가 떠다니고 강변에 멋스럽게 자리한 사찰에서는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도예가들은 혼을 담아 도자기 빚기에 한창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할진대 싱싱한 쏘가리에 고추장 풀고 야채를 송송 썰어 넣은 얼큰한 쏘가리 매운탕까지. 여주에서의 하루는 행복하기만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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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운탕의 귀족, 쏘가리 매운탕 |
| 쏘가리는 얼음이 풀리기 시작하는 초봄부터 시작해서 가을까지 제철로 육질이 단단해 씹는 맛이 있어서 회나 구이로도 좋지만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보려면 역시 매운탕이 제격이다. 특히 남한강 쏘가리는 멀리 단양과 영월, 정선, 괴산까지 오르내리며 서식하는 명물로 여느 강물의 그것보다 힘이 좋을 뿐 아니라 등에 난 선명한 회색무늬와 탄력 있는 살은 언뜻 보기에도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
| 이 남한강의 쏘가리 매운탕을 맛보기 위해 찾은 곳은 여주군청 뒤 강변길에 자리한 여주선집이다. 여주선집은 45년 전 여주강 뱃터에서 배를 띄어놓고 직접 잡은 고기로 즉석에서 매운탕을 끓여주던 박이훈 씨의 여주뱃집이 그대로 대물림해 오는 곳으로, 이름도 '배선(船)'자를 써서 '여주선집'이라고 붙였다. 지금은 2층 건물의 식당을 아들 내외가 운영하고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 매운탕을 주메뉴로 한다. |
| 입구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대형 수족관과 그 안에서 노니는 다양한 민물고기가 눈에 들어온다. 남한강의 줄기인 여주강 뿐 아니라 충주댐, 섬진강과 강원도 등지에서 잡은 쏘가리, 송어 등 싱싱한 자연산 민물고기와 농어, 광어, 도미 등 바닷고기를 볼 수 있다. |
| 여주선집은 지금도 뱃터에서 매운탕을 끓여내던 노인 부부가 생존해 모든 음식을 뒷받침해 준다고 한다. 특히 탕 맛을 결정하는 된장, 고추장은 매해 넉넉히 담아 1년 이상 묵혀가며 쓸 정도로 정성이 각별하다. 1년에 무려 1천 근이나 되는 고추를 빻아 고추장을 담그는데 매운탕에 들어가는 재료야 어느 곳이나 비슷하지만 해를 묵혀가며 푹 익힌 고추장을 듬뿍 풀어 끓여낸 탕국물 맛을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맛을 자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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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쫄깃하고 얼큰한 그 맛 |
| 쏘가리 매운탕을 주문하자 펄떡이는 쏘가리를 뜰채에 건져 빠른 손놀림으로 배를 가르고 내장과 피를 빼낸다. 그런 다음 몸통에 큼 지막하게 칼 집을 내고 냄비에 안치는데, 그때까지도 쏘가리가 살아서 움직이는 모습이 좀 잔인하다 싶다가도 이내 그 싱싱해 보이는 재료에 흐뭇해진다. 여기에 직접 담근 고추장을 풀고 대파와 쑥갓을 송송 썰어 넣어 끓인 뒤 고춧가루 한 숟가락 뿌리면 준비 끝. 싱싱한 쏘가리와 장맛이 비결이라는 주인의 말처럼 어떤 특별한 재료 없이 전통적인 방법을 고집한다. |
| 매운탕이 끓는 동안 콩자반, 김치, 나물, 젓갈 등 소박한 상차림이 준비되고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매운탕이 올라온다. 조금 전까지 팔딱이던 녀석은 먹음직스럽게 요리되어 군침을 돌 게 한다. 쏘가리는 다른 물고기에 비해 그 말을 듣고 침을 꼴깍 삼키며 살점을 툭 떼어 맛을 보았다. 부드러우면서 탄력 있는 것이 고소한 맛까지 느껴진다. 그 다음에는 국물 한 숟가락, 개운하면서 얼큰한 매운탕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보통 매운탕에서 느낄 수 있는 비린내도 전혀 없어 더욱 맛깔스런 탕 맛을 즐기 수 있다. |
| 속이 꽉 찬 생선살에 매콤하면서 진한 국물이 입맛을 돋우는 쏘가리 매운탕과 함께 맛보는 윤기 자르르 흐르는 여주 쌀밥, 여기에 손으로 뚝뚝 떼어주는 수제비도 또 얼마나 쫄깃하던지! 둘이서 먹기에 차고도 넘칠 양을 순식간에 뚝딱 해치우고는 텅 빈 매운탕 그릇을 못내 아쉬운 눈으로 바라본다. 이곳에서는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이들을 위해 담백한 지리로도 탕을 끓여준다고 하니 외국인 관광객이나 어린이와 함께라면 이 또한 좋은 선택일 듯. |
| 배가 두둑하니 불러오니 그제야 창문을 통해 불어오는 강바람이 느껴진다. 여주 강변에 위치한 이곳은 낮에는 시원한 강바람을, 저녁에는 불그스레하게 물드는 강가의 풍경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어 풍광 좋은 자연속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한 한 때를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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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하루를 빛나게 할 그곳, 여주 |
| "여주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이라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륵사 관광지를 꼽지 않을까 싶다. 신륵사는 고려 때 나옹선사가 병이 깊었음에도 왕명을 받아 밀양 땅으로 가던 중 열반을 했다는 절집으로 보통 산속에 자리한 우리나라 사찰과 달리 유일하게 강가에 자리해 있어 멋스러움을 자아내는 곳이다. 유서 깊은 천년고찰답게 이곳에는 대리석으로 다듬은 석탑, 벽돌로 만들어진 다층 전답,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조사당 등의 보물과 화려한 극락전 등 유형문화재가 자리하고 있다. 또한 절의 마당 끝 강변에는 강월헌이라는 정자가 세워져 있는데 그곳에 서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남한강의 풍광 역시 '보물급'. |
| 남한강변에서 눈에 띄는 또 한가지는 바로 누런포를 돛에 달고 강위로 유유히 떠다니는 황포돛배다. 여주는 국토의 대동맥을 연결하는 한강의 상류 지류인 남한강을 끼고 있어 조선시대 중요한 수상교통 중심지였는데 당시 운행되던 황포돛배를 재현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운행하고 있다. 신륵사 건너편 강변유원지 나루터(031-887-2866)에서 출발해 신륵사, 얼굴바위, 강원헌, 여주대교, 영월루 등을 돌아오는데 30분의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남한강변의 아름다움과 옛 정취를 맛보기에 그만이다. |
| 신륵사에서 나오면 옆 쪽으로 여주세계생활도자관이 자리한다. '도자기' 하면 어쩐지 집에 모셔두고 봐야 할 것 같은 어려운 느낌을 갖게 하는데 이곳에서는 아프리카 원주민토기에서 도자타일 및 세라믹 나이프까지 다양한 생활도자기의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전시관 2층의 세라믹하우스III는 도자기 작품이나 세라믹 제품들을 실제 생활공간의 인테리어와 함께 배치해 놓아 현재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도자 제품들로 꾸며진 '도자의 집'을 만날 수 있다. 전시실 외에도 일반인과 전문가 모두 도예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과 어린이들을 위한 토야체험교실 등이 운영되고 있어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도자를 만들 기회도 얻을 수 있다. |
| 한편 5월 7일부터 25일까지 여주에서는 제20회 여주도자기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유명 도예작가들의 물레, 조각, 그림 시연 등 다양한 도자시연행사와 대학생 생활도자 공모전, 묵사 류주현 특별전 등 다양한 전시회가 마련되어 도자기를 만들어 전통가마에서 직접 구워볼 수 있는 자리도 준비되어 있어 온 가족이 흙과 함께 색다르면서 신나는 경험을 하기에 더없이 좋을 듯하다. |
| 서울에서 불과 1시간 거리지만 도심에서 벗어나 알찬 하루 여행 코스로 즐기기에 좋은 경기도 여주. 한양으로 가는 길손들이 잠시 쉬어가던 교통의 요지이기도 했던 이곳에서 우리도 잠시 복잡한 일상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는 건 어떨까? 수려한 풍광과 맛있는 먹을거리, 그리고 신나는 축제가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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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여주선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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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_031-884-2616 |
| 주소_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상리 201-28 |
| 가격_쏘가리 매운탕 4만원(小) ~ 8만원(大) |
| 찾아가는 길_여주군청 뒤편 강변도로에 위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