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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태국은 푸껫, 끄라비, 후아힌, 파타야 등 유명 휴양지가 많은 세계적인 여행지다. 때로는 이 점이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평소 사람 많고 북적이는 곳을 싫어하는 까칠한 성격인지라 신혼여행은 가능하면 조용하게 보내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평소 사람많고 북적이는 곳을 싫어하는 까칠한 성격인지라 신혼여행은 가능하면 조용하게 보내기로 약속한 휴식처로 잘 알려진 태국 남동부 해안, 시암만의 아름다운 휴양지 코사무이었다. 아직 개발이 덜 되어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는 최고의 신혼 여행지였다.
도착한 다음날, 코사무이가 자랑하는 6킬로미터 길이의 백사장 차웽 해변을 따라 레스토랑과 노천 바가 무리지어 있는 곳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시암만에서 잡아 온 해산물로 만든 맛있는 요리로 식사를 할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그러나 본격적
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얼마 전 할부로 구입한 고가의 DSLR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서 촬영을 하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고가의 장비를 구해야겠다는 일념에 미끄러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DSLR카메라를 구하려고 필사적으로 몸을 날렸고, 혼자 넘어지고만 아내는 토라진 채 숙소로 가 버렸다. 이후 '내가 카메라보다 못하냐'며 쀼루퉁해 있는 신부를 달래느라 생각지도 못한 지출(?)을 해야 했고, 선배들이 그렇게 누누이 강조했던 신혼생활의 주도권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뭐 어떠랴! 그래도 평생 기억에 남을 멋진 사진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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