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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이 되어야 베를린에서 활기를 띠는 곳이 있다. 알렉산더 광장 바로 옆 하케셔 마르크트 주변이다. 카페, 아기자기한 소품가게 그리고 전 세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레스토랑들이 가득한 이곳은 낮에는 관광객 및 쇼핑객들이, 밤이 되면 식도락가와 클러버들이 모여든다. 그랬던 이 주변이 언제부터인가 디자인으로도 각광받는 지역이 되었다. 자유분방함으로 대표되는 베를린의 분위기는 어떠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는지 하케셔 마르크트 주변의 디자인 숍에서 느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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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케셔 마르크트(Hackescher Markt) 역 앞의 광장에서 고개를 들면 역 뒤로 베를린의 상징인 알렉산더 광장의 텔레비전 송신탑이 보인다. 알렉산더 광장까지 걸어가도 될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주말이 되면 특히 쇼핑을 하는 관광객들로 무척 붐비는 곳이다. 흔히 베를린에서 ‘쇼핑’하면 명품거리인 쿠담이나 프리드리히 슈트라세(Friedrichstrasse)를 떠올리게 되지만, 하케셔 마르크트는 창의적이고 독특한 물건으로 베를린 여행을 기념하고픈 여행객들에게 꼭 추천할 만한 곳이다. 언제부터인가 하케셔 마르크트 주변에 베를린 출신 디자이너들의 재미있고 신기한 아이템이 즐비한 소품가게들이 하나 둘씩 생기더니, 관광객들에게도 이젠 필수 관광코스로 인식되고 있다.베를린 디자인 중심지인 하케셔 마르크트 주변은 크게 두 곳으로 구분이 되는데, 역에 내리자마자 맞은편에 보이는 하케셔 회페(Hackescher Höfe)와 옛날 곡물창고가 있던 자리라는 뜻에서 유래된 쇼이넨 피어텔(Scheu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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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viertel)이 바로 그것이다. 이곳의 거리를 지나다보면, 기성품 매장들 사이로 군데군데 간판은 없지만 특이한 디스플레이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숍이 많음을 알게 된다. 관광객도 많이 찾아오겠다, 마음만 먹으면 이것저것 매장에 많은 품목이 자리할 만도 한데, 그야말로 오로지 스니커즈만 팔고 있는 신발가게, 비즈 액세서리만 파는 가게 등 한 품목에 특화된 숍이 눈에 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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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케셔 회페는 여러 동의 건물들이 연결된 컴플렉스의 형태를 띠는데, 8개의 정원이 있는 이곳은 단일 건물로는 독일 최대의 면적을 자랑한다. 안에는 극장 및 갤러리, 부티크,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으며 하케셔 마르크트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건물이다. 이젠 베를린의 대표적인 디자인으로서 명물이 된 신호등맨, 암펠만의 디자인숍도 이곳 한쪽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다. 극장이 양옆으로 있는 내부로 들어오면 터키, 이집트 풍의 타일로 장식된 건물 외벽이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영화 관람객들 사이로 가이드 투어를 하는 단체 관광객들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저마다 건물을 올려다보며 셔터 누르기 바쁜 여행객들의 틈에 끼어 나도 그들처럼 사진을 찍어본다. 우리나라 같으면 오래된 건물을 이용하느니, 크고 근사한 멀티플렉스 극장을 짓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독일에는 이렇게 대학이든 관공서든 오래된 건물을 개조하여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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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케셔 회페가 자리한 로젠탈러 슈트라세(Rosenthalerstrasse)를 따라 동쪽으로 더 들어가다 보면 좌우로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한 좁은 골목길들이 늘어서 있다. 이 주변 일대를 이른 바 쇼이넨 피어텔이라 일컫는다. 베를린에 사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곳 토박이가 아니면 잘 알지 못하는 이곳은 과거 유태인 지구로도 알려져 있는데, 잡곡을 저장하던 창고(독일어로 쇼이네)가 있었던 데서 그 이름이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중세시대의 구시가지에 해당하는 이 일대는 지금 베를린 출신 디자이너들의 아지트로 각광받고 있다. 하케셔 회페처럼 한 건물 내에 숍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들끼리 여러 디자인숍을 묶어 광고하는 지도를 펴내거나, 손님이 찾는 물건이 있을만한 곳을 알고 있다면 사심 없이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모습에서 마치 과거 유럽의 상권을 쥐고 있었던 길드와 같은 인상을 받았다면 오해일까? 지나가다 쇼윈도에서 본 모자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아 들어갔던 숍의 주인도 의상 디자이너와 동업을 하는 모자 디자이너였으며, 이 일대에 지점이 두 개나 더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손님이 없어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참으로 조심스러웠으나 가게를 지키고 있던 주인아저씨에게 작업에 대한 여담을 덤으로 들을 수 있었던 한 소품가게는 오래된 옷감이 디자이너의 영감과 손길을 거쳐 다시 태어나는 곳이었다. 대개 이러한 숍들 내부에는 디자이너들의 작업실도 한쪽에 자리하고 있어 그들의 작업공간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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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은 그 규모로 보나 역사로 보나 독일 내에서도 가장 독일적이지 않은 도시라고 흔히들 말한다. 다양한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으며 바로 그것이 여타 독일의 도시들과 큰 차이를 주는 모양이다. 이 도시가 주는 자유분방함이 녹아있는 디자인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하케셔 마르크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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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 to get there 하케셔 마르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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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교통_S5, 7, 75, 9번 하커셔 마르크트(Hackescher Markt) 역 하차, 또는 U8번 바인마이스터(Weinmeister)역 하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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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_49-30-280-980-10 www.hackesche-hoef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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