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지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바라만 봐도 군침이 돌아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게 한다는 밥도둑 굴비. '도대체 얼마나 맛있기에?'하는 의문이 든다면 이번 주만, 굴비의 대명사로 불리는 영광 굴비를 찾아 영광으로 떠나길 권한다.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을 만큼 푸짐한 굴비 한정식에 백제불교가 시작됐다는 최초 도래지, 시원하게 뻗은 백수 해안도로, 그 길 끝에 자리한 갯벌에서의 즐거운 한 때까지, 상상했던 그 이상의 행복을 맛보게 될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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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비, 꼭 영광이어야만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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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 굴비는 예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른 귀한 음식으로 그 역사는 고려시대를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인종 때 영광으로 유배를 온 척신이자겸이 조기 맛에 반해 왕에게 이를 진상하고자 했는데 영광에서 서울까지 어떻게 이 맛을 보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소금에 간을 해서 햇볕에 말렸다. 그리고 말린 조기를 진상하면서 임금에 대한 충정과 함께 그럼에도 자신의 옮은 뜻을 '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굴비(屈非)'라 명명한 데서 유래한 것. |
| 과거에 법성포 앞 칠산 바다는 조기로 넘쳐났다. 추자도나 흑산도 해역에서 겨울을 나고 북상한 조기들이 칠산 바다에 이르러 알을 낳았기 때문이다. 조기 중에서도 산란 직전의 조기가 가장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좋아 법성포는 이때가 되면 무척 분주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해안의 융기현상으로 토사가 메워져 바닷물이 법성포항까지 들어오지 못할 뿐 아니라 칠산 바다에 이르기 전에 모두 포획되어 버려 법성포에서 조기를 만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영광 굴비는 어디서 온 것일까? 영광 사람들은 조기를 칠산 바다에서 잡았든, 그렇지않든 영광에서 말리면 모두 '영광 굴비'가 된다고 말한다. 이 무슨 궤변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900년 굴비 역사가 농축된 영광 천일염을 이용한 독특한 염장법과 조기를 말리는 데 알맞은 온도와 습도, 여기에 서해에서 불어오는 하늬바람이 만나야 진정한 '명품 굴비'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
| 법성포구에 줄줄이 엮어놓은 굴비와 포구 앞으로 넓게 펼쳐진 갯벌, 그 위에 정박한 작은 배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으려니 슬슬 배가고파온다. 드디어 영광 굴비를 맛볼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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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도둑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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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성포에 들어서자 과연 '굴비의 고장' 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길가에 빼곡히 '굴비'라는 간판을 내건 가게들이 즐비하다. 얼핏 봐도 300여 개는 족히 되어 보이는데 대부분 굴비를 판매하는 상점. 의외로 굴비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지 않으며 대부분 4인 상을 기준으로 하므로 사전에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20여 곳의 굴비 한정식 집가운데 찾아간 곳은 법성포구를 바라보고 자리한 '명가어찬' 이다. 문을 연지 올해로 6년째인 명가어찬은 다른 굴비 한정식 집에 비하면 후발주자이지만 명품 영광 굴비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 자리를 잡고 앉자 "한 상 준비해 드릴까요?" 라는 말로 상차림이 시작된다. 사전에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래도 굴비와 열댓 가지 반찬이겠거니 했는데 테이블 저 끝에서부터 반찬을 올려놓는 품새가 심상찮다. 나물, 파무침, 샐러드, 미역냉국, 김치 등 기본반찬을 시작으로 사람 수대로 구운 굴비와 굴비전, 굴비찜, 고추장 굴비, 조기 매운탕 등 굴비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의 총 집합이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육회, 광어회 ,전, 게장, 새우튀김, 갈비구이, 홍어찜, 홍어회와 또 다른 밥도둑 간장게장까지(그것도 한 마리 통째로!), 무려 30여 가지 반찬이 상을 가득 메운 모습에 입이 쩍 벌어진다. 입금님 수라상인들 이보다 푸짐하랴? |
| 노릇노릇 구워진 굴비 한 마리를 집어 양손으로 잡고 반으로 툭 자른다. 그 안에서 튀어나온 흰 살점을똑 떼어내 밥 위에 얹어 입 안에 넣는 순간, 짭조름하면서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맛에 왜 밥도둑이라는 별칭이 붙었는지, 그 옛날 자린고비는 어째서 천장에 매달아 둔 굴비를 두 번만 쳐다봐도 호통을 쳤는지 그 이유가 명쾌해진다. 굴비도 굴비지만 전라도 손맛이 배인 수십 가지의 반찬을 맛보느라 젓가락을 든 손이 쉴 틈이 없다. 굴비를 얹어 한 숟가락, 반찬을 얹어 또 한 숟가락, 그러는 사이에 어느새 수북이 퍼담은 밥 한 그릇을 몽땅 비우고 있었다. 미처 비우지 못한 맛깔스런 반찬은 포장해서 가져갈 수 있도록 비닐팩을 준비하고 있으니 배불리 먹고 집에 가서 또 한 상 차려보는 건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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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을 빛나게 하는 다양한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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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비의 고장인 법성포는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인도 간다라 지방(지금의 파키스탄 지역)의 승려 마라난타가 첫발을 내디딘 곳이기도 하다. '법성포'라는 지명 역시 '성인이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뜻이라고. |
| 법성포 한쪽 언덕에 자리한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는 서기 384년, 백제 침류왕 원년에 마라난타가 중국을 거쳐 바닷길을 통해 영광 법성포에 당도한 후 불교를 전파했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간다라 양식의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마치 인도에 온 것처럼 간다라 풍으로 꾸며진 입구로 들어서면 팔각정 너머로 마라난타가 물길을 따라 들어왔을 법성포항이 펼쳐지고 그 옆으로는 계단 위에 서있는 24미터 높이의 사면대불상이 자리한다. 사면대불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수는 총 108개. 계단 중간지점의 부용루에는 가로 2미터, 세로 3미터 크기의 23면의 화강암에 새겨진 부처의 일대기를 볼 수 있다. 입구의 왼쪽에는 간다라 양식의 탑원이 자리하며 그 옆의 간다라유물관에는 간다라 불상, 동전, 청동잔, 스투파 등 인도에서 기증받거나 구입한 130여 종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
|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를 둘러본 후 백수 해안도로의 이정표를 따라 달려보자. 영광군 백수읍에서 염산면까지 17킬로미터 남짓 이어지는 백수 해안도로는 '2006년 한국의 아름다운 도로 100선' 중 9위를 차지했을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 백수 해안도로에서 가장 전망이 탁월한 곳은 '칠산정' 이라는 팔각정자가 자리한 해안 전망대와 '금강산 가는길' 이라는 식당 옆 해안공원으로 칠산정 옆에는 '건강 365'라는 이름의 계단이 바닷가 앞까지 나 있어 일렁이는 파도와 갯바위의 풍경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해안도로 절벽 아래로는 아이를 업고 앉은 모습의 '모자바위'와 '거북바위' 등 기이한 형상의 기암바위들이 저마다 특색 있는 모양을 드러내며 200년 전통의 해수찜을 체험할 수 있는 석구미마을과 영화 '마파도' 촬영지로 유명한 동백마을,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노을 전시관 등 해안도로 곳곳에 자리한 볼거리들이 드라이브에 재미를 더한다. |
| 해안도로 끝자락에서 만나는 염산면 두우리 갯벌의 갯벌 체험을 즐기기에 좋다. 바닷물이 빠지고 나면 펼쳐지는 이곳은 서해안 지방에서도 손꼽히는 드넓은 갯벌지대로 해안선에 따라 단단한 모래와 발이 푹푹 빠지는 개펄이 섞여 나타나 호미를 이용해 백합과 맛조개를 잡을 수 있는 갯벌 체험과 더불어 시속 70킬로미터로 달리는 짜릿한 갯벌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
| 짭조름한 맛이 일품인 영광 굴비로 밥 한 그릇 배불리 먹은 뒤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를 지나 바다를 끼고 달리는 신나는 드라이브, 그리고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끊이지 않는 갯벌 체험까지. 이 풍성한 하루는 온종일 내리쬐던 태양이 바다속으로 사라지면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으로 마무리된다. 온 가족이 일상을 벗어나 여유와 자연을 찾아 떠나는 8월, 영광 땅의 풍족한 영광을 누려보는 건 어떨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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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명가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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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_061-356-1313 |
| 주소_전라남도 영광군 법성면 법성리 650-28 |
| 영업시간_오전 9시~오후 9시 |
| 가격_스페셜정식 20만원, 명가어찬특정식 12만원, 명가어찬정식 8만원(4인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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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길_서해안고속도로에서 영광IC로 빠지면 법성포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법성포항 굴비 거리의 초입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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