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IT관련 박람회에 참여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출장을 갔었다. 사막에 세워진 도시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했다. 도착한 다음 날부터 박람회가 시작된다기에 우선 라스베이거스 관광을 나섰다. 유명한 쇼를 구경한 후, 가족들 선물을 사려고 예쁜 가게에 들어가 심플한 폴로티를 집어드는데 한 금발 남자가 스치듯 지나가며 내게 귓속말을 했다. "It is rated high!" 난 후다닥 그를 따라 나왔다. 하마터면 바가지를 쓸 뻔했다.
고마운 마음에 나는 그에게 맥주 한 잔을 사겠다고 했고, 곧 오랜 친구처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눴다. 그 친구의 이름은 마이클이었다. 그는 잠시 후 애인이 올 테니 그만 일어나자고 했다. 내가 호기심에 애인을 보여달라고 하자 마이클은 흔쾌히 동의했다. 잠시 후 마이클이 "달링!" 하며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었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마이클의 애인이라는 키 큰 남자가 서 있었다. 마이클은 곧 그의 애인에게 다가가 키스를 했다. 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마이클의 애인과 악수를 한 후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진지하고 다정해 보였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선입견' 에 대해 곱씹어 보았다. 미리 마이클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선입견이 내 눈을 가려 분명 그를 다르게 보았을 것이다. 그날 이후 나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괜한 선입견 때문에 마이클과 같은 좋은 친구를 놓치게 되면 큰손해니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