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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8년 09월호] 대륙분류 : [북아메리카] 국가분류 : [캐나다] 도시분류 : [퀘벡]
기사제목
[OUTFIELD] 퀘벡의 빛나는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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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원래 그곳에 있었다. 조용히 흐르기만 하는 세인트로렌스 강이 한눈에 굽어보이는 퀘벡 시티 올드타운의 중심에 우뚝 솟은 성, 샤토 프랑트낙은 그 자리에서 100여 년을 보냈다. 낡아가지만, 그만큼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을 덧입은 성은 어느덧 퀘벡을 상징하는 최고의 건축물로 변신하기에 이르렀다. |
 중세풍의 화려하고 웅장한 아름다움을 가진 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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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를 경유해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 안. 장거리 비행을 즐기는 가장 재미있는 방법은 역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의 긴 시간 동안, 꼼짝없이 나란히 앉아 있어야 하는데 옆사람과 소 닭 보듯 하며 데면데면하기도 힘든 일이다. 도쿄에서 토론토까지 12시간을 함께 날았던 캐네디언 노부부는 은퇴 후 2년에 한번씩 여행을 하는데, 이번에는 태국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그들은 내 여행의 목적과 데스티네이션을 물어왔고, 출장차 퀘벡에 가는 길이라 하자 노부부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눈에서 금방이라도 하트가 뿜어져 나올 듯한 기세로 감격한 채 ‘뷰티풀’과 ‘러블리’를 연발하며, 퀘벡을 여행했었는데 아주 아름다운 도시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잠시 졸다가 깨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퀘벡에 대한 기사를 찾았다며 읽고 있던 잡지를 내미셨고, 펼쳐진 페이지에는 절벽 위에서 프티 샹플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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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tit Champlain)의 아기자기한 거리를 내려다보듯 위풍당당하게 선 샤토 프랑트낙 호텔(Château Frontenac Hotel)의 사진이 페이지 가득 담겨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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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벡의 상징, 샤토 프랑트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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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퀘벡 주의 주도이자, 북미의 유일한 성곽 도시인 퀘벡시티(Quebec City)는 어느덧 400년이나 되는 역사를 가졌지만 캐나다의 여느 도시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초기에 프랑스인들이 몰려와 도시의 기반을 다진 탓에 지금도 퀘벡에서는 영어보다 불어가 더 많이 쓰이고, 거리의 건축물이나 풍속 역시 캐나다보다는 유럽과 더 가까운 듯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유럽의 분위기도 아닌 이곳은 캐나다에도 유럽에도 속하지 않는 퀘벡만의 퀘벡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
| 이런 퀘벡 시티를 대표하는 건물이 캐나다 최고의 호텔 체인인 페어몬트(Fairmont) 계열의 샤토 프랑트낙 호텔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퀘벡을 알리는 대부분의 홍보물 표지를 장식하는 샤토 프랑트낙은 퀘벡시티 내에서도 지극히 퀘벡스러운 올드 타운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우뚝 솟아 있는데, 검붉은 빛을 띠는 호텔 건물과 푸르게 빛나는 청동 지붕이 무척 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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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이다. 어릴 적에 상상하던 왕자와 공주가 사는 화려하고 웅장한 성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그리 높지 않은 주변 건물들에 비해 유독 우뚝 솟은 지라 올드 타운의 어디에서나 그 푸른 지붕이 눈에 들어오는 샤토 프랑트낙은 퀘벡시티에서 가장 비싸고 고급스러운 호텔로 꼽힌다. 하지만 호텔이기에 앞서 중세풍의 화려하고 웅장한 외관 때문에 긴 이름은 생략하고 그저 ‘성(Castle)’으로도 통하기도 하고, 퀘벡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호텔로서는 드물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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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벡의 새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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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이 살던 땅에 지금의 퀘벡으로의 기틀이 다져지기 시작한 것은 정확하게 400년 전인 1608년, 프랑스인 탐험가 사무엘 샹플랭(Samuel de Champlain)이 최초의 유럽식 건물을 지으면서부터였다. 이후 프랑스인들이 건너와 정착하면서 퀘벡땅에 제2의 프랑스인 뉴프랑스가 생겨났고 이후 영국에 점령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이었던 뉴프랑스의 후손들이 남아 지금의 퀘벡에 이르렀다. 샹플랭이 처음 퀘벡을 일구긴 했으나, 초기 뉴프랑스의 총독이었던 프랑트낙(Louis de Busade, Frontenac)이 인근의 영토를 차지하고 있던 영국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않았다면 아마 퀘벡에 프랑스 문화의 싹이 트지는 않았을 것이다. 퀘벡의 상징인 샤토 프랑트낙 호텔의 이름 역시, 프랑스인들이 터를 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입지를 마련한 프랑트낙 총독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세인트로렌스 강에서 그리 멀지 않은 절벽, 캡 디아망(Cap Diamant)에 초기 정착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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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본거지가 세워졌던 탓에 지금의 호텔이 서 있는 위치나 인근의 광장, 전망대 등의 부지는 모두 프랑트낙의 소유였다. 퀘벡 시티에서 성 안으로 들어오는 시타델의 아치형 성문에 역시 프랑트낙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지금의 샤토 프랑트낙 호텔이 건설된 것은 이제 100년이 조금 넘는다. 19세기 후반, 캐나다 철도회사인 캐네디언 퍼시픽 레일웨이(C.P.R)의 매니저 윌리엄 반 혼(William Van Horne)은 호텔을 철도 여행자들이 잠시 묵어갈 수 있도록 호텔을 짓기 시작했다. 몬트리얼의 윈저역(Windsor Statoin)을 디자인한 뉴욕의 건축가 브루스 프라이스(Bruce Price)에게 호텔 공사를 맡기면서 중세 르네상스 풍의 건물을 짓도록 주문한다. 1893년에 강이 바라보이는 리버뷰 건물을 처음 완성한 이후, 오늘날 웅장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성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점차 확장해가면서 1993년에까지 성의 증축은 계속되며 지금은 618개의 방과 18층으로 우뚝 솟은 건물 중앙의 타워까지 갖춘 큰 호텔이자 퀘벡시티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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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이상의 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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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걸쳐 증축을 거듭하는 동안 규모가 커지기도 했고, 중세 프랑스의 고성을 연상시키는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로 인해 캐나다에서 가장 사랑받는 호텔 중 하나로 손꼽히는 샤토 프랑트낙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더욱 의미 있는 장소가 되었다. 그저 가격이 비싼 고급 숙박시설인 호텔이 아니라 퀘벡의 문화와 역사를 구성하는 한 축으로 인정받으며 호텔 투어 프로그램까지 생겨났다. 호텔의 역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가이드와 함께 50여 분간 곳곳을 둘러보며 퀘벡과 함께 하는 호텔의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고, 그동안 이곳을 거친 수없이 많은 저명인사들과 그들이 남긴 다양한 에피소드는 덤으로 들을 수 있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앞에서 제로 포인트를 밟으면 다시 파리에 오게 된다는 이야기처럼 사랑하는 연인이 함께 중앙계단을 내려오면 절대로 헤어지지 않고, 언젠가 다시 이 호텔을 찾게 된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전부 믿지 않는다하더라도 한 번쯤 붉은 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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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펫이 깔린 계단을 우아하게 걸어내려 오는 것도 퀘벡을 회상하는 색다를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
| 사실 호텔의 시설만 보자면 샤토 프랑트낙보다 더 화려하고 세련된 최고급 호텔은 퀘벡에도 얼마든지 있다. 웅장한 건물의 모양새나 화려한 로비에 비하면 좁고 어두운 편인 객실에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샤토 프랑트낙이 최고의 호텔로 평가받는 이유는 오랜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뿐 아니라 캐나다 내의 유서 깊은 호텔들은 유적지로 간주되어 함부로 개보수를 하거나 가구를 교체하는 것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어 어찌 보면 호텔의 고색창연한 멋 그대로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샤토 프랑트낙을 다녀간 인물들의 리스트도 쟁쟁하다. 조지 4세, 엘리자베스 여왕, 모나코의 그레이스 공주, 앤드류 왕자,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 등을 비롯해 사라 퍼거슨,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몽고메리 클리프트, 안소니 퀸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저명인사들의 방문으로 샤토 프랑트낙의 명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반세기 전, 1944년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과 처칠 영국 수상, 캐나다의 맥켄지 킹 수상이 회담을 가지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결정했던 장소로 알려지며 세계의 역사 한 부분으로 남기에 이르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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