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는 육체의 율동적인 예술 활동. 백과사전에서 찾아본 댄스, 우리나라 말로 무용의 정의다. 여름이 주춤거리는 어스름한 저녁 시간에 사방으로 열린 야외 공간에서 맞이하는 댄스 페스티벌. 이것이야말로 시간과 공간 속에 어우러진 진정한 댄스 페스티벌이 아닌가 싶다. 편한 옷차림과 편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화려한 댄스페스티벌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당신을 찾아간다.대전 시립 미술관의 시원한 야외 분수대 위에서 막을 올린 대전 시립 무용단의 ‘한여름 밤 댄스 페스티벌’이 올해 들어 9회를 맞이했다. 1985년에 창설된 대전 시립 무용단은 주기적으로 열린 공연을 많이 하여 대전의 공연 문화를 한층 높여준다. 시립 무용단의 댄스페스티벌 공지 자료에 적혀 있는 ‘찾아가는 공연’이라는 말 그대로 대전 시민들에게 먼저 한발 다가가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공연 취지를 엿볼 수 있다. 취재하러 간 날은 최선 무용단의 창작무용 공연이 있는 날로 야외 분수대 무대에 화려한 의상의 무용단원들이 등장할 때마다 관객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1부는 소고와 북 놀이로 풍물놀이에 흥겨운 안무를 곁들인 신바람 나는 무대를 보여주었다. 둥둥 울리는 북소리가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리면서 광장 한쪽에서 레포츠를 즐기던 사람들도 소리를 듣고 페스티벌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자리를 깔고 편안히 앉은 사람들,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은 사람들, 자전거를 끌고 급하게 온 사람들. 형식도 없고 드레스 코드도 없는 편안한 관람 분위기와 대중성을 고려한 무겁지 않은 작품의 주제가 잘 어우러진다.

 페스티벌 2부의 말없이 피는 꽃이라는 작품에서는 검은 의상을 입은 모던한 느낌의 무용단원들이 희망의 공간으로 향하는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검은 스커트 속에 숨겨진 화려한 색의 스커트가 무용수들의 턴에 맞춰 너울너울 춤을 추었다. 무대 바로 밑 분수대 물결에 단원들의 몸짓과 무대 의상이 다양한 빛깔로 출렁거렸다. 그 출렁임은 마치 더운 날씨에 신기루를 보는 듯 더없이 아름다워 무대 연출 효과까지 더했다.

중간의 자투리 타임을 이용한 깜짝 마술쇼에서는 어린 관객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는데 갖가지 돈을 이용한 마술과 물을 이용한 마술이 댄스 페스티벌을 숨죽이고 관람하던 관람객에게 잠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곧 이은 3부 무대에서는 Happy Birthday라는 주제로, 실제 무대에 생일 파티 선물 꾸러미가 등장해 생일 파티가 벌어졌다. 댄스라기보다는 마치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찰나, 무대 위에서 폭죽이 터졌다. 일순간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닌 실제 생일 파티에 참석한 것처럼 파티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했다. 어쩌면 이런 것이 댄스계의 크로스 오버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처럼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몸짓, 그리고 한데 어우러진 단체 댄스. 댄스와 연극이 합쳐진 것 같은 색다른 작품을 끝으로 화려한 댄스 페스티벌이 막을 내렸다.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페스티벌은 절정에서 아쉽게 끝이 났다. 꽃다발을 든 사람들은 공연 끝난 무용 단원들을 찾아 발길이 바빠지고 나는 불이 꺼진 공연장 주변을 한가로이 산책했다. 유난히 건물과 아파트가 많은 도심지 한복판에 잠시 숨을 돌릴 여유를 주는 시원한 야외 분수대. 그리고 편안한 토요일 저녁의 댄스 페스티벌. 편안한 시간과 편안한 공간 속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진 한여름 밤 댄스 페스티벌이야말로 도심 속, 문화 속 오아시스가 아닐까.

how to get there 댄스 페스티벌

승 용 차_유성IC-대전정부청사 방면-만년4거리-평송청소년 수련원-대전시립미술관

대중교통_대전역에서 750, 704-1 버스 이용, 지하철 정부대전청사 역 하차

문의_042-602-3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