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마다 가을이 가득한 순창 고추장 마을 Jeonbuk

치열했던 지난 여름의 더위를 뒤로하고, 어느새 우리들 앞으로 성큼 가을이 다가왔다. 높아진 푸른 하늘과 울긋불긋해진 낙엽 그리고 어느 집 앞마당에 한가득 널어놓은 고추까지 가을이 물씬하다. 가을이 깊어가는 시월, 지금 순창의 전통 고추장 마을에선 항아리마다 가득가득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고추는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지만, 고추장의 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매콤한 떡볶이와 낙지볶음 뿐 아니라 입맛 없을 때 참기름과 고추장만 넣고 비벼먹어도 거뜬히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순창 고추장은 말만 들어도 입에 침이 괴는 느낌이 든다.순창 고추장 마을 초입부터 연신 관광버스들이 고추장마을 입구에 들어서고 있고, 기대와 설렘에 찬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한바탕 이어진다. 순창의 전통 고추장 민속마을은 유명한 순창고추장의 전통을 고수하고, 유통과 판매를 현대하기 위해 순창군에서 1997년 조성한 곳이다. 전체가 한옥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장류 연구소와, 체험관까지 자리하고 있다.
길옆에 길게 늘어선 집들은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각기 다른 장맛을 볼 수 있다. 또한, 고추장을 사지 않아도 시원한 동동주와 맛있는 식혜 한 사발을 권하는 넉넉한 인심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마을 안의 어느 집을 들어서든 마당에 쭉 늘어선 항아리도 인상적이다. 빼곡히 서있는 항아리 마다마다에 한가득 고추장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하니 그 분들의 노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 앙증맞게 처마 아래 달린 주먹만한 메주의 모습도 앙증맞다.
한참 마을 여기저기를 살피다보니 마을 위쪽에 자리 잡은 장류체험관이 눈에 들어온다. 들어서는 계단부터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인형들이 절구를 찧고, 고추장 만드는 과정을 재현해 놓았다. 이곳에서는 직접 순창고추장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체험이 끝난 후 자신이 만든 고추장을 갖고 갈수도 있다. 숙박도 가능하지만 사전에 꼭 예약해야 한다고 한다. 체험관을 빠져나와 길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마을 입구의 길 건너편에 있는 장류 박물관이 멀리 보인다. 순창 장류 박물관은 우리나라에선 최초로 장류를 테마로 조성된 박물관이라고 한다. 현대식 건물로 단장된 박물관 안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고추가 비교 전시되어 있고, 콩에서 메주로 메주에서 고추장으로 만들어지는 과정들이 시청각 자료와 함께 전시되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싶다.
옛날 장 담그는 날이면, 온 동네가 분주했었을 모습을 떠올려보니 순창의 고추장 마을이 더욱더 정겹게 다가온다. 이 곳 순창엔 그동안 잊고 살았었던 우리들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반갑다. 점점 깊어가는 가을! 우리들의 과거를 보고 싶다면 한번쯤 순창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How to get there
승용차 호남 고속도로-태인IC-30번국도-임실-27번국도-순창
대중교통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순창(3시간30분소요)
문의 고추장마을(063)653-0703
     장류체험관(063)650-1813 (www.jangha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