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관문, 시티게이트 호텔 Gateway of Hong Kong

홍콩의 시티게이트(Citygate)호텔. 해석하면 홍콩의 관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노보텔시티게이트는 위치와 동서양의 문화가 적절히 배치된 조화로운 인테리어, 소소한 것에서부터 이루어지는 배려, 아름다운 풍경까지 홍콩의 관문에 걸맞는 곳이다.     

 동서양의 조화된 인테리어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회전문을 통해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그 규모와 화려한 인테리어에 압도당한다. 회전문 높이만 4.8미터, 로비의 높이는 무려 7미터에 달해 무서화된 수치만으로 충분한 느낌을 전하기 힘들 정도다. 뭐든 거대한 중국이 아니라면 만날 수 없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압도당하면서도 동시에 편안함을 있는 수 있는 것은 군더더기 없는 장식의 미니멀한 인테리어 덕분이다. 거대한 대리석 기둥은 베이지색이고, 흰색과 갈색의 조화가 편안하다. 동서양의 문화를 잘 조화시킨 디자인이 아닌가 싶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천장 샹들리에가 서로 몸을 부딪히는 소리가 달랑거리며 귓가를 간질이고, 세련된 옷차림의 호텔 직원이 웃으며 고개 숙여 인사한다.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걸 보니 이곳에는 서양보다 동양적인 요소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객실에서는 근처의 옹핑 360 스카이 레일(케이블카)과 홍콩 국제공항의 모습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유리 소재를 많이 사용한 구조라 마치 파노라마를 펼쳐놓은 듯한 풍경이다. 적당한 조도의 조명과 차분한 베이지톤의 벽지까지 어우러져, 방 역시 하나의 풍경 안에 녹아든다. 특히 벽이 별로 없는 구조가 인상적인데, 호장실과 방 사이에 벽이 아닌 유리로 경계를 나누고 있어 목욕을 하면서 창 밖의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내부와 외부가 확실하게 분리되지 않은 조화로운 인테리어 역시 동양 특유의 느낌을 풍긴다.
 TV를 켜자 내 이름과 함께 환영의 메시지가 뜬다. 물론 투숙객 모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겠지만, 투숙객 모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전화기는 무선이라 방 안 곳곳에서 받을 수 있고, 다리미와 커피메이커에 세계 어느나라의 전자제품과도 호환이 가능한 멀티플러그까지 비치되어 있다. 지금까지 다른 호텔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멀티플러그가 반갑다. 그 외에도 방 곳곳에서 섬세한 배려가 느껴진다.
옛날 중국 고사에서 만날 수 있는, 자기 집에 온 손님에게 ‘자신의 집인 것처럼 편안하게 쓰라’ 고 말하는 집주인을 만난 기분까지 든다.

 홍콩에서 만나는 지중해

노보텔시티게이트 최고의 장점은 그 접근성에 있다. 공항에서 고작 5분, 시내에서도 30분이면 닿을 수 있어 곳곳에 유니폼을 입은 항공사 승무원들의 모습도 보인다. 스톱오버를 하는 관광객들과 승무원들이 많이 묵어가기 때문이란다. 로비 옆으로 보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싸고 다양한 물건들이 많기로 유명한 시티게이트 아울렛과 MTR통총역(Tung Chung Station)을 만날 수 있는데, 역에서 MTR로 15분 정도 이동하면 홍콩 디즈니랜드에 도착한다고 한다. 걸어서 5분이면 옹핑 스카이 레일을 타고 갈 수도 있다. 노보텔시티게이트에는 다양한 식당이 있다. 레스토랑의 중심부에 주방을 두어, 요리사들이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전세계의 음식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뷔페 식당 에센스, 로비 정면에 위치하고 있는 세련된 재즈바 안단테와 달콤한 디저트와 수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는 모카토까지. 하지만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지중해풍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올레아(Olea)다. 올레아는 지중해 요리의 근가이 되며 요새 웰빙 푸드로 각광받고 있는 올리브의 라틴어 표기로, 이 식당의 상징이다. 식전에 마늘과 올리브를 바로 갈아 올리브유와 함께 주는데, 같이 주는 갓 구운 빵에 얹어 먹으면 상큼하게 입맛을 돋우어준다.
 날이 좋으면 이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것도 분위기 있겠지만 이곳의 실내 역시 놓치기 아깝다. 높은 천장과 오픈된 주방 그리고, 레스토랑의 로고를 담은 오렌지색의 독특한 조명과 조화, 넓은 간격을 두고 배치한 테이블과 삼면이 트여 여유로운 공간이기 때문이다. 메뉴는 파스타나 리조토, 화덕에서 구운 피자 등으로 소스나 면의 종류, 익힌 정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특히 그라파(Grappa)크림 안에 토마토와 신선한 랍스터를 넣은 스파게티와 눈앞에서 커다란 파마산 치즈 덩어리 속에 넣고 치즈를 버무려주는 버섯 리조토는 꼭 한 번 맛보라고 권해주는 싶을 정도. 어디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진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