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람들, 이미공고 아티스트 Rwanda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예술작품이 있다. 비록 단순한 지그재그 문양이나 체크무늬들이 반복되는 형태이지만 색감과 촉감이 너무나 마음에 드는 벽걸이다. 길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예술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다.

이미공고(Imigongo)의 원산지인 냐카림비(Nyakarimbi)는 르완다의 동남쪽 끝에 있고 주위의 큰 도시로는 키붕고(Kibungo)가 있다. 키붕고는 국경에 있는 도시 중에 가장 큰 도시로 키갈리로부터 10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키갈리 시내에서 루소모 국경행 버스를 타고 여행을 시작했다. 세 시간여 지났을까, 드디어 냐카림비에 도착했다. 냐카림비에 들어서자 갑자기 강한 바람과 비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르완다에서 흔하지 않은 비바람이었다. 그래서 결국 다음 도착지였던 루소모 국경을 먼저 방문하기로 하고, 계속 버스를 타고 갔다.
한 시간여 더 가자 드디어 루소모가 나왔다. 국경에 도착하니 구멍가게들이 줄줄이 있었는데 안쪽으로 보이는 생수의 상표가 달랐다. 아무래도 국경 근처이다 보니 탄자니아에서 들어오는 물이 더 싸서 갖춰 둔 것 같다. 더 가니 가게들 대신, 큰 트레일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르완다는 내륙국가이기 때문에 모든 수입품들이 케냐나 탄자니아로부터 트레일러 트럭을 통해서 들어온다. 트레일러에서 나는 비릿한 생선냄새를 맡으며 조금 더 가자 국경수비대와 관청이 나왔다.
루소모 국경에는 유명한 폭포가 하나 있는데, 물이 아카게라 강에서 내려오다가 국경에 있는 다리 밑에서 큰 폭포를 형성한다. 오늘은 비가 많이 와서인지 흙탕물이 한가득 내려와 장관을 형성했다. 이 루소모 폭포는 1994년 대학살 당시 뉴스를 통해 많이 알려졌다. 아래의 폭포에는 학살의 시체들이 떠다니는 사이, 다리 위에서는 피난민들이 탄자니아로 떠나는 처참한 모습이 방송되었다는데 다행히도 지금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다리 위에서 어느 자매를 만났다. 탄자니아 쪽 다리 근처에 산다는 아이들, 나이가 어린대도 킨야르완다와 키스와힐리를 모두 구사할 줄 알았다.
아쉬움을 잠시 접어두고 시간이 촉박해, 다시 냐카림비로 돌아왔다. 우리가 찾는 이미공고의 원산지인 카키라 쿠퍼레이티브(Kakira Cooperative)는 냐카림비에서 2킬로미터 정도 루소모 쪽으로 떨어져 있다. 버스에서 내려서 로컬 택시인 자전거를 타야 갈 수 있다.

카키라에 들어가자마자 여인들이 이미공고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소똥을 나무판에 붙이는 사람도 있었고, 그 위에 칠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공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 이미공고는 9세기 초, 카키라 왕자가 자신의 집 내부 인테리어를 위해서 사람들을 시켜 만든 것이 시초라고 한다. 그 후, 최근에 들어서 루소모 디스트릭트 여성 연합회가 능력을 인정받고자 모여서 같이 발전시키기 시작했고, 1994년에 남편을 잃은 여성들이 다시 시작해 2001년부터는 그들의 일에서 많은 이득을 얻기 시작하고 있단다.
바로 그 옆에는 완성된 작품들이 팔리고 있었다. 작품의 종류는 크기별로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책만 한 것부터 벽만 한 것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또한, 단순한 무늬의 단색과 복잡한 무늬의 다채색의 이미공고들이 있었는데, 가격의 차이가 상당했다. 마음 같아서는 다채색의 벽만 한 이미공고를 사고 싶었지만, 가격도 만만치 않았고, 들고 갈 수도 없어서 작은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미공고를 만드는 과정은 소똥을 나무에 붙여 말려서 각종 재료로 만든 천연색소 페인트를 여러 번 덧칠한다. 천연색 페인트는 검정, 하양, 그리고 빨간색들이 있는데, 하얀색은 고령토에서 빨간색은 황토에서, 그리고 밝게 빛나는 검은색은 알로에의 수액과 바나나 껍질로 만든 재를 섞어서 만든다고 한다.
옆 건물로 가니 실제로 여러 여인네가 옹기종기 앉아서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물어보니 상관없다고 한다. 얼마나 일했느냐고 하니 7년 정도 일했다고 한다. 이곳에 과연 많은 손님이 와서 사갈까 혼자서 고민해 봤지만, 작품의 가격이 아주 싸지는 않은 걸로 봐서 괜찮은 직업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작품은 단순하지만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러한 작품이다.

How to get there 카키라 쿠퍼레이티브, 루수모
가 는 길 키갈리 시내나 냐부고고 버스정류장에서 루소모 행 버스 탑승
         키갈리에서 키갈리 공항을 지나 북쪽 방향 키붕고(Kibungo)행 도로 이용
문    의 +250-573-396(르완다관광청) www.rwandatouris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