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tori's Old times

동해를 건너간 한반도의 숨결
동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일본. 먼 옛날, 한반도에서 흘러 들어간 생활문화는 그대로 일본인들의 생활속에 깊이 자리하게 되었고, 그 유적들은 돗토리현에서 발견된 야요이 유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돗토리현의 곳곳에서 발견되는 유물과 그것들을 보존하는 박물관들을 돌아보면서 옛 일본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짐작하게 한다. 서민의 풍요로움이 배어있는 소박한 집기들과 과학적이기까지 한 주거형태, 그리고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려했던 장치들까지 발전한 생활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돗토리현에서 여전히 발굴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야요이 시대의 문화유적을 보면 우리의 생활과 아주 가깝게 있어서 친근하기까지 하다. 이 시대 유적의 주요 발굴현장인 아오야의 가미지치유적과 요나고 인근의 무키반다 유적이 돗토리현의 대표적인 유적이기도 하다.

아오야가미지치유적은 야요이의 박물관
돗토리시와 요나고시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아오야정에는 비교적 원래의 상태가 잘 보존된 야요이시대의 문화유적이 발굴되고 있다. 대부분 야요이 시대의 취락형태를 보여주는 유적이 많은 편이다. 이들이 비교적 발달된 문화를 갖고 있었다는 것은 집터에서 새삼 느끼게 되는데, 집을 지을 때도 땅을 일구어 경지정리를 했고, 기둥을 세우기 위해 지상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덩이를 팠던 형태는 과학적이고도 발전된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 약 18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집터의 흔적은 당시 어떻게, 어떤 형태의 집을 짓고 살았는지 짐작케 한다. 또한 농경사회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으로는 수로를 볼 수 있는데, 물을 확보하기 위한 도랑을 만듦에 있어서도 저지대에 수많은 말뚝을 박아 물을 끌어 들였던 흔적은 발전된 농경사회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농사를 지을 때도 논두렁을 갖춰 일정한 구획을 했고, 주요 수로에서 다른 몇 개의 수로를 연결해 물을 나누어 사용했던 점은 당시의 문화수준을 고려해도 대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이 무엇을 먹었는지에 대한 유적도 발견되었는데, 우선 이 시대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질의 무덤이 발견된 것이나 출토된 집기 중에서 벼농사에 필요한 도구들이 발견된 점은 벼농사는 물론 바다에 의지한 어로 작업도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벼나 벼이삭을 수확하는 도구, 또 볏짚을 두르려 낱알을 얻는 도구, 괭이나 가래 등의 도구는 상당히 발달된 농경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동물의 뼈를 이용해 창을 만들고 흙이나 나무를 이용해 그릇을 만든 것은 물로 그곳에 세련된 문양의 그림을 그려 넣어 예술적으로도 높은 문화를 갖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런 집기들이 출토된 배경은 아마도 유적이 발견된 곳이 평지이고 호수였거나 바다와 가까이 접해 있는 것이 큰 이유가 된다. 매장문화에 있어서도 고랑에 묻어두는 독특한 풍습이 있었다. 이 시대 사람들의 인골을 통해서 야요이시대의 사람들이 이전의 죠몬인의 형상과 다르다는 점 때문에 바다를 건너서 온 사람들이라는 추정을 하게 된다. 즉, 중국이나 한국 등에서 건너온 사람들일 것이라는 추정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고 한다. 철기제품이 출토된 것으로 미루어 이들이 바다를 건너 이곳으로 올 때 철기문화를 가지고 왔고, 일찍부터 대륙과 문화적인 교류가 활발했었음을 엿볼 수 있다.

방어장치를 갖춘 언덕 위의 마을
2200년에서 1700년 전의 시기를 야요이시대로 구분하고 있는데, 무키반다유적과 가미지치유적은 같은 야요이시대 유적이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 가미지치유적은 저지대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이라면 무키반다유적은 고지대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요나고시 근처의 무키반다유적은 2000년 전의 대표적인 야요이유적이다. 170헥타르에 이르는 일본 최대 규모의 유적으로 도노하라지역, 유키야마지역, 그리고 마쯔오가시라지역 등 세 곳으로 분류되어 있다. 현재 발굴작업이 진행되는 곳은 마쯔오가시라지역으로 앞으로 발굴을 마치는 데는 약 1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곳에서 발굴된 대표적인 유적은 주로 주거형태와 무덤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약 420여 채의 주택과 500여 채 정도의 창고터, 그리고 30여 개 정도의 무덤형태의 유적이 발굴되어 역사적 연구 자료로 대단히 높은 가치를 지니는 곳이다. 이런 유적이 집중적으로 한곳에서 발견된 것은 일본 전역을 통틀어 유일무이하기도 하다. 유적이 있는 자리의 언덕 아래는 현재 마을이 있지만 아주 오랜 옛날에는 바다나 호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른 지역과 왕래를 하는 항구역할까지 했던 곳으로 당시 외부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경제, 문화분야에서도 발전된 사회를 구성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가옥은 땅을 반지하 형태로 판 다음 가운데를 중심으로 통나무를 걸친 뒤 다시 짚을 덮어 비바람을 피하게 만들었다. 또한 지면과 맞닿는 부분에는 흙을 덮어 보온에도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동물로부터 곡식을 보호하기 위해 창고는 지면으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만들었는데, 먼저 땅에 구덩이를 판 뒤 기둥을 세우고 사람 키 정도의 높이에서 물건을 놓을 수 있도록 창고를 만들었다. 더불어 통풍까지 잘 되어 곡식을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사람을 매장하는 무덤의 형태도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산인지역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사각형 무덤의 네 귀는 밖으로 좀 더 길게 끌어낸 뒤 무덤의 주변으로 큰 돌을 쌓았다는 점이다.
무키반다유적의 건너편 언덕에는 호키 고대언덕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발견된 무코야마 고분군을 중심으로 여러 건물들이 복원된 역사공원이기도 하다. 옛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체험해보기 위한 불피우기, 혹은 흙그릇 만들기 등의 야요이시대를 체험해 볼 수 있다. 고분군으로는 호키 고대언덕의 무코야마 고분군을 비롯해 일본에서 유일하게 돌로 만든 말이 출토된 이시우마타니 고분 등도 이곳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모든 유적을 통틀어 옛날부터 대륙, 특히 한반도와도 교류를 했었다는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자세한 문의 돗토리현 81-857-26-7221 kanko.pref.tottori.jp/korea, tottori.japanp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