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inisce about the Good Old Days
그리운 기억의 조각이 머무는 그곳

너무 '뻔한' 여행지인데도 전혀 '식상' 하지 않다. 오히려 풋풋했던 옛기억이 떠오라 설렘마저 가져다준다. 나에게는 대학시절 친구들과 떠난 첫 엠티의 추억이 있고, 부모님에게는 연애시절 처음으로 함께 여행을 했던 추억이 담긴 곳. 우리의 아련한 추억이 사는 춘천으로 떠났다.

며칠 동안 내리던 비가 여행 당일 아침 거짓말처럼 그쳤다. 무더위가 이어졌지만, 장마 덕분에 깨끗해진 공기와 청명한 하늘은 곧 다가올 가을을 엿보게 한다. 비가 그친 하늘이 고마운 이유는 또 있었다. 하마터면 이번 여행에 함께 하는 렉서스 IS250C의 '뚜껑'을 열지 못할 뻔했기 때문이다. SC430에 이은 렉서스의 두 번째 하드캅 컨버터블 모델인 렉서스 IS250C는 쿠페의 정숙성과 안락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버튼 하누로 편리하게 하드탑 루프를 접을 수 있게 디자인된 모델로, 호수를 끼고 초록빛 나무 사이를 달리는 경춘가도 드라이브의 묘미를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추억과 낭만을 찾아서 춘천 하면 늘 아름다운  추억과 낭만이 떠오르지만, 생각해보면 춘천을 '제대로' 여행한 적은 거의 없다. 대학시절에는 그저 친구들과 먹고 노는데 바빠서 주변을 둘러볼 시간이 없었고, 그 이후에는 춘천에 가려고 마음먹을 때마다 이내 춘천으로 가는 국도 46번인 경춘가도의 엄청난 교통난이 떠올라 계획을 다음으로 미루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춘천으로 가는 길이 쉬워졌다. 지난 7월 15일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가 개통해 서울에서 춘천까지 40분이면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솔직히 고속도로 개통소식이 반가운 건, 40분이라는 단축된 시간보다는 덕분에 굽이굽이 이어지는 경춘가도를 좀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청춘', '낭만' 이라느 말이 자연스레 떠오를 만큼, 젊은이의 표상인 이곳에 추억 하나 갖고 있지 않은 이가 있던가? 주말도 없이 회사에 올인하는 워커홀릭 A씨도, 집에서 하는 말이라고는 '밥줘', 이 한 마디가 전부인 무뚝뚝한 윗집 아저씨도 오래전 이 길 어딘가에 애틋한 옛 기억의 한 조각쯤은 떨어뜨려 놓았으리라. 그렇게 춘천에 담긴 추억을 떠올리며 경춘가도를 달리기를 1시간 30여분, 그 길 끝에 있는 호반의 도시 춘천이 가까워질수록 10여 년 전 배낭 하나 둘러메고 떠났던 A씨의 열정이, 30년 전 수줍게 사랑을 고백하던 윗집 아저씨의 속삭임이 낭만이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나 포근한 웃음을 짓게 한다.

직접 만들어 먹는 춘천의 별미 닭갈비와 함께 춘천의 놓칠 수 없는 먹거리가 있으니, 바로 막국수다. 햇볕이 따가운 무더운 날씨에 금방 뽑아낸 면을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는 시원한 막국수는 입안 가득 군침을 돌게 하기에 충분하다. 손쉽게 만들어 널리 먹었다고 해서 '막'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막국수의 탄생은 이렇다. 1895년 10월 8일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터지자 춘천에서는 의병운동이 벌어졌는데, 의병 진압을 위해 일본군이 출동하자 이들은 가족과 함께 깊은 산에 들어가 화전을 일구어 조, 메밀, 콩을 심어 연명하였다. 이후 1910년 한일 강제합방이 이뤄졌지만 이들은 하산하지 않고 그곳에 정착하게 되었고, 그들이 경작하던 메밀이 읍내에 내려오면서 막국수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리고 6.25 직후 생활고를 해결하고자 동네 여기저기서 국수 장사를 하게되면서 막국수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춘천의 별미인 만큼 곳곳에 막국수 간판을 내건 식당이 즐비하지만, 음식 솜씨도 뽐낼 겸, 즐거운 체험도 할 겸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막국수의 명품화 및 지역발전을 위해 건립한 막국수체험박물관에서는 메밀가루로 직접 반죽을 하고, 면을 뽑아 막국수를 해먹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체험장을 갖추고 있다 박물관은 총 2층 건물로, 1층에는 메밀의 성장과정부터 효능, 유래, 메밀 재배에 사용하는 농기구, 재래식과 현대식 조리과정 등 메밀과 막국수에 관한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체험장과 시식장이 자리한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체험비를 내면 2분의 메밀 가루를 주는데, 뜨거운 물을 넣고 잘 반죽한 후 막국수 틀에 넣고 면을 뽑는다. 체험실에 마련된 막국수 틀은 전통 틀을 축소해 만들어놓은 수동식 기기인데, 면을 뽑으려면 적잖은 힘이 들어가 아이들 두 세 명이 대롱대롱 매달려야 할 정도. 이렇게 뽑은 면을 뜨거운 물에 삶은 후 건져내 차가운 물에 헹군 다음 양념을 넣고 비비면 시식 준비가 완료된다. 전문가의 솜씨만 하겠느냐만은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사먹는 것보다 맛도 더 좋고, 머근 재미도 쏠쏠하다.

소양호가 품은 호반의 정취 춘천은 호반의 도시다. 수력발전을 위해 북한강 상류를 막은 춘천댐, 춘천시내 서남쪽 지점의 북한강과 소양강이 합류하는 협곡을 막은 의암댐, 동양최대의 사력댐인 소양댐 등 세 개의 댐이 있으며 그로 인해 생겨난 춘천호와 의암호, 소양호가 춘천을 둘러싸고 있다. 그중에서도 춘천을 찾는 이들이 꼭 들르는 곳이 내륙의 바다라 불릴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는 소양호다. 회전문과 당나라 평양공주의 전설을 간직한 청평사로 가는 길목이라는 까닭도 있지만, 산으로 둘러싸인 뛰어난 풍광 덕에 호수를 유람하는 것만으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한 번쯤 들러보는 것이 좋다. 특히 새벽녁에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몽환적인 광경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아름다움을 선사한다고.
소양강을 제대로 느끼려면 소양강 일대를 유람하는 유람선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데, 사람수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운행해 이용이 쉽지 않다. 아쉽지만 차선책이라면 전망대에 올라서는 것. 소양댐을 둘러싼 오봉산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는데, 물길을 가르는 청평사로 향하는 유람선과 호수에서 모터보트를 즐기는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 그리고 청록색 물속에 주변의 산자락을 품고 이쓴 소양호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옥의 기를 느껴라 막국수도 먹고, 소양호의 경치도 감상했다면 이번에는 건강을 챙길 차례. 춘천히 동면 월곡리에는 1972년에 개발된 옥광산이 자리하는데, 몸에 좋은 옥의 기를 받고자 하는 이들이 이곳으로 자꾸 모여들어 2년전부터는 아예 옥 동굴 체험장과 짐질방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옥은 그것에서 발생하는 파장이 인체에서 생성되는 기의 파장과 거의 같아 내분비 계통과 신경을 안정시켜 줄뿐만 아니라, 몸에 지니고 있으면 현대의학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각종 성인병 등에 자연치유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무병장수의 신기를 나타내는 보석으로, 그중에서도 이곳에서 생산되는 춘천 연옥은 최상의 품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는 찜질방이, 왼쪽으로는 옥 동굴 체험장이 자리한다. 옥으로 둘러싸인 찜질방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찜질을 즐기고 있었는데, 찜질방에 다닌 후로 관절염이나 두통이 사라져 시간 날 때마다 종종 들른다고. 찜질을 하다가 휴식을 취할 겸 과거 옥을 캐던 150미터 길이의 폐갱도 들어서면 시원한 자연바람이 더위를 식혀준다. 이곳에 마련된 옥정수도 꼭 맛볼 것. 옥정수는 옥광산 내의 암반에 고인 지하수로, 보통 물맛과는 조금 다른 특이한 맛이 나는데 변비나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반지, 목걸이, 팔찌, 침구 등을 판매하는 옥 제품 매장과 옥정수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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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poration
춘천으로 가는 길이 빨라졌다. 7월 15일 개통한 서울춘천고속도로는 서울에서 중앙고속도로와 만나는 춘천 분기점까지 이어진 고속도로로 강일 나들목에서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진입,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춘천 IC로 빠지면 춘천시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국도를 이용할 경우, 팔당대교를 지나 46번 국도를 타고 춘천까지 가면 된다.

Sightseeing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주소 춘천시 신북읍 산천리 342-1번지
개관시간 AM 9:00 ~ PM 6:00
체험시간 AM 10:00 ~ PM 5:00(PM 12:00 ~ 1:00 제외)
입장료 어른 1천 원, 어린이 5백 원(체험비는 4인 기준 3천 원)
문의 033-250-4143~5 www.makguksumuseum.com

옥산가
주소 춘천시 동면 월곡리 241번지
찜질방 요금 8천 원(24시간 운영)
문의 033-242-7447

소양강 관광유람선
소양댐 선착장에서 양구 방면 18킬로미터 길이를 운항한다. 유람선 운항시간은 1시간이며, 승객 수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운영하므로 사전에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
요금 1만 원 문의 033-242-2455

중도관광지
춘천시 중도동에 있는 중도관광지는 의암댐 건설로 생겨난 섬으로, 섬 내부는 나무숲과 잔디로 이루어져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좋을 뿐 아니라 야영장과 공원, 산책로 등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여행이나 야유회, 체육대회 장소로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모터보트나 웨이크보드 등 수상레포츠를 즐기기에도 좋다. 삼천동 선착장 또는 근화동 중도주민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차량은 근화동 중도주민선착장에서만 실을 수 있다.
입장료 어른 5천 3백원, 어린이 3천 4백원
도선료 삼천동 선착장 어른 4천 원, 어린이 3천 원
       근화동 선착장 어른 3천 원, 어린이 1천 5백 원, 승용차 2만 원
운항시간 삼천동 선착장 AM 7:20 ~ PM 6:00 매 30분 마다
         근화동 선착장 AM 7:00 ~ PM 7:00 매 1시간마다
문의 033-242-4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