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ing into the Fall
수확의 게절, 풍년의 고장으로!

2009 이천쌀문화축제 미리보기
벼가 익어가는 들판은 황금색 옷으로 갈아 입고, 나무들은 저마다 달콤한 결실을 맺고 있는 수확의 계절.
전국방방곡곡 어디나 가을걷이 준비가 한창일 테지만 그 중에서도 이곳, 쌀의 고향 이천은 쌀문화축제 준비와 여러 가지 농촌 체험으로 더욱 풍성하고 흥겹다. 축제를 한 달 앞둔 어느 날, 미리 이천의 가을을 찾았다.

'이천 쌀을 밥맛이 너무 좋아 임금님의 수랏상에 올랐다더라'하는 식의 오래된 이야기를 굳이 꺼내지 않아도 이천 쌀이 명품이라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닐는지. 올 가을에는 이천 쌀로 지은, 윤기가 좔좔 흐르는 달디단 밥맛에 감탄만 하지 말고, 직접 그 수확의 행렬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흥겨운 쌀 문화 축제와 살가운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농촌체험들이 목 길게 빼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체험① 수확과 전통문화 체험을 동시에, 부래미 마을 "자자, 날 보면서 따라해요. 이만큼 짚을 잡고 공작새마냥 반대쪽으로 펼쳐주는 거에요. 그 담에 겨란을, 뾰족한 부분을 엇갈려 놓는거여, 이렇게. 그렇지, 그렇지. 아니, 아니 거기는 반대로. 그렇지! 잘허네!" 이천 남부에 위치한 부래미 마을, 짚으로 물건을 만드는 짚공예 체험이 한창이다. 오늘 배워볼 것은 계란 꾸러미 만들기. 흙바닥에 척 얹어 놓은 멍석에 앉아 짚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여간해서는 체험해 보기 어려운 일이다. 덕분에 초등학생들도 금세 따라할 만큼 쉬운 일이긴 하지만, 여기저기서 실수 연발이다. 하지만 마을 어르신의 웃음섞인 꾸중 속에 열심히 하다 보면 계란 꾸러미는 어느새 모양새를 갖춰간다. 이제는 계란 꾸러미를 완성시킬 새끼 꼬기를 배울 차례.
"머리댕기꺼정 따고 새끼 꼬는 거 배우셔. 왼 새끼는 잡귀를 막는다 해서 금줄에만 쓰이는 거여요. 새끼는 그래서 오른 새끼로 꽈야 한다고. 요렇게, 요렇게 잡고 또로로 또로로 말아주는거여. 자, 짚을 잇다 보면 서울까지도 갈 수 있어요~." 30여 분간 진행된 체험과정을 마친 사람들은 직접 만든 계란 꾸러미와 함박 웃음을 선물로 받았다.
전형적인 작은 농촌 마을인 부래미 마을은 이렇게 전통 체험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짚공예 체험 뿐 아니라 떡메치기, 황토 염색, 도자기 만들기 등 다양한 분야가 준비되어 있다. 주말이면 수백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는데,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전통 체험 뿐 아니라 농작물 수확도 함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수확 체험은 3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이뤄지는데 시기에 따라 딸기와 토마토, 포도, 감자, 고구마 등 다양한 종류를 수확한다. 쌀문화축제가 열리는 10월에는 가을 향기 물씬 풍기는 배수확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체험② 누룩과 쌀만 있으면 당신도 전통주 제조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단연 인기를 끌고 있는 술은 바로 우리네 전통주다. 누룩과 쌀, 그리고 깨끗한 물로 만드는 전통주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서경들 마을을 찾으면 어렵지 않게 전통주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먼저 마을에서 수확한 질 좋은 이천쌀을 깨끗이 씻어 3시간 정도 물에 불고 하루에 한 번씩 저어주면서 일주일간 발효시키면 맛있는 동동주가 완성된다. 온도 변화에 무척이나 민감하기 때문에 때때로 제맛이 나지 않는 동동주가 완성되기도 하지만 내가 직접 담은 술이니 사는 술에 비할 맛이 아니다. 일주일간 이 마을에서 기다리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완성된 술은 마을에서 직접 택배로 보내준다. 서경들 마을은 전통 장을 만들으 파는 마을로도 유명한데, 덕분에 3월에 이 마을을 찾으면 전통주 뿐 아니라 고추장이나 된장 등 각종 장 종류를 직접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③ 입에서 사르르, 한과 만들기 단월동에 위치한 단드레 한과에서는 우리 농산물로만 만든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영양 간식, 한과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단드레 한과에서는 흰 색과 푸른 색, 붉은 색 한과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흰 색을 내는 황기와 찹쌀은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사용하고 푸른 색에 쓰이는 쑥은 산과 들에서 채취한다. 붉은색의 경우, 인공색소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고춧가루를 사용-언뜻 생각하면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매콤한 한과 맛은 그야말로 별미다-한다. 더욱 좋은 것은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옛 어른들이 만들던 방식을 그대로 배울 수 있다는 점.
우선 찹쌀을 일주일간 물에 불려 찌고, 절구에 쳐서 말린다. 이 덩어리를 잘게 썰어 기름에 두 번 튀겨내면 한과 만들기 체험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는데, 이 과정까지 마친 과자를 한과로 완성시키는 것이 체험 참가자들의 몫이다. 먼저 끓인 물엿에 황기나 고춧가루, 쑥을 넣어 잘 섞어 준 후 과자르 넣어 옷을 입힌다. 색동옷을 입은 과자를 꺼내 미리 준비해 놓은 세반가루(맵쌀을 튀겨 작은 조각으로 자른 것)를 골고루 묻혀주면 한과가 완성된다. 간단한 과정 같지만 가루가 잘 섞이지 않을 수도 있고 너무 오래 물엿에 넣고 끊이게 되면 모양이 망가질 수 있기 대문에 꽤나 높은 지중력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완성된 한과는 시식을 하고, 남은 것은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그 맛은 어떨까. 우리 농산물로 내가 직접 만든 한과는 그야말로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린다.

체험④ 쌀문화축제, 그 현장 속으로 이천은 벼를 재배하는데 있어서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내륙 중앙에 위치한 분지형 지형으로 기온차와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기 때문. 이런 이천 쌀의 맛을 월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이천시 설봉공원에서 열린다. 매년 추수기에 개최되는 쌀문화축제에서는 가정용 정미기를 이용해 현장에서 이천 쌀을 도정해 판매하며, 가마솥에서 막 지은 햅쌀밥을 맛볼 수도 있다. 특히 밥짓기 도사들이 참가하는 이천쌀밥 명인전과 외국인이 참가하는 세계 쌀요리 경연대회, 웰빙 이천 김밥 만들기 경연대회 등은 놓쳐서는 안 될 대형 이벤트다. 또, 개막일에는 이천 살로 만든 600미터 길이의 무지개 가래떡을 관람객들과 함께 나눠먹는 이벤트가 진행되며 축제 기간 내내 풍년을 기원하던 전통놀이인 용싸움대동놀이, 용줄다리기 등이 펼쳐진다. 이밖에도 전통혼례, 마당극, 인형극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생명의 계절 가을을 맞아 보다 풍성한 가을걷이를 준비하고 있는 이천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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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부래미 마을
체험비 19,000원 ~ 23,000원
홈페이지 www.buraemi.com
문의 031-643-0817

서경들 마을
체험비 숙박 20,000원(마을회관), 체험 20.000
홈페이지 www.seogyeong.cybericheon.go.kr
문의 031-632-5678

단드레 한과
체험비 숙박 15.000원
홈페이지 www.200ddl.com
문의 031-633-5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