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ukanhui and Brosse
뉴칼레도니아 무인도로 떠나는 아일랜드 호핑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 뭔가 원시적인 신비로움이 머리를 스친다. 몇 걸음에 섬의 끝에 닿고, 몇 걸음에 원시림으로 들어선다. 뉴칼레도니아의 두 섬에서 그것을 느낀다.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 이라고 극찬했던 일본의 여류작가 '모리무라 가츠라'는 아마도 이 두 섬을 다녀왔을까? 그저 일데뺑이라는 섬에서만 있어도 그 느낌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테니 굳이 노깡위와 브로스섬을 다녀가지 않아도 충분히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라고 표현했을 것이다.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 인적이 없는 그곳 해변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긴다는 것, 그 곳에 있으면 온 세상이 내것처럼 느껴진다는 것, 그래서 돌아온 뒤에는 무인도로의 여행은 수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며 바다건너 멀리서 찾아온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포스터 속의 주인공이 되었다 호텔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난 뒤 버스를 타고 쿠토비치에 닿았다. 일데뺑섬의 서쪽에 자리한 쿠토비치에는 오레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활처럼 길고 완만하게 굽이 진 비치가 안쪽으로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파도의 영향이 적고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하기에 적당하다. 9시 30분쯤, 작은 보트에 승선한 사람들은 뉴질랜드에서 온 일가족 4명을 포함해 모두 10명 정도다. 비치를 빠져나가 넓은 바다로 들어서자 아주 젊은 선장은 엔진을 가속해 속도를 높인다. 물살을 가르며 잔잔한 파도 위를 달려 약 30분 거리의 노깡위섬까지 가는 것이 오늘 무인도여행의 첫번째 목적지다. 보트의 앞쪽에서 망을 보던 선원 한 명이 선장에게 뭔가 신호를 보낸다. 얕은 바다에 사는 바다거북과 작은상어 몇 마리가 뱃머리 주변에서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섬 주변으로 아주 가까이 이렇게 바다의 생명체들이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 자체라 신기할 따름이다. 쉽게 볼 수 없는 풍경들이 이곳에서는 자연스런 일상이기도 하다. 보트는 다시 속도를 내 수면에 묻힐 듯한 높이로 자리한 노깡위섬에 닿는다. 고운 백사장이 에스자로 길게 뻗어있는 작은섬. 섬의 한쪽 끝에 나무 몇 그루와 잡초 그리고 괴목이 전부인 이 섬으로 찾아오는 이유는 작고 예뻐서이기도 하지만 섬을 한 바퀴 돌면서 산책을 하거나 스노클링과 일광욕을 하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섬 주변으로 급격히 깊어지는 수심 속에 드러난 작은 섬은 이미 성시경의 노래 '잘 지내나요'의 뮤직비디오 배경으로 먼저 소개되었었다. 누군가가 백사장에 꽂아 놓은 괴목도, 잔잔하게 부서지는 파도의 일렁임도, 섬으로 날아든 한 마리 이름 모를 새에 이르기까지 노깡위섬의 풍경은 모두가 포스터에서 보았던 그 풍경 그대로 살아있다.

브로스섬에서의 바비큐 약 한시간 지나 사람들은 보트에 다시 올랐다. 멀리 사라져가는 작고 아담한 노깡위섬에 대한 여운을 남기고 보트는 다시 바다를 질주해 소나무가 울창한 브로스섬으로 다가간다. 해변에 뭔가 허접한 오두막들이 보이는 걸로 봐서는 사람이 살듯하지만 그것들은 이렇게 투어를 오는 사람들이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지어놓은 간이 오두막이다. 해변에 도착한 사람들은 먼저 그늘부터 찾는다. 점심시간이 가까이 있어서인지 태양은 머리 위에서 꽤 따가운 햇살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휴양객들이 해변과 그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선원들은 간이 오두막에서 불을 지피고 고전적인 방식으로 점심을 준비한다. 점심에 내오는 메뉴로는 빵과 샐러드, 생선과 커다란 랍스터 그리고 음료가 전부이지만 브로스섬에서 먹는 그 맛은 좀 색다르다. 특히 어른의 팔뚝만한 랍스터 두 마리를 반으로 쪼개어 불에 굽는 모습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늘 아래서 점심을 씨푸드 바비큐로 즐기고 나면 오후 약 3시경에 이 섬을 떠나 쿠토비치로 돌아갈 때까지 휴양객들은 해변에서 일광욕이나 스노클링을 한다. 일부는 소나무로 울창한 브로스섬을 산책하기도 한다. 무인도에서 몇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인도 여행은 큰 매력적이다.
뉴칼로도니아의 소나무섬 일데뺑에 머무는 동안 데이투어로 다녀올 수 있는 무인도 여행. 뉴칼레도니아의 아름다움을 다른 형태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호핑투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