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습지를 지나는 것처럼
Dalit Bay Golf & Country Club

코타키나발루 공항에서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약 40분 거리에 샹그릴라 라사리아 리조트가 있다. 이곳은 달릿베이에 위치해 있는데, 리조트와 더불어 최고의 레저공간인 달릿베이 골프 & 컨트리 클럽이 있다.

샹그릴라 라사리아 리조트내에 자리한 18홀 챔피언십 코스인 달릿베이 골프코스는 호주인 설계사인 테드 파슬로우에 의해 디자인 되었다. 사바주의 자연적 아름다움을 그대로 활용하고 탐바랑강과 멩카봉강의 경계에 자리한 이곳은 맑은 날이면 키나발루산이 바로 손에 잡힐듯 보인다. 18홀 전체 코스를 돌다보면 충분히 느낄 수 있겠지만 이곳은 원래의 자연상태를 활용하고 이용한다는 취지를 담은 설계자의 의도대로 마치 습지 속에 자리한 골프코스처럼 느껴지곤 한다. 전체 홀을 가득 감싸고 있는 넓은 공간의 연못과 곳곳의 습지들이 이 골프코스의 자연적인 멋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코스의 변화가 적은 곳
리조트로 들어가기 전 진입로의 좌우로 평평하게 펼쳐진 각각의 홀들은 골퍼들에게 평이한 느낌을 줄지도 모른다. 달릿베이의 이곳은 평지인데다가 산이 없고 높은 구릉 역시 없는 지역이어서 각각의 코스들은 마치 평지에 만들어진 듯한 인상을 풍긴다. 실제로 그런 느낌은 각각의 홀에 들어서면 더욱 확연하게 느껴진다. 대체적으로 페어웨이는 넓고 평평한 편이다. 그러나 그리 심하지 않은 높낮이의 구릉들이 페어웨이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 때문에 골퍼들은 달릿베이에서의 라운딩이 심심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을 꼽으라면 단연 넓고 많이 분포되어 있는 연못(습지)와 커다란 샌드벙커를 꼽을 수 있다. 이것이 시각적으로 골퍼의 거리감각에 혼동을 가져다 줄 수 있고, 또 정확한 거리감각을 유지하지 않으면 그린 주위에 포진한 커다란 샌드벙커에 공을 빠뜨려 힘겹게 쳐 올리는 수고를 해야 한다. 티샷을 할 때 시야를 가리는 나무들도 별로 없고, 보이지 않는 그린으로 공을 올려야 하는 숙제도 할 필요가 없으며, 바다가 옆이긴 하지만 리조트와의 경계를 이루는 작은 산이 바람막이 역할을 해서 바람의 영향 역시 덜 받는 잔잔하고 조용한 홀들이 대부분이다. 샌드벙커와 호수의 시각적 착시현상만 조심한다면 무난하게 좋은 점수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보통 골프코스들이 ‘야드’단위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이곳은 ‘미터’단위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미터’단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정확한 거리의 개념을 알 수 있게 한다. 총 6,369미터(6,965야드) 파72의 18홀 코스인 이곳은 비교적 7천 야드가 넘어가는 대부분의 골프코스와 비교하여 그 길이가 짧은 편이다.

호수와 호수사이의 라운딩
멩카봉 9홀 코스인 1번부터 9번 홀까지 전 홀이 티샷지점부터 그린에 이르기까지 호수가 감싸듯 포진하고 있다. 페어웨이가 비교적 넓긴 하지만 페어웨이의 양쪽에서 정확한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도록 심리적 압박을 하는 역할을 한다. 파4의 1번 홀은 약 340미터의 거리에 걸쳐 연못이 양쪽으로 두 개씩 네 개가 자리하고 있어서 처음부터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그린의 중간쯤에 한번 올리고 다음에 온그린을 시도함으로써 정해진 파에 점수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번 홀의 티샷지점에서 호수를 건너 페어웨이에 공을 올리고 다시 호수를 건너 온그린 시키는 가장 짧은 코스를 선택해볼만하다. 전반 9홀 중에서 529미터로 가장 긴 홀인 5번 홀은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 티샷지점에서 그린까지 길게 호수가 이어져 있다. 페어웨이도 거의 직선에 가까워서 공을 보낼 때 그린을 향해 직선으로 공략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파 5의 5번 홀에 들어서면 아무리 장타자라고 해도 페어웨이에서 약 2번 정도 끊어 쳐야만 안전하게 온그린 시키는데 무리가 없다. 멩카봉 코스에서 핸디캡 1번인 9번 홀은 383미터의 비교적 짧은 홀이지만 그린으로 갈 수록 좁은 페어웨이와 그린에 바짝 붙은 호수그리고 커다란 샌드벙커의 마술에 빠지지 말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페어웨이 중간에서 한번 끊어친 뒤 온그린 할 때 이 호수와 샌드벙커에 빠지지 않도록 정확하게 방향과 거리를 계산해야만 점수 내기가 한결 쉬워진다.
후반 9호린 탐바랑 코스에서 가장 스릴 넘치는 곳은 11번 홀과 17번 홀이 될 듯하다. 11번 홀은 티샷지점에서 완전히 습지호수를 넘겨 온그린 시켜야 한다. 169미터의 거리에서 한번쯤 나눠 친다고 해도 작은 규모의 그린에 온그린 시키는 것이 쉽지가 않다. 17번 홀 역시 그린 앞으로 펼쳐진 작은 페어웨이가 있지만 티샷지점에서 호수를 가로질러 공을 보내고 온그린 시켜야 하기 때문에 마치 한 번에 공을 넣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홀이다.  
페어웨이의 가운데에서 한번쯤 약간 방향을 틀긴 하지만 대부분의 홀이 직선에 가까운 형태로 디자인 되어 있다. 다른 골프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호수와 벙커들, 그리고 심하지 않지만 약간의 구릉이 존재하는 이곳은 초심자도 부담없이 도전해볼만한 골프코스이기도 하다.

리조트와 골프를 동시에
샹그릴라 라사리아 리조트 내에 자리하고 있는 달릿베이 골프코스(www.dalitbaygolf.com.my)는 한 곳에서 쉬면서 골프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골퍼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곳으로 골프를 끝낸 뒤에는 클럽하우스 내에 마련되어 있는 스파센터에서 스파를 즐기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시간이 가능하다. 많은 인원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커다란 레스토랑은 페어웨이 쪽으로 통유리가 되어 있어서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고 있다.
골프를 막 배우려는 초심자들이나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드라이빙 레인지를 이용할 수 있는데, 특이한 것은 호수를 향해 공을 친다는 점이다. 얼마나 멀리 공을 보내는지도 궁금하지만 호수로 공을 친다는 것 자체가 독특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휴양지 리조트에서 휴가를 만끽하다가 골프를 즐기고 싶을 때 이곳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순간들은 샹그릴라 라사리아 리조트처럼 골프코스가 한 곳에 있는 곳에서만 가능하다. 휴가지로 코타키나발루를 선택했다면 조용하고 경치가 아름다운 달릿베이 골프코스에서 라운딩의 즐거움을 느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