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도 M양의 고궁 산책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올 가을 코스모스 졸업을 한 M양은 내년 봄,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다. 대학원 전공으로 한국 중세사를 선택한 M양은 날씨 좋은 어느 목요일, 친구와 함께 앞으로 더욱 심도 깊게 공부할 조선 시대의 고궁들을 찾아 나섰다. 가을맞이 산책도 하고, 500여 년이라는 시간동안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태어난 역사의 현장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09:00 종로구 와룡동 창경궁
이른 아침 길을 나선 M양과 친구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창경궁이다. 창경궁은 조선의 9대 임금인 성종이 1483년(완공 1489년) 창덕궁 동쪽에 세운 궁궐로, 처음 세워졌을 때에는 창덕궁과의 경계를 만들지 않고 두 궁궐을 합쳐 동궐이라 불렀다고 한다. 창경궁에 들어선 M양과 친구는 우선 궁궐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명정전을 찾았다. 신하들의 하례나 과거시험, 궁중연회 등의 공식적 행사를 치르던 건물이 정전인데, 창경궁의 명정전은 경복궁의 근정전이나 창덕궁의 인정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현존하는 정전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하지만 명정전을 바라보는 M양은 못내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지난 500여 년의 세월동안 창경궁이 숱한 고초를 겪어왔기 때문이다. 창경궁을 덮친 첫 번째 악재는 전쟁이었다. 1592년 일어난 임진왜란으로 궁궐 전체가 소실된 것이다. 1616년 광해군에 의해 궁이 재건되었지만, 1830년 다시 화마가 덮쳐 환경전 일대의 건물들이 소실되었다. 1834년에 환경전과 경춘전 등 소실된 전각들이 다시 건설되었지만 불행은 끝나지 않았다. 조선을 점령한 일제에 의해 다시 훼손되고 만 것이다. 일제는 1907년 창경군 안의 건물들을 대부분 헐어내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설치하였는데, 1911년에는 이름마저 창경원으로 격하시켰다. 또, 종묘와 연결된 부분에는 도로를 개설하여 맥을 끊어버렸다.
명정전을 뒤로 하고 궁궐을 걷던 M양은 친구에게 강의 시간에 배운 소현세자의 이야기를 해줬다. 소현세자는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던 인조의 맏아들이다. 서양의 발전된 문물을 접하고 조선을 변혁시키겠다는 꿈을 지닌 채 9년 만에 조선으로 돌아온 그는 귀국 후 두 달 만에 갑자기 난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를 두고 소현세자가 독살을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사망 당시 새까맣게 변한 소현세자의 뱃속에서 피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M양이 소현세자의 이야기를 떠올린 것은 소현세자처럼 창경궁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왕가의 인물들이 많아서다. 1762년에는 사도세자가 문정전 앞뜰에서 커다란 뒤주에 갇혀 28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고,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는 후궁의 처소가 밀집되어 있던 영춘헌-이곳은 왕이 거처하던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박해서 정조의 검소한 성품이 그대로 드러난다-에서 독살일지도 모르는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또, 내전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왕비의 처소, 통명전은 장희빈이 인현왕후를 저주하기 위해 꼭두각시와 동물의 사체 등을 묻어두었던 곳이다. 이렇게 굴곡 많은 역사의 현장을 천천히 돌아보던 M양은 마지막으로 일제강점기 때 모든 건물들이 사라진 궁궐 여성들의 처소, 내전 터로 향했다. 지금은 몇 그루의 소나무와 풀밭 밖에 남아있지는 않지만 백여 년 전까지는 임금의 사랑만을 기다리던 수많은 궁궐의 여인들이 이곳에서 밤을 지새웠으리라, 생각하면서 M양은 창경궁을 떠났다.

위치 종로구 와룡동 창덕궁 옆
관람시간 AM 09:00~PM 18:00(3월~10월 휴일은 19:00까지, 11~2월은 17:30까지)
입장료 성인 1,000원, 청소년 500원(성인 20인 이상 800원, 청소년 10인 이상 400원)
문의 02-762-4868 www.cgg.cha.go.kr

11:30 인사동 야생초 한정식 뉘조
이른 아침에 빈속으로 집을 나선 탓에 아직 점심때가 되지도 않았지만 이미 진작부터 배가 고파오는 M양이다. 오늘 점심 메뉴로 M양이 선택한 것은 친구가 추천한 한정식. 고궁 산책을 하는 날이니 만큼 한국 전통 음식을 먹자는 생각에서다. M양은 원래 피자나 스테이크 등 서양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보통 한국 음식을 먹지만 오늘 같은 날 한정식을 먹으면 조금 더 특별한 느낌이 들 것 같다. M양의 친구가 추천한 곳은 창경궁에서 가까운 인사동의 ‘뉘조’라는 이름의 한정식 전문점이다. 인사동에 어울리는 한옥과 흙벽돌담이 정겨운 뉘조는 야생초를 음식 재료로 사용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드는 곳. 자리를 잡은 M양과 친구는 2만 5천 원짜리 ‘익모초’를 주문했다. 총 9가지 음식으로 구성된 익모초에는 호박죽과 근채쌈 ? 시절무침, 전, 도토리묵, 장김치와 편육, 들깨전골, 버섯탕수, 뿌리범벅, 식사 등이 포함되는데 대부분의 음식에 다양한 종류의 야생초를 재료로 사용해 건강에도 무척 좋을 것 같다. M양은 새콤달콤한 소스와 버섯 향이 잘 어우러진 ‘버섯 탕수’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친구는 달콤쌉싸름한 야생초의 향과 잘 삶아진 돼지고기를 함께 먹는 ‘장김치와 편육’이 가장 맛있었다고. 그들은 연잎에 싸여져 나오는 연잎밥과 된장찌개로 배를 두둑하게 채웠다. 디저트로 나온 야생초 효모액도 무척 마음에 들었던 M양이다.

위치 종로구 관훈동 SK허브와 종로경찰서 사이 골목
시간 AM 11:30~22:00 (식사주문은 9시까지 가능)
문의 02-730-9301 www.nwijo.com

13:00 종로구 와룡동 창덕궁
M양의 두 번째 목적지는 조선시대의 궁궐 중 가장 가보고 싶었던 창덕궁이다. 사실 M양이 고궁 탐방의 날짜를 목요일로 잡은 것은 창덕궁 때문이기도 하다. 1991년부터 복원사업을 진행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창덕궁은 지난 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잘 만들어진, 한국의 대표 궁궐이다. 그래서 다른 궁궐들과는 다르게 직원의 안내에 따라서만 궁궐을 돌아보는 제한적인 관람만이 가능한데, 매주 목요일에는 1일 2천 명에 한해 자유 관람을 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창덕궁은 1405년 태종이 창건한 궁궐로 조선 왕조가 모진 굴곡을 겪을 때마다 함께 고초를 겪어왔다. 임진왜란 때에는 창경궁과 함께 소실되기도 했고, 인조반정 때에는 주요 전각들이 화재로 소실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고통을 겪은 것은 일제강점기 때다. 1917년 11월 10일 오후 5시, 왕비의 생활공간인 대조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대조전과 희정당을 비롯한 내전 일대 수백 칸이 불에 탄 것. 학자들은 이에 대해 일제의 고의적인 방화로 추정하기도 하는데, 일제가 소실된 창덕궁을 재건한다는 이유로 경복궁의 수많은 전각들을 헐어 현재의 창덕궁 대조전을 재건하는 등, 결과적으로 조선 왕조를 대표하는 두 개의 궁궐이 이 불로 인해 훼손되었기 때문이다. 역사의 현장에 선 M양은 조상들이 겪은 그 아픈 역사에 다시금 쓰라림을 느꼈다.
마음을 다스린 M양은 오늘 창덕궁을 찾은 이유 중 하나인 창덕궁 후원-우리에게는 ‘비원’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을 찾았다. 태종이 창덕궁을 창건하면서 조성한 후원은 창덕궁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하며 훼손과 재건을 반복,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정원을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M양은 아주 약간의 인위적인 손길만을 더해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을 완성한 선조들의 절묘한 솜씨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특히, 세계 대부분의 궁궐 정원이 그저 넓고 탁 트인 것에 비해 곳곳에 자리 잡은 작은 연못과 숨겨진 정원, 작은 폭포와 바위 등 아기자기하고 예쁜 정원이 웅장하고 위엄 있는 궁궐 건물과 이루는 조화로운 풍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도심 한 가운데에 이렇게 넓은 숲이 있을 줄이야, 생각도 못했던 일이라고 M양은 생각했다. 친구는 ‘비밀의 정원’이라는 뜻을 가진 비원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 하다고 거들었다. 후원의 첫 번째 중심 정원인 연못 부용지와 학문적 용도로 쓰인 주합루, 연꽃을 좋아하던 숙종이 이름 붙인 애련정, 여러 개의 정자들이 연못을 벗 삼아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존덕정 일원은 가장 M양의 마음에 든 장소다. M양은 다음 자유 개방일에는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들고 와 이 경치를 감상하며 독서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M양은 마지막으로 헌종이 왕비보다 더 사랑했던 후궁, 경빈 김씨를 위해 지었다는 석복헌과 헌종의 서재 겸 사랑채였던 낙선재를 찾았다. 낙선재 일원은 창덕궁에서도 가장 최근 일반인에게 개방된 곳인데 일반 관람일에 이곳을 둘러보려면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5천 원의 별도 관람료도 내야한다. 사전 예약을 해도 1일 2회, 1회 20명까지만 관람할 수 있지만 목요일에는 자유 관람이 가능하다. M양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가장 최근까지 사람이 살았던 궁궐 건물이기 때문이다. 1966년까지는 순종의 비였던 순정효황후가 석복헌에 기거했고, 낙선재에는 영왕의 비 이방자 여사가 1989년까지 기거하다가 생을 마감했다. 한 많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조선의 마지막 왕비들을 생각하며 M양은 조용히 기도를 올렸다. 저 멀리로 조선의 전체 궁궐 중 유일하게 값비싼 청기와를 올린 임금의 집무실, 선정전이 햇빛을 받아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위치 종로구 와룡동 현대사옥 옆
관람시간 일반관람 한국어 안내
3월, 10월 16회 AM 09:15~16:15 매시 15분, 45분 입장
4월~9월 17회 09:15~17:15 매시 15분, 45분 입장
11월~2월 14회 09:15~15:45 매시 15분, 45분 입장
(영어, 중국어, 일어 안내는 홈페이지 참조)
자유관람 매주 목요일, 휴관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 일반관람 성인 3,000원, 청소년 1,500원
       자유관람 성인 15,000원, 청소년 7,500원
문의 02-762-8261 www.cdg.go.kr

15:30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
창덕궁을 나온 M양과 친구는 조선 왕조 제일의 법궁(왕이 살았던 궁궐)이었던 경복궁을 찾았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M양이지만 중학교 때 숙제를 위해 찾았던 이후로 경복궁은 처음 오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 있어서 소중한 것을 몰랐던 탓이라고 애써 변명해 보지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다시 한 번 경복궁을 찾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로하며 M양은 경복궁 안으로 들어섰다. 다른 궁궐과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때 계획적으로 훼손되었던 경복궁은 1990년부터 시작된 복원사업으로 다행히 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특히, 일제와 한국 전쟁에 의해 훼손된 광화문은 현재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2010년이면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된 광화문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표를 끊고 광화문 공사 현장을 지나 입구로 향할 때쯤, 매시 정각에 하는 수문장 교대식이 시작되었다. 남시 수문장 교대식을 구경한 M양과 친구는 근정문 안으로 들어섰다. 경복궁의 중심 건물이자 왕권을 상징하던 근정전이 한눈에 들어왔다. M양과 친구는 왕만 다닐 수 있었던 중심 길, 어도를 통해 마치 왕비가 된 것 같은 기분으로 근정전을 향해 걸었다. 무척 기분이 좋아진 M양과 친구는 서로 마주보며 깔깔대고 웃었다.
M양의 발길은 왕과 왕비의 침전이었던 강녕전과 교태전으로 향했다. 1917년 화재로 소실된 창덕궁 대조전을 복원한다는 명분으로 일제가 훼손한 곳이 바로 강녕전과 교태전이다. 현재 서 있는 건물들은 모두 1995년에 복원한 것이라고. 현재 교태전과 강녕전에는 옛 왕과 왕비가 실생활을 하며 사용했던 여러 가지 물품들을 재현해 놓아 관람객들에게 왕실 생활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M양은 이어 왕이 신하들과 연회를 주재하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경회루와 북쪽 후원에 위치한 연못 향원지와 정자 향원정도 둘러보았다. 경회루가 웅장하면서도 남성적인 멋을 풍긴다면 향원정은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M양은 생각했다.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향원지를 걷던 M양과 친구는 건청궁에 도착했다. 고종이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환으로 세웠다는 건청궁에는 왕비의 처소인 곤녕합과 왕의 초소인 장안당 등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 건청궁은 역사적으로 무척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음력 1895년 8월 20일, 일본의 공사관 직원과 군인, 자객들이 건청궁에 기거하던 명성황후를 참혹하게 살해하고 시신마저 불태웠기 때문이다. M양과 친구는 이런 아픈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건청궁 안으로 들어갔다. 그 이야기를 들은 건청궁 안내원 아저씨는 어느 장소에서 명성황후가 시해되었는지 증거가 없어 어느 방인지 정확하게 그 장소를 알 수는 없다고 귀띔해 주셨다. 한없이 화가 나는 M양이다. M양과 친구는 이제 경복궁을 뒤로 하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시간은 5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위치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광장 앞
관람시간 AM 09:00~18:00(5~8월은 19:00까지, 11~2월은 17:00까지)
입장료 성인 3,000원, 청소년 1,500원
문의 02-3700-3900 www.royalpalace.go.kr

17:30 강남구 청담동 박술녀 한복
친구와 헤어진 M양이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한복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한복을 무척 좋아했던 M양은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면 자신에게 한복을 한 벌 선물하겠다고 마음먹어왔기 때문이다. 일반 한복에 비해 가격은 조금 비싸더라도 조상들이 대대로 입어왔던 전통 의상인 한복만큼은 좋은 것으로 사겠다고 생각해왔던 M양은 그동안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아왔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지난 24년 동안 한복을 만들면서 명성을 쌓은, 한복연구가 박술녀 선생님의 한복점이다. 박술녀 선생님은 수없이 많은 패션쇼를 하고, 이름을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유명 인사들의 한복을 만들어 오셨던 분이다. M양은 그 명성에 잔뜩 주눅 들어 박술녀 선생님의 한복점을 찾았는데 박술녀 선생님은 너무나 편안하고 정답게 대해주셨다. 박술녀 한복점은 원단을 직접 염색하고 제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무척 고운 빛깔과 오랜 세월이 지나도 솔기 등 옷의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선생님은 15년 전에 만든 한복 한 벌을 꺼내 구경시켜 주셨는데, 그 고운 색깔과 바느질은 15년이라는 세월을 무색하게 할 만큼 아름답고 엄격했다. “아이를 낳고 5일 만에 나와 한복을 만들고, 갑상선 종양 수술하고 4일 만에 고객의 리마인드 웨딩에 갔었어요. 그렇게 그저 한복만 사랑하며 24년을 보냈죠”라는 선생님의 말에 좋은 옷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M양은 생각했다. 박술녀 선생님은 또 20여 년 전에 비해 한복을 입는 수요가 1/10으로 줄었다며 이제는 결혼식 때 한복 한 벌을 맞추는 문화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결혼식 때 드레스는 수백만 원 씩 주면서 사 입기도 하는데 한복은 빌려 입는 돈 조차 아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요”라며 안타까워하시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M양도 함께 안타까움을 느꼈다. 어렸을 적, 뒷산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진달래 때문에 진분홍을 좋아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반한 M양은 진분홍빛 한복 옷감을 골랐다. 마음에 쏙 드는 예쁜 한복을 받을 수 있을거라 기대하면서. 2주 후면 완성된 한복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려 2주가 무척 길게 느껴질 것만 같은 M양이다.

위치 강남구 청담동 강남구청역 4번출구
문의 02-511-0617
     www.hanbokhouse.co.kr

창덕궁 인정전 ? 인정문의 오얏꽃 문양
창덕궁의 대표 건물인 인정문과 인정전의 용마루에는 우리의 옛 건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구리로 된 오얏꽃 문양이 붙어 있다. 일제는 조선을 식민지로 삼으면서 치밀하고 간교하게 조선 왕실을 부정하고 민족정신을 말살하려는 전략을 펼쳤는데, 순종이 창덕궁으로 옮겨오면서부터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양도 그런 전략 중 하나로 여겨진다. 오얏꽃, 즉 이화(李花)는 ‘이(李)씨’를 상징하는 것이다. 고종을 이태왕(李太王), 순종을 이왕(李王)으로 불렀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일제는 조선 왕조를 일본 천왕 밑의 씨족국가인 ‘이씨 왕조’로 격하시키려 했는데, 그 일환으로 왕궁의 대표 건물에 ‘이씨’를 뜻하는 오얏꽃 문양을 붙여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창덕궁 지키기 자원봉사활동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유지하기 위한 단체, ‘아름지기’에서는 우리가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창덕궁을 가꾸는 활동이 있는데, 전각의 마루, 문창살, 창틈, 서까래를 비롯해 마당, 화계, 배수로, 후원 등 창덕궁의 전 권역을 청소하는, ‘창덕궁 환경 가꾸기’ 사업이 그것이다. 매월 첫째, 셋째 화요일에 실시하는 이 ‘창덕궁 환경 가꾸기’ 사업에는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다. 일반인들의 참여는 자원봉사 형태로 이루어지며 아름지기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733-8375 www.arumjig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