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itel Da Lat Palace
2010 달랏 클래식
더운 날에는 선선해서 그리웠다. 지금처럼 추운 때에는 지금보다 따뜻할 것 같아 또 그립다. 달랏이라는 동네는 시원하고 따뜻한 봄의 날씨로 늘 사랑스럽다. 거기에서도 특히 소피텔 달랏 팰리스에 다녀온 뒤로 베트남에, 그리고 리조트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20세기 초를 누비는 유럽 여행자가 된 듯한 기분은 미처 생각지 못한 선물과도 같았다.

베트남 중부 도시 달랏은 호치민에서 북동쪽으로 3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1922년 프랑스는 이곳에 중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리조트를 세웠다. 고산 지대 특유의 선선함이 매력인 달랏 지역을 여름 별장처럼 사용하던 프랑스인들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달랏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킬 만한 리조트를 원했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개보수를 거치며 지금의 고전 스타일로 완성된 달랏 팰리스에는 현대적 리조트의 편리함보다 구식의 낭만이 어울린다. 온수와 냉수를 한 번에 맞출 수 있는 원터치 수전보다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청동 수도꼭지가 어울리고, 심플한 샤워부스보다 여성의 인체처럼 곡선이 아름답게 빠진 아이보리색 욕조가 어울린다. 그리고,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엘리베이터보다 바닥의 붉은 카펫과 벽에 걸린 액자가 걸음의 즐거움을 주는 나무 계단이 잘 어울리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베트남에서 꾸는 낭만적인 꿈   소피텔 달랏 팰리스는 달랏 한 중심에 있고 달랏의 젖줄인 쑤언 흐엉(Xuan Huong) 호수와도 인접해 있다. 작은 성을 연상시키는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하나 하나 정성 들여 설계한 객실이 드러난다. 나무 계단과 나무 복도를 통해 들어서는 객실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서려 있는 듯하여 다소 긴장도 된다.
그 중 22평방미터 크기의 수페리어룸 14개와 32평방미터의 럭셔리룸 18개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룸 타입. 여기에 30평방미터짜리 테라스가 딸린 럭셔리 클럽 소피텔과 수페리어룸 6개를 합쳐 놓은 크기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도 마련되어 있다. 방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높다란 천장 아래 놓인 침대와 벽난로다. 특히 ‘식민 시대 스타일의 침대’라 명명된 이 시설은 중세 별장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 나올 법한데, 그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참 힘들다. 멋스럽고 화려하고 럭셔리한 동시에 어딘가 모르게 야릇하다. 굳이 바다나 풀빌라가 필요하지 않은 허니무너, 틀에 박힌 요소보다는 뭔가 새롭고 달콤한 분위기를 원하는 커플이라면 100퍼센트 마음에 들어 할 것이다. 곁에 있는 누구라도 사랑해 버리고 말 것 같은 기분이 머무는 내내 당신을 압도할 테니까.
그러나 이곳의 놀라운 분위기는 비단 침실 혼자 완성시키지 않는다. 샤워기나 전화기 등 작은 시설도 모두 앤티크 스타일을 따르고 있으며- 심지어 전화기는 돌리는 다이얼식이다 ? TV는 나무 문이 달린 장식대 안에 들어 있고, 커튼도 커다란 꽃자수로 장식되어 1900년대 초의 낭만을 더해준다. 방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흰색 셔츠에 검은색 보타이를 매고 타이트한 베스트를 걸친 직원이 문을 두드린다. 그의 손에는 달랏 전역에서 풍부하게 생산되는 꽃잎을 잘 말려 우려낸 꽃차 트레이가 들려 있다. 출입문 상단에 달린 문고리를 두 번 탁탁, 들었다 내리면 그가 왔다는 신호다. 어떤 전자음보다 정겹고 분위기 있는 이 ‘원조 노크’를 들으며 자리를 털고 일어설 때, 투숙객은 자신이 어느 시대 어느 공간에서 왔는지 순식간에 잊게 될 것이다.

그 시절, 그들처럼 즐기기  달랏의 서늘한 기후는 소피텔 달랏에 두 가지를 필요 없게 했다. 에어컨과 수영장이 그것이다. 대신 호텔 내에는 결혼식과 컨벤션, 연회 등을 위한 일곱 개의 미팅룸과 와인 바, 프렌치 클래식 프라이빗 룸, 라이브러리, 부티크 등이 자리하고 있다. 고서가 잔뜩 진열된 작은 도서관, 새빨간 색의 나무 당구대, 황제의 아파트먼트에서 볼 법한 화려한 거울, 어떤 용도의 방이든 빠짐 없이 걸려 있는 호화 샹들리에는 그 어떤 현대적 인테리어보다 인상적이다. 당신이 앤티크 마니아라면 다른 호텔을 예약했더라도 금세 마음을 바꿔버릴 것이다.
‘라뜰리에 뒤 뱅(L’Atelier Du Vin)’이라는 이름의 와인 바에서는 정기적으로 와인 전문가들을 위한 주요 이벤트가 열린다. 술과 함께 늦은 밤을 보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뮤직 바인 ‘래리 바(Larry’s Bar)’는 달랏 전역을 통틀어 피자와 맥주를 즐기기 가장 좋은 장소다. 조용한 오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꼬냑과 시가, 그리고 각종 서적들이 가득한 ‘로즈 라이브러리(Rose Library)’가 제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피텔 달랏 팰리스에서 식민 시대 프랑스 귀족의 삶을 느껴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레스토랑 ‘르 라블레(Le Rabelais)’다. 프렌치 클래식 다이닝 룸이라는 수식어는 레스토랑의 전체 분위기를 정확하게 설명한다. 녹음이 우거진 호텔 정원을 바라보며 대리석 테라스에 앉아 프랑스인도 인정했다는 달랏 바게트와 크로와상을 맛보는 것 이상의 호사를 달랏의 다른 장소에서 찾아보기는 힘들 것이다. 더욱이 2006년부터 프랑스 마스터 쉐프 우승자가 요리를 책임지고 있어 프랑스 요리의 매력을 느끼기는 더욱 쉬워졌다. 

베트남 최초의 골프 클럽, 달랏 팰리스 위에 언급한 분위기와 클래식함 때문에 소피텔은 중년 여행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럽에서 온 노부부가 테라스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은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그러나 이곳이 중년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비단 클래식함 때문만은 아니다. 소피텔 달랏 팰리스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달랏 팰리스 골프 클럽(Da Lat Palace Golf Club, www.vietnamgolfresorts.com)도 그 인기에 한 몫을 차지한다. 총 18홀로 이루어진 달랏 팰리스 CC는 7,003야드 길이에 급격한 경사면, 벙커 등의 변화무쌍한 코스가 있어 모험심 강한 골퍼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연중 섭씨 15도 내외로 ‘영원한 봄의 도시’라는 타이틀을 가진 달랏의 기후는 골퍼가 원하는 최적의 라운딩을 보장한다.
달랏 CC는 1922년, 베트남의 마지막 황제인 바오 다이(Bao Dai)를 위해 건설되었다. 처음에는 9홀로 완공되었는데 당시 동남아에서 벤트 그래스 티와 페어웨이 그린을 갖춘 유일한 골프 코스로 주목 받기도 했다. 티를 꽂지 않고 퍼팅을 해도 잔디가 패이지 않을 정도로 푹신푹신한데, 이는 달랏의 고산 기후가 선물한 지질(地質) 때문이기도 하다. 달랏 팰리스 CC는 이러한 여러 이유로 미국에서 발간된 ‘골프 다이제스트(Golf Digest)’에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베트남 최고의 골프 코스’로 네 차례나 선정된 바 있다.
문의 84-063-3825-444 www.sofit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