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2. 溫泉
유랑하라, 온천을

아직 온천의 참맛을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경험이 주는 민망함과 무색함은 잠시 뒤로 하고, 기자는 감히 일본을 지구상의 제일가는 온천천국이라 명명해봅니다. 물론, 돗토리도 예외는 아니지요. 곳곳에 다양한 온천 지역이 있고, 수많은 료칸이 있습니다. 하지만 료칸이라고 해서 다 같은 료칸은 아닙니다. 취재 스케줄을 수없이 바꿔가며 엄선하고 또 엄선해서 선택한 료칸들을 소개합니다. 지금부터 만나볼 료칸들은 모두 저마다의 특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료칸은 어디인지, 함께 찾아볼까요?

료칸에서 온천을 즐기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우선, 료칸에서 제공하는 가이세키 요리로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그리고 세면도구와 온천 후 입을 유카타를 챙긴다. 이게 전부다. 그 후에는 뜨거운 김이 펄펄 솟고 있는 온천탕 안에 몸을 담그기만 하면 된다. 자, 여기까지 숙지했다면 이제 남은 일은 하나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돗토리의 특색 있는 료칸들 중에서 가장 마음이 동하는 곳을 하나 선정하는 일이다.

空間 1 미사사 온천, 기야 료칸 vs 이와사키 료칸
구라요시 인근에 위치한 미사사 온천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에서 드러나듯(미사사(三朝) : 이곳에서 아침을 세 번 맞으면 병이 낫는다는 뜻)이 이 온천이 요양온천이라는 점이다.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라듐 성분이 온천수에 포함되어 있는데, 물 안에 있을 때는 라듐, 공기 중에 있을 때는 라돈이라고 일컫는 이 성분은 미량의 방사능을 포함하고 있다. 세포에 자극을 주어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주기 때문에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높여 준다고. 또, 나쁜 세포의 활동을 억제시켜 주는 효과도 있어 암 환자들에게도 좋다. 실제로 이 지역 사람들의 암 사망률이 일본 내 다른 지역에 비해 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지역에서 온천이 발견된 것은 훨씬 더 오래 전의 일이지만, 료칸업이 성행하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 시대였던 150여 년 전이다.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30여 곳의 료칸들 중 가장 오래된 료칸은 기야 료칸. 손님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것으로 현 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인 주인-가끔 손님에게 자기 얼굴을 그려달라고도 한다. 그림 잘 그리는 사진 기자는 결국 그의 얼굴을 그려줘야 했다-이 9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이 료칸은 료칸업이 처음 발달하기 시작한 150여 년 전 처음 문을 열었다. 오래된 건물을 그대로 두고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세, 네 번에 걸쳐 증축을 해 건물 내부의 구조가 무척 복잡하다. 전통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예전 모습을 그대로 남겨두었기 때문. 료칸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다양한 공간들과 소품들이 풍기는 고풍스럽고 예스러운 분위기는 낡았기 때문에 더욱 좋다는 아이러니한 말을 현실로 만들어준다.
56~80도에 이르는 높은 온도의 원천 4개를 이용해 온천탕을 만들었는데, 노천탕은 없지만 가족탕 2개와 남탕, 여탕, 중앙 온천탕이 있다. 미사사에 있는 료칸 중 원천이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1미터 정도만 파 내려가도 온천물이 솟아오른다. 특히 중앙 온천탕은 원천의 물을 식혀 바로 사용하는데, 일본 내에서도 이런 온천은 20여 곳에 지나지 않는다. 원천이 가깝기 때문에 온천수로 난방을 하는 방을 만들 수도 있었는데, 공기 중에 라돈 성분이 무척 많이 함유되어 있어 암환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온천탕 역시 공기 중의 라돈 성분이 피부 속으로 더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수증기가 잘 빠지지 않게 만들어져 있고,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수증기가 꽉 차 있는 미스트사우나-미사사 온천 료칸 중 미스트사우나를 갖추고 있는 료칸은 두, 세 곳에 불과하다-도 자리 잡고 있다. 뜨거운 온천탕에서 피로를 씻어낸 후 기야 료칸이 자랑하는 콜라겐 나베요리(사전 주문 필요)를 먹으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다. 물론, 일반적으로 료칸에서 먹을 수 있는 가이세키 요리도 좋다.
기야 료칸과 같이 전통적인 멋을 잘 간직한 료칸이 있는가 하면, 현대적이고 깨끗한 시설을 자랑하는 료칸도 있다. 대표적인 것은 이와사키 료칸. 료칸 내부에 잘 꾸며진 일본식 정원을 간직하고 있는 이 료칸에서는 일본식 정원을 구경하기 위해 특정한 장소를 찾지 않더라도 사시사철 다른 느낌을 자아내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원 주변으로는 단풍나무가 병풍처럼 심어져 있고, 뒤편으로 작은 신사도 자리 잡고 있어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올해로 창업 90주년을 맞은 이와사키 료칸은 미사사 온천에서 가장 큰 료칸으로 총 객실 수가 77개, 431명이 동시에 숙박할 수 있다. 온천탕 역시 큰 규모로 만들어져 있는데, 각기 다른 인테리어의 노천탕 3개와 12개의 온천탕이 들어서 있다. 4개의 원천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야 료칸과 마찬가지로 미스트사우나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또, 개인 노천탕이 포함된 방이 6개 있는데, 1인당 50만 엔 정도로 다른 방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방 안에서 미사사 온천지대를 한 눈에 내려다보며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가 좋다. 미사사 온천의 료칸 중 유일하게 천황과 황태자 부부가 숙박을 하기도 했던 료칸으로도 유명하다.

空間 2 하와이 온천, 보코로 료칸
하와이 온천은 유리하마의 토고호 근처에 위치한다. 온천수는 중성에 가까운 약한 알칼리성을 띠고 있는데, 피로회복과 피부병에 좋으며 염분을 함유하고 있어 더욱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류마티즘과 현기증에도 탁월한 치유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와이 온천에는 드넓은 토고호를 중심으로 12개의 료칸이 자리 잡고 있으며 보코로 료칸은 그 중에서 가장 큰 규모와 현대적인 시설로 유명한 곳이다. 객실 수만 114개에 달해 현 내에서도 최다 객실수를 자랑한다. 숫자가 많은 만큼 객실의 종류도 다양해서 76개의 다다미 방과 양식 침대와 일식 다다미가 혼합된 형태의 방 36개, 양식 침대방 1개, 개인 노천탕이 딸린 4개의 방이 준비되어 있다. 시설은 현대적이지만 역사는 깊다. 올해로 창업한지 86년이 되어 하와이 온천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호수 바로 옆에 세워져 있어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특히, 호수 위에 지어진 작은 건물에 자리 잡은 노천탕은 그야말로 이 료칸의 백미다. 호수를 바라보는 쪽이 시원하게 트여있어 마치 호수 위에서 온천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느긋하게 노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평일 여탕 안에는 장미꽃을 가득 띄워 놓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실내에 있는 온천탕의 경우도 바깥 풍경을 내다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도록 통유리로 인테리어를 했다. 보코로 료칸의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이 료칸이 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료칸에 투숙하는 손님들은 2천 엔만 더 내면 일본식 전등을 밝힌 배를 타고 호수 한가운데로 나가 가이세키 요리를 즐기는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받을 수 있다. 단, 인기가 많기 때문에 1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취재를 통해 기자가 느낀 또 하나의 장점은 음식이 무척 맛있다는 것이다. 정갈하고 예쁘게 차려져 나오는 것은 물론, 일식보다는 한식을 훨씬 더 좋아하는 기자가 차려져 나온 음식을 남김없이 먹을 정도-일본인들은 소식을 한다는 사회 통념이 있지만, 가이세키 요리의 양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로 음식의 맛은 탁월하다.

空間 3 이와이 온천, 아카시야 료칸
이와미에 위치한 이와이 온천은 돗토리 현 내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지역으로, 사람들이 처음 이 지역의 온천을 이용하기 시작한 때를 1,300여 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색무취의 온천수는 류마티즘과 피부병에 좋고 음용할 경우에는 위장병과 변비, 동맥경화, 부인병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스테리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예전에는 훨씬 더 많은 료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남아있는 료칸은 세 곳에 불과하다. 그러나 돗토리 현 내에서 가장 오래된 료칸이 여전히 손님들을 맞이하며 역사를 유지하고 있다. 약 400여 년 전인 1615년에 지어진 아카시야 료칸이 그 주인공이다.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료칸 답게 일본 전통 료칸의 관습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노천탕을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사용한다는 것. 이 노천탕은 195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에는 노천탕을 사용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남성이었기 때문에 한 개의 노천탕만이 필요했다고. 하지만 점차 여성 숙박객의 수가 늘면서 혼욕으로 바뀌었다. 다만, 혼욕을 원하지 않는 여성들을 위해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는 남성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또, 다른 료칸의 온천탕 대다수가 밤 12시 이전 등 정해진 시간에만 온천탕을 이용할 수 있는데 반해 이곳의 온천탕은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따로 만들어져 있는 식당이 아니라 방으로 직접 식사를 가져다 주기도 하는데, 이들 모두 전통 료칸에서 대대로 사용하던 방식이다. 원천의 온도는 48도이며, 온천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온도인 42도로 식혀서 사용하고 있다.
아카시야 료칸에는 위에서 언급한 노천탕 외에 추가 요금을 내고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천탕이 두 개 더 있다. 노천탕이 딸린 방은 한 개 밖에 없는데, 방에 딸린 베란다가 아닌 땅 위에 노천탕을 만들겠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 자연히 많은 공간이 필요했고, 오직 한 개 방에만 노천탕을 만들 수 있었다. 아카시야 료칸을 소개하면서 빼놓지 말아야 할 또 다른 특징은 가이세키 요리다. 돗토리현의 료칸에서는 가이세키 요리를 만들 때 대게를 많이 사용한다. 대게가 겨울철에 이 지역에서 잡히는 특산물이기 때문이다. 아카시야 료칸에서도 역시 대게를 사용한 가이세키 요리를 내는데, 이와 더불어 모사에비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모사에비는 2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이와미 지역에서 잡히는 작은 새우로, 돗토리현 전체 생산량의 80퍼센트 이상이 이와미현에서 생산된다. 모사에비는 '환상의 새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탁월한 맛을 자랑하는데, 싱싱한 상태로 즐기려면 이와미를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새우는 신선도가 오래가지 않아서 얼리지 않는 이상 먼 곳까지 유통할 수가 없어서다.

지금까지 기자가 다녀온 돗토리의 료칸 네 곳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모두들, 각자의 취향에 맞춰 가장 마음이 동하는 한 곳의 료칸을 선정하셨는지. 이제 해야 할 일은 마지막 하나다. 내가 정한 료칸으로 떠나는 것, 바로 그것이다. 인천공항에서 돗토리의 요나고공항까지는 1시간 10분 만에 닿을 수 있다.

Information
기야 료칸
전화번호 +81-858-43-0521
홈페이지 www.misasa.co.jp
주소 682-0123 東伯郡三朝町三朝895

이와사키 료칸
전화번호 +81-858-43-0111
홈페이지 www.izanro.co.jp
682-0123 東伯郡三朝町三朝365

보코로 료칸
전화번호 +81-858-35-2221
홈페이지 www.bokoro.com
주소 東伯郡湯梨浜町はわい?泉4-25

아카시야 료칸
전화번호 +81-857-72-1515
홈페이지 www.akashiya.to/
주소 681-0024 岩美郡岩美町岩井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