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 Run, Sit, Climb
내추럴하게 즐기는 오스트리아

마리아 테레지아, 프란츠 요제프 같은 역사적인 통치자의 스토리와 모차르트의 음악과 재즈, 수많은 바로크 건축물 같은 다소 교과서적인 오스트리아의 이미지로부터 탈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포토그래퍼와 렌터카를 빌려 빈에서 잘츠부르크, 인스브루크까지 가이드로부터 최소한의 도움만 받으며 이동했다. 숱한 에피소드와 우여곡절이 따랐음은 물론. 렌터카를 통한 이동과 각 도시에서 걷고, 뛰고, 앉고, 오르는 단순한 동작만으로도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어느 때보다 열 배는 더 힘들었던 취재였지만 오스트리아를 가장 내추럴하게 즐기고 왔기에 후회는 없다. “오스트리아여~ 그뤼스 고트 Gr?ss Gott(신의 은총을~)“
글 여병구 편집장 사진 강건호 취재협조 오스트리아 대사관 www.advantageaustria.org/kr, 핀에어, 호텔패스, 허츠코리아, 제품협찬 마무트코리아


alzburg is an amazing Dream studio
모차르트 그 이상의 즐거운 상상과 히스토리

소금(Salz)의 산(Burg)`이라는 뜻의 잘츠부르크는 소금을 유럽 전역에 공급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종교와 예술이 화려하게 꽃피우게 된다. 무엇보다 잘츠부르크가 잘 알려지게 된 것은 모차르트라는?천재 음악가의 고향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후 1965년에 개봉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 알려지면서부터 `소금의 도시`보다 `음악과 축제의 도시’로 잘 알려지게 됐다. 무엇보다 잘자흐강이 흐르는 마카르트 다리를 기준으로 구 시가지, 신 시가지로 나뉘어 있고 도보로 다니기에도 그만이다. 걷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한 잘츠부르크는 가히 거대한 상상 스튜디오나 다름 없다. 인사이드, 아웃사이드로 나눠 잘츠부르크의 매력을 공개한다.
글 여병구 편집장 사진 강건호 취재협조 오스트리아 대사관 advantageaustria.org/kr, 핀에어, 호텔패스, 허츠코리아 제품협찬 마무트코리아

INTRO 오스트리아, 친해질 수 있을까?

비엔나 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유럽의 노동절 휴가에 맞물린 출장이어서 비행 편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지라 헬싱키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비엔나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탄 것이 화근이었다. 환승 시간이 고작 30분 남짓, 사람타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어서 내심 모든 장비가 들어 있는 짐이 걱정됐는데……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돼버렸다.  정말 비엔나 국제공항에 우리 짐만 도착하지 않았다. 예정대로라면 국제 렌터카 회사인 허츠의 골드카드 회원으로서 우아하게 렌터카를 인계 받고 비엔나의 숙소로 들어가는 코스였지만 몇 시간을 공항 로스트 룸에서 대기하느라 몸과 마음까지 다 지쳐버리고 말았으니…… 호텔에 가서 기다리라는 연락만 달랑 받고 주차장으로 이동. 한글 네비게이션에 목적지인 호텔 이름을 입력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도로로 들어섰지만 이미 우리는 속된 말로 멘탈붕괴 상태였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우리의 네비게이션은 주목적지인 비엔나의 중심가에 있는 레지나 호텔로 안내하지 않고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로 데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황급히 생면부지의 어느 황량한 도로에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비로서 오스트리아가 독일,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스위스가 둘러싸고 있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유럽의 심장부임을 실감한다. 짐을 잃고 길을 잃었지만 여행이 주는 예상치 못한 묘미로 애써 위안을 삼았다. 7일간 함께 오스트리아를 다닐 애마와 함께 어둑해져 가는 비엔나 시내로 들어간다. 오스트리아와의 첫 날밤을 그렇게 어색하게 맞이했다. 과연 친해질 수 있을까?

Natural outside Salzburg

HOT SPOT 레드 불 비행 박물관 'Hangar7'
참으로 긴긴 밤이었다. 시차 때문이기도 하지만 혹시라도 짐을 찾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불안감이 가장 큰 몫을 했다. 아무리 잠을 자도 새벽 3시를 넘지 않는 힘겨운 상황. 어둠에 잠긴 비엔나 시내를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잠긴 채 밤을 꼬박 새웠다. 하지만 정확히 10시에 호텔로 배달된 우리의 짐. 이제 다시 시작이다. 차의 시동을 걸로 잘츠부르크로 간다. 초행길이지만 일직선으로 연결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잘츠부르크와 인스브루크로 가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5시간 30분여를 달린 끝에 마침내 잘츠부르크로 입성했다. 저기 멀리 호엔잘츠부르크성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잘자흐강을 따라 구 시가지로 들어가지만 차량이 다니기에는 건물과 거리가 너무 협소하다. 간신히 주차를 하고 숙소인 골드너 허쉬호텔 Goldener Hirsch에 체크인 하고 나니 이곳이 바로 잘츠부르크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한다는 게트라이데가세Getreidegasse 라는 것을 알았다. 가장 오래된 상업도시로 타임슬립 한 듯한 고풍스러운 거리 모습이 무척 흥미롭다. 시간이 어느 새 오후 6시. 저녁식사는 그야말로 특별한 곳에서 하게 됐다. 잘츠부르크 관광협회의 군타 블렉만GUNDA BLECKMANN 씨 부부의 에스코트로 택시를 타고 10분 거리의 W.A 모차르트 공항에 있는 Hangar7으로 이동했다. 마치 거대한 우주선이 착륙하는 듯한 멋들어진 건물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이곳이 바로 오스트리아의 명물인 <레드 불 비행기 박물관>. Hangar라는 말이 격납고이니 7번 격납고가 되겠다. 입구로 들어서니 승무원 복장을 한 가이드가 내방한 손님들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고. 마침 오늘은 유명 F1 레이싱 선수의 생방송 촬영이 있는 날이어서 방송 스태프들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전시장 내부에는 2차 대전 당시 활약했던 B-25 폭격기에서부터 T-28B 등의 올드 타이머 비행기에서부터 아파치 헬기, F1 레이싱 카 등으로 가득하다. Hangar7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닌 고급 식당과 각종 문화행사가 펼쳐지기에 전 세계 유명 예술인, 건축가, 문화인들이 모이는 장소로 기획됐다고 한다. 특히 이카루스 식당에서는 스타급 요리사를 매달 한 명씩 초빙해 음식을 맡기며 연말에는 초빙된 12명의 요리사를 모두 불러 그들이 만들어 내는 12개의 요리를 선보이는 이카루스의 밤 Ikarus Night이라는 행사가 열린단다.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사의 수익금을 전신마비 장애를 완치시키기 위해 연구를 하는 <삶의 날개 Wing of Life> 재단에 기부된다고. 워낙 인기가 좋아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몇 달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예약이 밀려 있다니,,,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어색했던 첫 날의 감정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경이로운 Hangar7의 모습에 바빠진 오감을 추스르느라 그렇게 3시간의 나이트 디너 미팅 시간이 흘러갔다. 레드 불사의 비행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플라잉 불의 수석 조종사인 지기 안거러 Sigi Angerer가 80년대 친구들과 함께 미국 여행 중에 발견한 1954년산 노스 아메리카 T-28B를 구입해 수리하면서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비행기를 보관하기 위해 새로 지었다는 Hangar7은 가히 진정한 명물이라 불릴 만 하겠다. 저 먼 한국에서 온 시커먼 두 남자를 위해 군타 블렉만씨의 남편이 보여준 유머와 익살스러운 표정 연기로 피로가 단박에 풀렸다.

잘츠캄머굿 Salzkammergut
매우 흥미로운 전시물과 독특한 식사 덕에 잘츠부르크의 첫 날이 인상적으로 지나갔다. 눈을 뜨니 호텔의 창문으로 촉촉히 젖은 새벽 이슬 냄새가 향기롭기까지 하다. 창문 우측으로 호엔잘츠부르크성이 있는 산을 관통하는 터널 사이로 청소를 하는 사람들로 잘츠부르크의 둘째 날이 시작됐다. 자동차로 이동한 곳은 바로 잘츠캄머굿 Salzkammergut으로 잘츠 Salz가 소금을, 캄머굿kammergut이 왕의 창고를 뜻하는 것처럼 오스트리아는 소금 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게 된다. 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마르크주(州), 오버외스터라이히주(州), 잘츠부르크주(州), 등에 걸쳐 있는 잘츠부르크 동쪽의 호수 지역을 잘츠캄머굿이라 부른다. 이곳은 선사시대부터 암염을 생산했던 곳으로 알려졌고 이 때문에 인근에 소금광산이 자리하고 있는 명소다. 수도인 비엔나에서 잘츠부르크 사이에 있는 해발 500~800m의 구릉지에 위치한 곳으로 해발 2,000m 이상의 산과 76개의 호수가 어우러져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의 유명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며 선착장이 있는 장크트 길겐 S.T Gilgen에는 전 독일 수상 헬무트 콜의 별장이 있다. 연간 400만 명이 방문한다고 하여 북적거리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했지만 다행히도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한적한 길겐의 마을을 산책할 수 있었다. 





Natural inside Salzburg

걷는 최고의 즐거움을 주는 잘츠부르크 City Tour in Salzburg
잘츠부르크는 걷기에 최적이다. 모든 관광명소가 구 시가지와 신 시가지를 기준으로 모여 있기 때문이다. 외곽지역에는 형용할 수 없는 알프스의 비경으로 가득하고 시내로 들어 오면 뜨거운 역사의 현장을 언제든 걸어서 볼 수 있다.
게트라이데가세 Getreidegasse 잘츠부르크 시내 투어를 위해 호텔에서 나오니 기자가 서있는 거리가 바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유명한 관광거리이자 가장 오래된 상가 거리인?게트라이데가세 Getreidegasse. 길 양편으로 길게 늘어진 상점의 간판을 눈 여겨 보자. 이는 14~17c?사이에 만들어진?핸드 메이드 철제 간판으로 옛날에 만들어진 간판을 구해 최신 브랜드 로고나 상호를 집어 넣어 리모델링 했단다.?물론 글씨가 넣어진 현대식 간판도 있지만 처음 이곳에 걸린 간판은 문맹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빵, 가위, 물고기 등이 상형문자처럼 사용됐다고. 오스트리아. 바이에른 등 알프스 산간지방의 여성용 민속의상인 던들 Dirndl이라 불리는 전통복장을 입고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도 많이 보였다. 거리의 너비는 두 걸음 정도의 폭으로 양 옆의 건물에는 참으로 다양한 상점들이 즐비했다. 특히 건물 위층은 노동자들이 잠만 자는 방이고 중간은 주인들이 살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명동과 같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