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But Sands Cotai Strip

샌즈 코타이 스트립이면 충분해

보통 ‘리조트’하면 그려지는 이미지들이 있다. 하늘빛 수영장과 여유로운 사람들, 적당히 들어선 레스토랑과 레저시설이 떠오르는가. 샌즈 코타이 스트립 리조트에선 기존의 레퍼토리가 모두 무너진다. 이곳은 하나의 거대한 도시다.

글과 사진 이소윤 기자 취재협조 샌즈 코타이 스트립 http://www.cotaistrip.com.mo/en/, 네트에이 http://net-a.co.kr 



마카오는 마카오반도와 콜로안섬, 타이파섬으로 이뤄져있는 일종의 섬나라. 하지만 다년간 진행된 간척지 계획덕분에 이젠 콜로안섬과 타이파섬이 붙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새로운 땅에서 자라나고 있는 신생 도시의 중심에 샌즈 코타이 스트립 리조트가 있다. 샌즈 코타이 스트립은 홀리데이인, 콘래드, 쉐라톤 마카오 호텔이 함께 들어선 샌즈 코타이 센트럴과 함께 건너편 포시즌스 호텔과 베네시안 호텔을 모두 아우르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리조트. 리조트 내에서만 알찬 2박 4일을 보냈지만 여전히 마스터하지 못했다.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이벤트와 축제들, 쇼핑의 유혹으로부터 정신을 차릴 수 없을 테니 손잡이를 바짝 붙들길. 

‘베니스의 가면’ 넘어 세계를 만나다

흔히들 마카오를 ‘동양의 유럽’이라 부른다. 오랜 세월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땅이기에 건물이며 음식, 문화에 모두 유럽식 문화가 뭉근히 배어있다. 이 덕분에 마카오는 ‘제2의 라스베이거스’라는 타이틀도 자연스럽게 달 수 있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유명하던 베네시안 호텔이 마카오에 들어선 지도 벌써 6년. 이제는 마카오의 가장 대표적인 호텔로 부상했다. 이탈리아의 베니스를 표방하며 럭셔리한 시설과 유럽 감성으로 사랑받아온 베네시안이 3년 전부터 비장하게 진행해온 축제가 있었으니, 바로 베네시안 카니발이다. 카니발이 매일 열리는 호텔 앞 저수지는 하루 종일 축제분위기로 후끈하다. 대체로 인적이 드문 이 주변에서 사람들로 가장 북적이는 곳은 저수지 위의 아늑한 다리다. 화려한 의상의 예술가들이 사람들과 어우러져있는 풍경은 실제로 이탈리아 길거리에서 열리는 카니발 속에 빠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너도나도 사진을 찍고, 찍히고 웃고 떠드느라 여념이 없다. 주변에선 영어, 한국어, 중국어가 뒤죽박죽 섞여 들린다.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을 흐뭇하게 구경하기도 잠시, 어디선가 신나는 비트가 들려왔다. 이게 웬걸, 영화 ‘워터월드’에서 막 빠져나온 것 같은 유러피언 연주자들이 축제의 한 복판에서 난타를 시작한다. 사람들은 일제히 눈과 카메라를 한곳으로 집중했다. 쾌적한 무대에서 열리는 공연으로는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이다. 심지어 연주 실력까지 수준급이었다. 이외에 저글링과 아크로바틱 같은 공연이 쉴 새 없이 이어지니 구경꾼들은 마냥 바쁘다. 릴레이식 볼거리는 축제기간 중 매일 오후 2시부터 저녁 10시 반까지 이어진다. 공기 중에 물방울이 금방이라도 맺힐 것 같은 마카오의 습한 낮을 견디지 못하고 실내로 피신한 후, 밤에 다시 찾아간 베네시안 카니발은 예쁜 보석에 조명을 비춘 것처럼 더 찬란히 빛났다. 코스튬을 입은 베네시안 광대들은 야외 조명으로 더욱 화려해 보인다. 알록달록한 빛을 반사하는 발밑의 호수를 얼마나 감상했을까. 시계가 7시 반을 가리키자 축제의 장 뒤로 서있던 하얀 건물이 트랜스포머라도 된 것처럼 컬러풀하게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베네치아-마법의 마스크’를 주제로 펼쳐지는 사운드 영상 쇼는 그렇게 카니발이 끝나는 10시 반까지 삼십분마다 한 번씩 이어진다. 건물 전면에 전광판이 설치되어있는 것처럼 정교하게 움직이는 영상의 비결은 3D 영상 프로젝트 매핑이었다. 20분 정도의 3D쇼가 끝나면 구석의 작은 무대에서 또 다시 멋진 밴드들의 음악이 들려온다. 반대편 야외 테이블에 앉아 시원한 칭다오 생맥주까지 마시며 여유롭게 하루를 마감했다. 이보다 더 호화로운 밤이 어디 있을까. 이 아름다운 카니발은 4월 25일에 시작해 6월 2일까지 이어진다. 혹 올해에 기회를 놓쳤대도 좌절은 금물이다. 내년에는 더욱 성대한 축제가 기다리고 있으니!

오늘은 내가 CSI 수사관

세계적인 과학 수사 드라마 CSI 시리즈 중 최고의 도시를 뽑으라면? 여기는 라스베이거스에 한 표! 화려한 볼거리는 당연하고 제일 처음으로 접하게 된 시리즈라 괜히 각별한 느낌이다.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어 실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1년 365일 ‘CSI: 과학수사 체험전’에 참여할 수 있다. 헌데 제2의 라스베이거스라는 마카오에서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일. 그래서 실현됐다. 샌즈 코타이 센트럴의 쉐라톤 마카오 호텔에서 똑같은 CSI 체험전을 4월부터 진행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다. ‘CSI: 과학수사 체험전’은 CSI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라스베이거스 편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특별한 전시회다. 전시장에 방문하는 순간 방문객은 범죄 과학 수사대의 일원이자, 길 그리섬 반장의 오른손이 된다. 준비된 세 가지 사건 중에 원하는 하나를 골라 추리해나가는데, 그 과정이 꽤 리얼하다. 기자는 첫 번째 케이스인 ‘거실 안의 자동차’를 선택했다. 먼저 생생히 재현되어있는 범죄현장을 세심히 관찰하며 표면적인 단서를 잡고, 혈흔의 패턴 조사,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 DNA분석과 신원확인, 지문감식과 같은 과정을 거치며 증거들을 분석해 나가는 것이다. 한 단계씩 나아가면서 몰랐던 사실을 깨닫기도, 확신했던 사실이 뒤집히기도 한다. 그래도 성실히만 차례를 밟으면 마지막 단계인 부검에서는 어느 정도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탐정으로 빙의라도 한 것처럼 몰입했던 기자는 마지막에 지목한 인물이 범인이 맞다는 사인이 화면에 뜨자 괜한 쾌감마저 들었다. CSI를 교과서삼아 정독한 이들이라면 너무 간단한 수사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진행되는 각본을 단순히 시청하는 것과 실제로 풀어나가는 것은 아주 다른 느낌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 모든 과정이 영어로만 진행되는 점이었다. CSI 체험전은 6월 15일까지 이어지니 방문을 원한다면 CSI를 보며 영어공부까지 함께 해두면 좋겠다. 물론 그만큼 비주얼 장치가 잘 되어있어 필수사항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 더욱 확실한 몰입을 위해 탐정 모자까지 준비한다면 진정한 CSI 매니아로 인정!

쇼퍼홀릭의 파라다이스

‘600’, 샌즈 코타이 스트립에 입점해 있는 상점들의 개수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입점한 상점이 200개 정도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곳의 스케일이 대충 짐작이 될 것이다. 실제로 리조트 내의 쇼핑 거리를 하루 안에 다 돌아보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샌즈 코타이 스트립의 상점가는 환상적인 볼거리까지 제공하기에 다리는 아플지언정 지루할리는 절대 없다. 이 어마어마한 숫자의 상점들이 한 곳에 몰려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샌즈 코타이 센트럴의 쇼핑센터와 포시즌스 쇼핑몰, 베네시안 호텔의 그랜드 카날 쇼핑몰에 사이좋게 나뉘어져 있다. 마카오와 홍콩하면 카지노 다음으로 떠오르는 호화로운 쇼핑의 꿈을 그 이상으로 실현시켜줄 샌즈 코타이 스트립의 쇼핑가를 간단히 소개한다. 먼저 샌즈 코타이 센트럴 건물의 1층에서부터 펼쳐지는 센트럴 코타이의 쇼핑센터는 독특한 디자인이 먼저 눈에 띈다. 녹색의 식물과 풍부한 자연광, 그리고 폭포수가 만들어내는 자연의 모습을 콘셉트로 디자인해서 마치 식물원 속에서 들어온 것처럼 쾌적하다. 1층부터 3층까지 100여개의 부티크와 갤러리들이 입점해 있는데 대부분 고가의 명품브랜드다. 2층과 3층에는 중저가의 패션브랜드들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평소 엄두도내지 못했던 물건들을 면세된 가격으로 질러보고 싶거나, 흡족한 아이쇼핑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코타이 센트럴 건물과 베네시안 호텔을 연결하는 브릿지를 건너면 바로 포시즌스 매장들이 펼쳐진다. 이곳 또한 명품브랜드들이 주를 이루지만 젊은 층이 선호할만한 캐주얼 명품브랜드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100여개의 유명브랜드가 들어와 있으며 모든 매장이 넓은 공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품의 종류와 볼거리가 다양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세계적인 쇼핑센터인 만큼 물건의 회전율이 빠르니 신상마니아들에겐 이만한 곳도 없다. 쇼핑의 향연은 베네시안의 그랜드 카날에서 정점을 찍는다. 쇼핑의 질보단 베니스의 낭만적인 길거리와 하늘을 재현해놓은 실내 인테리어로 더 유명하던 곳. 하지만 그랜드 카날은 가장 많은 300여개의 상점을 보유하고 있는 코타이 스트립 리조트 최대의 쇼핑센터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브랜드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갑이 두둑한 여행객들뿐만 아니라 쇼핑백과 허기를 채우고 싶은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장소다. 운이 좋다면 곤돌리어가 노를 저으며 들려주는 아름다운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