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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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프랑스] 도시분류 : [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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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FIELD] 리용의 풍요로움으로 떠나는 짜릿한 여행

Lyon, leaving an abundance of exciting travel

리용의 풍요로움으로 떠나는 짜릿한 여행

남불이 시작된다는 프랑스 리용Lyon은 인구 48만 명으로, 파리(224만 명), 마르세이유(85만 명)에 이어 프랑스에서 세 번 째 큰 도시이다. 그러나 리용을 일일 생활권으로 하는 교외지역 인구가 150만 명이고, 근교도시 지역까지 합치면 212만 명이라 마르세이유를 제치고 프랑스 2위의 도시가 된다. 스위스 알프스에서 발현해서 지중해까지 내려온 론강이 프랑스 중부지방에서 달려온 손강과 만나는 지점에 리용이 존재해 두 강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다리가 많다. 리용의 소득수준은 파리 다음이다. 그래서인지 리요네즈Lyonnaise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글과 사진 권석하 편집위원

유일하게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곳?

파리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에펠탑이 보인다. ‘파리 시내에서 에펠 탑이 유일하게 안 보이는 곳?’ 이라는 질문의 답은 언제나 에펠탑이다. 헛헛한 유머 같지만 그만큼 파리의 상징이라는 뜻이겠다. 그리고 리용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흰색의 압도적인 모습의 푸르비에르 성모 성당도 리용 어디서나 보인다. 보통 리용시민들이 ‘기도하는 언덕’이라 부르는 푸르비에르 언덕 위에 서서 도시를 내려다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성당 옆의 발코니에 서서 보면 리용 시내 전체는 물론 도시 뒤에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알프스 연봉의 웅자가 잘 보인다. 날이 맑은 날은 몽블랑의 자태도 선명하게 보인다. 필자가 갔던 날도 선명한 몽블랑을 보았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보는 리용은 바둑판 무늬의 도시였다. 붉은 색 지붕과 벽돌색의 건물이 일직선 도로 양쪽에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다. 잘 계획된 도시의 견본도시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리용시는 어쩐지 그렇게 정이 안 갔다. 너무 세련되고 깔끔해서 말이다. 사람으로 치면 너무 빈틈이 없는 아주 깍쟁이 같은 모습이라고 할까. 그나마 옛 역사가 살아있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리용의 오랜 구시가지 ‘비외 리용Viuex Lyon’이 있어서 다행이다. 만일 그곳 마저 없었다면 리용은 개성이 없는 도시가 될 뻔했다.

푸니쿨라 타고 푸르비에르 언덕으로

푸르비에르 성당 정식 명칭은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바실리카Basilica of Notre-Dame de Fourviere이다. 번역을 하면 ‘푸르비에르 성모 성당’이다. 보통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이름의 ‘노트르담Notre-Dame’이 고유 명사인 것으로 아는데 ‘우리의 숙녀Our Lady’즉 성모(聖母)라는 뜻의 일반 명사이다. 그래서 파리의 노트르담과 리용의 노트르담 성당이 모두 ‘성모에게 바쳐진 성당’이다. 이와 비슷한 천주교 용어로는 Notre Seigneur이 있다. 약자로 N.S.로도 쓰는데 바로 영어로 ‘Our Lord’ 즉 ‘우리들의 하느님’이다. 재미 있는 점은 영어에서 농토나 집 주인을 landlord라 부른다는 점이다. 당시 귀족들이 농토나 건물을 빌려주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귀족들을 ‘경(lord)’라고 부르다 보니 농토주인을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하느님도, 귀족도 모두 lord로 부른 셈이다. 푸르비에르 성당 이름에 붙은 바실리카basilica의 뜻은 건축 형태를 이르는 말로도 쓰이지만 원래는 성당이 교구 내의 일로 회의를 위해 일종의 국회 같이 사용되는 경우에 붙여진 이름이다. 푸르비에르 언덕을 올라 가는 방법은 걸어서 천천히 구경을 하면서 가도 되지만 1862년 세계최초로 설치된 소형산악기차 푸니쿨라를 타도 좋다.

‘빛의 페스티벌‘ 탄생 비화
1년에 거의 200만 명이 방문한다는 푸르비에르 성당은 1872년에 세워졌다. 1643년 유럽 전체를 초토화 시켰던 콜레라가 창궐했을 당시 도시를 지켜 준 덕분에 피해를 면했다는 시민들의 믿음 때문에 성모는 리용의 수호자가 되었다. 뿐만 아니다. 1870년 보불 전쟁 때 리용을 향해 진군하던 프러시아 군대가 리용을 눈앞에 두고 어쩐 일인지 갑자기 회군을 했다. 푸르비에르 성당에 모여 촛불을 켜고 열심히 기도하던 시민들은 안도의 숨을 쉬고 이 모두가 푸르비에르 성당의 성모님 덕분이라고 믿게 되었다. 1852년 12월8일 성모 무염시태(원죄 없이 잉태)축일을 즈음해서,푸르비에르 성당에 성모상이 안치됨을 기념하기 위해 온 도시가 촛불을 켜는 예식을 했다. 이후 매년 이 행사를 전통적으로 했는데 이것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용의 ‘빛의 페스티벌Fete des Lumieres’의 시작이다. 이제는 촛불이 아니라 형형색색의 강력한 조명을 시내 건물과 창공에 조명을 비추어 장관을 만드는, 한번 보면 입을 못 다물게 하는 축제를 펼친다. 이 축제기간 4일 동안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400만 명이 다녀 간다. 각 나라들이 이를 본 따 빛의 축제나 불꽃 놀이를 하고 있다. 리용은 각종 축제의 도시이기도 하다. 마침 리용을 갔던 날 다리 건너 신도시에서 구도시 셍쟝 성당까지 전통복장을 하고 행진을 하는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화려한 옛 의상을 입고 행진하면서 아주 작은 것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는 모습의 프랑스인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푸니쿨라가 출발하는 구시가지의 셍쟝 스트리트의 건물들은 베니스 다음으로 오래 된 유럽의 르네상스 건물들이다.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과 역사가 깃들인 건물 사이를 걷는 기분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 온 듯한 것이었다. 대다수의 건물들이 15세기와 17세기 사이에 지어졌다. 건물들은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인 부자 상인들이 정착하면서 그들에 의해 건설되었다. 이들은 1년에 4번 열리는 큰 시장 때문에 이 곳에 정착한 것이다. 당시에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들이 모여 있던 지역으로 유명했다. 특히 르네상스 기간 동안 이탈리아의 실크 상인들이 리용의 실크 산업 때문에 대거 들어 와 정착하는 관계로 구시가지 건물에서는 이탈리아 영향을 많이 볼 수 있다.

막강한 주교의 힘

구시가지 중심에는 셍쟝 성당이 있다. 리용교구의 주교가 집무를 보는 사무실이 있는 주교좌 성당이다. 1180년부터 1480년까지 딱 300년 걸려서 완성한 성당이다. 보통 주교좌 성당을 cathedral 이라고 영어에서는 표기한다. cathedral라는 단어는 주교의자를 뜻한다. 한 나라는 여러 개의 천주교 교구로 갈라진다. 교구는 하나의 소왕국이고 그곳의 종교적인 왕이 바로 주교이다. 주교의 힘은 자신의 교구 내에서는 실로 막강하다. 소속 신부에 대한 생사여탈의 권한만 뺀 모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부들이 사제 서품을 받을 때 하는 순명(順命)서원의 대상이 바로 주교이다. 교구 내 모든 신앙 행정에 관계되는 주관을 한다. 중세 때 교권이 정치권력보다 강할 때는 왕보다 주교의 힘이 더 강할 때도 많았다. 일반인들이 잘 이해를 못하는 것이 추기경과 교황의 역할일 것이다. 추기경은 한국 내 16개 교구를 담당하는 총 책임자가 아니다. 추기경은 다른 교구 주교들과 같은 서울 대교구 주교일 뿐이다. 그 말은 추기경은 그냥 한국 내에 존재하는 다른 교구 주교들과 같은 권한을 가진다는 뜻이다. 단지 교황 선출권한 하나를 더 가지는 점이 다른 주교들과 다르다. 그래서 추기경이라고 다른 교구 주교들이 자신의 교구에선 일어 나는 일에 대해 내린 처분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아무런 권한을 못 가진다. 한 예를 들면 서울 교구 주교가 자신의 교구 내 신부에게 내린 정직처분에 대해 추기경이라고 개입 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없다. 조금 더 심한 예를 들면 교황도 바티칸 교구 주교에 불과하다. 주교회의에서 결정을 할 때는 모두가 한 표이고 교황이라고 일개 교구에서 주교가 내린 결정에 함부로 입을 못 댄다. 단지 천주교 전체적으로 어떤 결정이 되어 교구에 지시가 내려 오면 교구 주교도 따라야 할 의무를 가진다. 천주교에는 두 가지 신분의 신부들이 존재한다. 일정한 지역을 담당하는 교구신부와 지역적인 구분 없이 수도와 봉사를 주로 하는 수도회 신부들이다. 현재 프란체스코 교황이 바로 이런 예수 수도회 출신 교황이다. 수도회 신부는 자신의 소속 수도회 총장한테서만 명령을 받는다. 교구의 주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프랑스 전통 요리 부숑의 천국, 리용

리용은 원래 종교적으로도 중요한 도시였다. 여기서 1245년 당시 유럽 전체 천주교 공의회가 교황 인노첸시오 주재로 열렸다. 공의회라면 천주교의 교리를 비롯해 중요한 사항을 전 세계 주교들이 모여 논의해 결정하는 회의이다. 때로는 몇 년이 걸릴 때도 허다했다. 천주교의 중요한 변화는 항상 공의회에서 결정된다. 2차 리용 공의회도 1245년 교황 그레고리오에 의해 소집되었다.

리용은 원래 요리로 유명한 도시이다. 리용 시내에는 2000여 개의 식당이 있고 그 중에는 미슐랭 별을 받은 식당만 20개가 있다. 원래 부잣집에서 고용되어 있던 요리사들이 1800대 중반에 경제적 불황으로 인해 해고되자 자신의 식당을 차린 것이 리용이 요리 도시가 된 이유다. 특히 이들은 식당을 차린 후 노동자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다. 부숑bouchon이라 불리는 가정식 음식을 하는 식당들이 바로 그들이다. 노동자들 특히 실크직조공에게 파는 음식이라 기름지고 양도 많았다. 구시가지의 차가 못 다니는 좁은 골목길인 셍장거리를 걷노라면 길 옆에 수많은 부숑 식당들이 눈에 띈다. 리용에는 ‘리용 부숑요리 보존협회’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부숑 전통 식당이 20 여 개 있지만 구시가지 골목에 있는 식당들은 자신들도 모두 부숑 요리를 한다고 자부한다.

프랑스 고급 식당의 고압적이고 너무 근엄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식사하기 싫다는 사람들은 이런 친근한 분위기의 식당에서 프랑스 전통 요리를 맛 볼 기회를 갖는 것도 해 볼만 일이다. 대개 주인이 직접 요리 하는 곳도 많고 종업원들도 친절하다. 원래 부숑 식당들은 리용 특히 구시가지를 드나들던17-18세기 실크 수공업자들과 도매상들이 이용하던 여관에서 손님들에게 제공하던 식사로 시작되었다. 가볍고 상큼한 요리를 좋아하는 최근의 취향과는 맞지 않아 쇠퇴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리용에 가면 시간을 내서 한번은 맛 볼 필요가 있는 요리이다. 가격도 서민들의 요리처럼 착하다. 공식적인 부숑 레스토랑은 리용 부숑요리 보존협회가 발행하는 스티커를 받은 식당을 찾아 가면 된다. 만일 욕심을 조금 더 낸다면 리용이 프랑스 요리의 중심도시이니 주머니가 허락 한다면 프랑스 고급요리haute cuisine도 한번 섭렵해 보는 것도 일생의 추억이 될 만한 일이다. 현재 프랑스 요리 계를 끌고 가는 최고 요리사들이 리용 출신들이고 그들이 직접 운영하는 유명 식당들이 리용에 있기 때문이다.

억울한 보졸레?

리용이 요리도시가 된 데는 와인 산지와 가깝다는 이유도 있다. 리용 북부에 보졸레, 남쪽에 꼬떼 드 론 와인 산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졸레 누보는 매년 11월 세 번째 목요일 전세계적으로 출시된다. 그 해에 생산된 숙성되지 않은 신선한 맛의 와인이라는 이유로 출시 일을 기다려 매년 때가 되면 세계 각 곳의 식당에서 기다리는 보졸레 누보 마니아들이 많다. 이제는 인기가 많이 식어 버렸지만 한때는 일본에서 워낙 인기가 높아 산지에서 전세기로 실어 나를 정도였다. 하지만 프랑스인들 사이에는 프랑스 와인을 욕 보이는 와인이라는 악평이 돌아 외국인들이나 좋아하는 와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니 보졸레 지방으로서는 억울한 일이겠다. 사실 보졸레 지방에는 누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품질의 와인이 보졸레 지역에서도 생산된다. 리용은 와인 순례를 시작하기에 상당히 좋은 지역이다. 유명한 버간디, 롱 벨리를 비롯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보에, 부게이 등 같은 와인 지역이 2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벨쿠르 광장에서 태양왕 루이14세를 만나다

리용 신시가지 중간에 벨쿠르 광장이 위치한다. 생각보다는 별로 볼 것이 없지만 상당히 넓은 크기라 지친 다리를 쉬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 광장 어디선가에서는 항상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이 열릴 것이니 그것을 잠깐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벨라꾸르 광장은 유럽에서 제일 큰 개방형 광장이다. 중간에 루이 14세의 동상이 서 있다. 루이 14세 동상의 말 꼬리 아래’가 바로 리용 시민의 가장 인기 있는 만남의 장소이다. 태양왕Roi Soleil 혹은 대왕Louis le Grand으로 불리는 루이 14세는 72년 간을 재위해서 유럽 역사 상에 가장 오래 왕위를 유지한 왕이다. 5살에 왕위를 물려 받으나 23살 때 되어서야 직접 통치를 할 수 있게 된다. 루이 14세는 베르사이유 궁전 건축과 ‘내가 바로 국가다’라는 발언으로 유명하다. 매우 화려한 베르사이유 궁전 건축은 이후 유럽 왕실 궁전의 건축 모델이 되었다. 루이 14세는 문제의 발언으로 오만한 왕권신수설의 화신처럼 묘사되었고 이로 인해 프랑스 중앙집권제의 정점을 이루는 왕으로도 평가 받는다. 루이 14세는 태양왕답게 거대하고 화려한 베르사이유 궁정을 파리 근교에 세워 지금도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 준다. 베르사이유 궁전 중간에는 자신을 상징하는 듯한 태양 모습의 조형물도 설치를 해 놓았다. 자신을 거의 살아 있는 신으로 자처했으니 궁전은 그의 신전인 셈이다. 이웃 국가들과 4대 국제전쟁(플랑드르 전쟁, 네덜란드 전쟁, 아우크스부르크 전쟁, 스페인 계승전쟁)을 일으켜 재위 기간 54년의 2/3인 32년간을 거의 전쟁으로 보냈다. 그가 77세에 죽으면서 자신과 똑 같은 나이의 5살의 손자에게 대권을 물려준다. 그가 루이 15세이고 그 다음이 프랑스 대혁명을 맞아 단두대에서 처형되는 루이 16세이다. 이렇게 3대를 지나는 동안 프랑스는 절정부터 공화정이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맞는다.

리용의 명물, 기뇰 인형극
광장에서 길만 건너면 쇼핑가인 리퍼불리끄 거리이다. 여기는 세계 명품부터 중저가 브랜드 상점이 즐비한 거리로 유명하다. 상점들 사이 사이에 프랑스 특유의 케이크와 초콜릿을 차나 커피와 같이 파는 카페가 있고, 한 골목만 뒤로 가면 유명 레스토랑도 즐비하다. 쇼핑과 관광으로 지친 다리를 쉬기 좋다. 리용은 기뇰guignol 인형극으로도 유명하다. 줄에 연결해서 하는 꼭두각시 연극이 아니라 직접 인형 안에 손을 넣어서 하는 연극이다.실크직조공canut인 주인공 기뇰이 법을 어기고 경찰을 놀리는 줄거리의 연극이다. 부인 마데용과 보졸레만 계속 마시는 친구 그나프롱과 항상 당하기만 해서 바보가 되는 경찰들이 등장한다. 극 내용을 알아야 재미 있는데 불행하게도 아직은 영어로 인형극을 하는 극장은 못 봤다. 모두 프랑스 말로 하고 관광지역인 구시가지에 있는 극장인데도 관객들도 생각보다 프랑스인들이 많다. 1 시간 이상을 줄거리나 대사를 못 알아 듣고 인형극을 보고 있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체코 프라하에 갔을 때 그곳도 인형극이 워낙 유명하다고 해서 보긴 했지만 말을 못 알아 들어서인지 그렇게 깊은 인상을 받지 못한 기억이 있다. 원래는 리용에서 생산되는 자투리 실크를 이용해 인형을 만들었다. 한 때는 정치사회 풍자를 해서 많은 성인관객들을 끌어 들이기도 했다. 이제는 거의 어린이 상대로 전락한 듯한 느낌이지만 인형들을 다양하고 능숙하게 다루어 말 만 잘 알아 들으면 흠뻑 빠져 들만하겠다. 관객 중 어린이 이름을 먼저 적어 들고 그들의 이름을 부르면 대화를 해서 어린이 관객들로부터 대인기이다. 가격도 극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청색계획으로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다

리용은 오래 전부터 도시를 가로 지르는 두 개의 강을 시민에게 돌려 주는 도시 계획을 계속해서 추진 하고 있다. 20세기 들어서면서 산업화 과정에서 강변이 도로로 변하고 그 주변은 주차장이 되어 시민들로부터 멀어졌다. 이런 리용의 두 강의 강변을 되찾자는 운동이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고, 1991년 ‘청색계획le Plan Bleu’이 입안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우선 강변의 주차장을 없애고 도로가 나 있지 않은 지역은 시민들 접근이 용이하게 자전거 길과 도보 길을 만들었다. 강을 통해 수송을 하기 위해 있던 창고와 공장을 이전 시키면서 서서히 강변이 살아 나기 시작했다. 리용 시내에서는 시민들이 가능하면 차를 이용 안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게 유도 했는데 이 제도는 파리보다 리용이 먼저 시작했다. 이제는 두 강의 강변은 시민들이 산책하고 휴일이면 전통시장이 열리는 리용시민 생활의 중심이 되었다.

리용은 세계 만인들이 좋아하는 성인동화 ‘어린 왕자’와 ‘야간비행’의 소설가 생덱즈베리의 고향이다. 그래서 리용의 공항 이름도 리용-생덱즈베리 공항이라 명명했다. 이름만으로도 낭만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날개 형상을 한 공항건물도 인상적이지만 나름대로 관광객을 끌기 위한 노력인지 프랑스 이민국 관리치고는 무척 친절해서 상당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시내 곳곳에 어린 왕자의 모습을 그려 놓거나 만들어 놓은 조각상을 흔히 볼 수 있다. 기념품 가게에는 그와 관련한 각종 기념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리용은 인류 최초의 무성영화인 ‘기차의 도착(1895년)’을 처음으로 만들어 상영해 세상을 놀라게 한 루미에르의 고향이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 중 리용은 독일군이 점령한 지역과 미 점령지역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서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1944년 5월26일 레지스탕스 지도자 쟝 물랑이 체포된 곳도 리용의 북쪽 지역이었다. 그래서인지 리용을 중심으로 한 2차 세계대전 영화도 많다.

이렇게 리용은 다양한 기억을 남겨주는 도시다. 아직은 파리에 밀려 관광객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으나 프로방스로 통칭되는 천국의 남불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도시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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