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Rich Cities Along the Switzerland's Rhein River

스위스 라인강변에 풍요롭게 빛나는 두 도시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곱고 우아하게 채색되어 있는 샤프하우젠과 슈타인 암 라인. 푸르른 스위스의 라인강을 따라 들어선 두 개의 도시는 풍요롭고 화려했던 중세시대의 낭만을 이야기 한다.

 

글 함희선 기자 사진 홍기화 기자 취재협조 스위스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www.myswitzerland.com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기차여행을 하던 때를 기억한다. 기차표에 쓰여 있는 ‘11시 39분 출발’이나 ‘5시 23분 도착’ 따위의 숫자들에 실소를 뱉어냈었던. “그냥 40분 출발, 25분 도착이라고 하면 되지 스위스 사람들은 무슨 기차를 1분 단위로 끊어놓고 운행하는 거지?” 기차가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실컷 웃어줄 요량으로 매번 시계가 뚫어져라 쳐다보며 기다렸지만, 스위스의 기차 시스템은 번번이 나를 실망시킬 뿐이었다. 기차들은 여지없이 딱딱 시간에 맞춰 등장했고, 1분도 어긋나지 않는 완벽한 타이밍으로 플랫폼에 안착했다. 그 몇 번의 실험 이후로는 스위스 기차여행에 ‘만약 늦게 도착하면? 혹시 빨리 출발하면?’이라는 단어를 붙인 적이 없다. 완전히 계획적인 여행에도,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에도. 취리히에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도시의 건물이란 건물에는 죄다 예쁜 그림들이 예술작품보다 더 멋지게 그려져 있는 라인강변의 도시로 무작정 떠날 수 있던 것도 취리히에서 1시간마다 1대씩 운행하는 직행 기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차는 이름도 생소한 샤프하우젠이라는 도시의 플랫폼에 38분 만에 안착하고야 말았다. 거짓말처럼 이번에도 정확히.

 

라인강이 키운 도시 샤프하우젠

스위스 북쪽의 끄트머리에서 찾을 수 있는 샤프하우젠Schaffhausen. 살짝 과장해 말하면, 독일을 집 앞 슈퍼마켓마냥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국경도시다. 얼마나 지척에 독일을 두고 있는지, 1945년 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측 공군의 실수로 안타까운 폭격을 당한 적이 있을 정도다. 당시 전투기의 내비게이션이 고장 났었다고 전해지지만, 샤프하우젠과 독일이 가깝다는 가이드들의 설명에는 이 폭격이야기가 늘 불변의 레퍼토리로 등장한다. 마치 독일이 홀라당 독차지한 것처럼 착각하기 십상인 라인Rhine강도 스위스의 샤프하우젠을 따라 흐른다. 알프스에서 발원해 유럽의 중부를 가로질러 흐르다가 북해를 만나는 여정으로 마무리하는 라인강은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을 거친다. 총 1,320킬로미터에 이르는 장대한 물길이 독일 지역을 가장 길게 흘러서 항상 독일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여러 나라를 거쳐 흐르는 라인강은 그야말로 국제하천이다. 이 라인강을 빼고는 샤프하우젠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도 물론이다.

라인강의 상류인 스위스의 물줄기를 따라 오르면, 그 곁에 아름다운 강변 도시가 하나 둘씩 이어진다. 샤프하우젠도 그중 하나다. 중세시대의 매혹적인 풍경이 고스란히, 도시 곳곳에 깊게 새겨져 있는 낭만의 도시. 르네상스 시대의 호화롭게 화려한 건물들이 샤프하우젠의 거리마다 셀 수 없이 세워져 있는 건 모두 라인강 덕분이다. 그리고 그 강물의 기나긴 여정 속에 만날 수 있는 단 하나의 폭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샤프하우젠에서 남쪽으로 4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노이하우젠 암 라인폴 앤드 라우펜 우비센Neuhausen am Rheinfall and Laufen-Uhwiesen에 가면 이 라인폭포Rhine Falls를 만날 수 있다. 낙차는 비록 24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너비가 장장 113미터로 거친 물살과 웅장한 폭포소리가 아주 우렁차다. 아무래도 높이가 낮아서 멀리서보면 시큰둥한 기분이 들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 거대한 위력에 금세 압도당하게 된다.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아직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유럽에서는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명한 폭포다.

 

 

샤프하우젠이 지금의 미모를 소유하게 된 건 라인강 위에서 존재감을 유럽 천하에 우렁차게 떨치고 있는 라인폭포의 공이다. 과거 독일 남부의 바이에른Bayern과 오스트리아 서부의 티롤Tirol 지역으로부터 곡물과 소금 등의 물자를 싣고 라인강을 교역하던 배들은 거친 라인폭포 때문에 인근 도시인 샤프하우젠에서 반드시 짐을 내리고서 육로로 폭포를 지나가야만 했던 것. 샤프하우젠의 속뜻이 ‘배의 집’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오래전부터 샤프하우젠은 무역상들이 반드시 배를 멈추어야만 했던 나름의 주요한 항구였던 셈이다. 골목골목마다 하나도 빠짐없이 고딕, 바로크, 르네상스 등 여러 양식으로 조합된, 화려할 뿐 아니라 도시의 풍요로운 부가 지금까지도 피부로 격하게 느껴지는 건축물들은 다 라인강으로 인해 얻게 된 중세시대의 막대한 부를 누렸던 길드하우스와 상인들의 대저택이요, 창고요, 상점이라는 거다. 그러므로 샤프하우젠은 두세 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는 작은 크기지만 취리히에서 기차에 올라타 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도시다.

 

 

 

 

풍요가 탄생시킨 아름다움

예전의 번영했던 도시의 역사가 겹겹이 새겨진 샤프하우젠은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앞서 말했던 1945년의 폭격으로 40명 정도의 시민이 목숨을 잃고 말았지만, 다행히도 도시는 고색창연한 옛 모습을 잃지 않았다. 어디에서 이런 도시를 본적이 있던가. 온 도시가 캔버스로 변해버린 예술작품이라 별다른 일 없이 거리만 걸어도 시간이 바람처럼 지나간다. 고개를 높이 쳐들고 걷느라 실로 목이 뻐근할 지경이다. 턱이 하늘로 향하고 입이 떡 벌어지는 구시가지 알트슈타트Altstadt는 고맙게도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된 보행자 전용도로다. 한눈을 팔고 걸어도 차에 부딪히는 일은 없을 테니 마음 편히 걷도록.

 

 

도시 산책에 빠져있다 보면 지극히 예술적으로 채색된 파스텔 톤의 건물 외벽보다 거리로 불쑥 튀어나온 거대한 창문들이 눈에 더 먼저 띈다. 뭐지, 테라스인가, 저기에 앉아 있으면 공중에 둥둥 뜬 기분일까,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 유별난 창문에 대해 미리 알고 떠나지 않았다면, 별별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정확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퇴창’, 사전 속 내용을 쉽게 풀이하면 ‘벽 밖으로 쑥 내밀도록 물려서 낸 창’이고, 영어로는 ‘Bay Window’다. 건물 정면의 2층과 3층 사이에 만들어 놓은 이 거대한 창문들은 과거 거대한 돈을 벌며 성장한 상인들이 자신들의 부와 고상한 취미를 자랑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샤프하우젠에는 이 퇴창이 정확히 171개가 있다. 멀쩡한 건물 밖으로 툭 튀어나와 있는 퇴창들은 안 그래도 만들기 어려워 보이는데, 하나같이 섬세하고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으니 정말 꽤나 많은 돈을 들였을 테다. 부자상인과 그 가족들은 거리 위로 불쑥 튀어나온 퇴창 창가에 앉아 누구보다 확 트인 시야로 거리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부에 만족하고 흐뭇해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상인들은 퇴창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던 듯하다. 도시의 건물 외벽마다 아주 멋들어진 그림들을 가득히 그려놓으며 그 부를 과시했으므로. 그중에서도 샤프하우젠에서 꼭 눈여겨봐야할 건물, 둘째라면 서러운 집이 하나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아름다운 프레스코화가 그려진 기사의 집Haus zum Ritter. 16세기의 유명한 화가인 토비아스 슈티머Tobia Stimmer가 그린 작품이 건물 전체를 하나의 캔버스처럼 휘황찬란하게 뒤덮고 있다. 알프스 북부지역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르네상스 시대의 프레스코화지만, 비밀 하나가 있다. 우리가 거리 위에서 보는 그림은 복제품이라는 것. 1570년에 그려진 진품은 알러하일리겐 박물관Museum zu Allerheiligen에 보관되어 있으며, 지금 우리가 기사의 집에서 볼 수 있는 그림은 1935년 복제해서 걸어둔 것이다. 물론 진품과 가품이 구별할 수 없이 똑같다고. 포어슈타트Vorstadt 거리에 있는 ‘황금 황소의 집’도 이에 못지않게 화려하니 지나치지 말고 찾아보도록 하자.

 

도시를 지키는 언덕 위의 요새

주구장창 길거리만 돌아다니다보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뭇잎사귀만 들여다보는 기분에 휩싸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샤프하우젠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향하자. 무척이나 단단해 보이는, 도시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무노트Munot 요새로. 구시가지 동쪽 끝에 있는 계단을 따라 숨을 고르며 오르다보면 이내 성의 입구에 다다른다. 입장료도 없고, 입구를 지키는 이도 없으니 마치 버려진 오래된 요새처럼 느껴지지만 겉모습만은 여전히 당당하다. 게다가 주변에 자리한 포도밭의 색이 싱그러워서, 또 그 포도향기의 달콤함이 공중에 머물러서 요새 주변을 산책하는 기분도 상쾌하다. 천장이 거대한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어두컴컴한 동굴과도 같은 1층을 통과해 가파른 계단을 빙빙 돌아 올라가면 곧 요새의 꼭대기에 오른다. 이 옥상은 사방이 시원하게 뚫려있는 샤프하우젠 최고의 전망대로 고상한 브라운 컬러의 지붕들이 하늘 아래 오밀조밀 예쁘게 모여 있는 도시와 그 곁을 흐르는 푸르른 라인강이 막힘없이 펼쳐진다.

멋진 무노트 요새는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의 작품이다. 독일 르네상스 회화의 완성자인 뒤러에게 요새라니. 이탈리아 여행 중에 그린 수채 풍경화가 더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뒤러인데 말이다. 무노트 요새는 그가 이상적인 요새로 구상해놓은 설계 아이디어를 가지고 실용화한 것으로 1564년에 짓기 시작해 1589년 완공되었다. 보통의 요새와 다르게 반지처럼 둥근 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게 독특한 점. 뒤러에게는 이 둥근 요새가 사방에서 쳐들어오는 적들을 예방하고 막을 수 있는 이상적인 모습이었단다. 그의 계획처럼 무노트 요새는 단 한 번도 점령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19세기 초에 전략적인 성채의 모습을 거의 잃게 되었었다. 다행히도 1826년부터 요한 야곱 백Johan Jakob Beck 교수가 내민 구원의 손길로 망가진 요새가 점차 복원되어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매일 저녁 9시에는 탑에 거주하고 있는 무노크 지기가 종을 울린다. 과거 도시의 문과 여관 폐장을 알리는 데 이용했던 것과 똑같이.

 

라인강의 보석, 슈타인 암 라인

샤프하우젠이 가진 중세도시의 매력은 라인강을 따라 바로 그 옆의 도시 슈타인 암 라인Stein am Rhein까지 흘러간다. 샤프하우젠에서 크루즈를 타고 동쪽으로 20킬로미터만 나아가면 보석같이 아름다운 이 도시가 등장한다. 슈타인 암 라인. 단어 뜻 그대로 라인강의 보석이다. 라인강변에 있는 도시들 중에서 아마도 가장 완벽한 모습의 중세시대를 보여주는 곳일 테다. 사전 정보 없이 가서 기대감이 적었던 탓일까 피부로 느끼는 도시의 오래된 미모가 감격스럽다. 옛 시가지의 건물들마다 지극히 화려하고 섬세하게 장식된 15-16세기의 프레스코화는 샤프하우젠의 것을 닮았지만, 슈타인 암 라인은 마치 진공의 공기방울 안에 오래도록 갇혀있던 것처럼 더욱 온전한 자태를 뽐낸다. 도서관에서 쾌쾌 묵은 고서를 먼지 속에서 꺼내들었을 때의 기분처럼 도시에 존재하는 그 공기까지도 낡은 냄새가 느껴지는 듯하다.

 

 

샤프하우젠과 같이 한국 여행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매년 수백만 명에 가까운 이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인구도 고작 3천 명에 지나지 않는 작은 마을로 부지런히 돌아보면 한 두 시간이면 충분해서 샤프하우젠과 함께 당일치기로 방문하기 좋다. 나 역시 취리히에서 샤프하우젠으로 기차를 타고 가서 둘러보고, 다시 샤프하우젠에서 크루즈를 타고 슈타인 암 라인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데 하루를 투자했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배를 타고서 라인강변의 전원적인 정취를 물씬 느껴보면서 말이다. 마치 밀물 썰물처럼 들어왔다 나가는 여행자들에 늦은 오후부터 아침까지 고요했던 도시는 오전 11시가 넘어가면 다시 밀물처럼 밀려온 여행자들로 북적북적 시끄러워지니 혹여 한가로운 슈타인 암 라인의 매력을 보고 싶다면, 더 이른 아침을 공략하는 게 좋겠다.

 

느릿느릿한 도시 산책

1007년까지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도시는 성 조지St. Georges 수도원이 자리 잡으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주요도로와 강의 교차점이자, 주요한 수도원까지 들어섰으니 사람들의 왕래가 자연스레 잦아들 수밖에 없었던 것. 샤프하우젠과 마찬가지로 예쁜 퇴창이 곳곳에 눈에 띄지만, 슈타인 암 라인의 매력은 샤프하우젠에서 본 것 이상으로 15-16세기의 그려진 프레스코화가 온 동네를 휘황찬란하게 휘감고 있다. 특히, 마냥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그 속에는 역사, 설화, 교통, 도덕, 전쟁, 풍습, 개인사 등등 도시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이 생동감 넘치게 표현되어 있다. 자유여행이라도 슈타인 암 라인에서 1시간짜리 투어가 필요한 건 바로 그 때문이다. 도시에 꼭꼭 숨어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놓치지 않고 발견하기 위해서.

 

 

그렇다고 해서 꼭 가이드가 필요한 건 아니다. 바라만 봐도 좋은 슈타인 암 라인이므로. 도시를 가장 잘 둘러보는 방법은 샤프하우젠과 마찬가지로 등 뒤로 뒷짐을 지고 어슬렁대며 구시가지를 산책하는 것이다. 그 산책의 출발점은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칭송받는 라트하우스 광장Rathauslplatz이 좋다. 이토록 아름다운 시청사가 있을까 부럽기만 한 건물을 중심점으로 삼고, 운터슈타트Understadt와 오버슈타트Oberstadt, 길게 계란형으로 형성되어 있는 이 두 거리를 마음껏 구경하면 되는 거다. 우선, 주중에 마켓이 열리고 중요한 연례행사들이 펼쳐지는 라트하우스 광장은 제자리에서 서서 빙빙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 벅차다. 그야말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예술작품이다. 16세기 거상의 집이었던 아름다운 시청사는 건물의 절반 이상이 목재로 만들어져 있으며, 꼭대기 층은 16세기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가운데층은 1745년 개축 때, 가장 아랫부분인 파사드와 입구는 1865년에 추가된 것으로 누추하게 낡고 흠집이 깊게 패였어도, 과거와 역사를 빠짐없이 간직하고 있는 이들의 시청사가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그 다음코스는 시청사를 등지고 광장의 오른편을 바라보면 눈앞에 환하게 들어오는 건물인 바이서 아들러Weisser Adler다. 도시에서 가장 화려하고, 가장 오래된 프레스코화를 품고 있는 멋진 건물. 문서에서 처음 언급된 때가 1418년으로 스위스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벽화로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시청사 광장에는 바이서 아들러 말고도 히르셴Hirschen, 크로네Krone, 로터 옥센Roter Ochsen 등 인상 깊은 프레스코화가 그려진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라트하우스 광장에만 머물러도 슈타인 암 라인의 절반 이상은 감상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슈타인 암 라인 마을 안으로 들어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던 성문들도 여전히 남아있다. 1363년 건설되었으나 완벽하게 파괴되었다가 1668년에 재건한 오베르토Obertor, 마을의 정식 입구와도 같았던 1367년에 세워진 운테르토Untertor는 1945년 폭탄 투하로 인해 재건되어 지금도 건장한 모습으로 마을의 옛 입구를 지키고 있다.

 

슈타인 암 라인에는 누가 살았을까

이토록 아름다운 거리를 걷다보면, 도대체 여기 살던 사람들은 어떤 이들이었기에 이렇게 도시를 훌륭하게 꾸미고, 그 멋진 도시 속에서 살아갔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호기심이 들었다면, 린트부름 박물관Museum zum Lindwurm을 추천한다. 슈타인 암 라인의 옛 생활 모습을 잘 재현에 놓은 이 박물관은 구시가지 중심거리인 운터슈타트를 따라 걷다보면 중간 지점에서 나타난다. 19세기 중반의 중산층이었던 부르주아 계급이 거주했던 주택을 그들의 생활과 풍습을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놓았다. 19세기 유행했던 엠파이어 스타일-나폴레옹 1세의 제정 때 고대 로마나 이집트에서 고전적 장중함을 얻어 생겨난 양식으로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 호화스럽고 중후한 느낌을 나타냈다-로 주택의 앞부분은 1279년 건설되었고, 뒷부분은 1715년 확장했으니 건물 하나만 보더라도 정말 오랜 역사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 4층짜리 주택 안에 거실, 침실, 주방, 육아실이 꾸며져 있으며 뒤에는 정원과 하인들의 거처, 곡물창고가 있어서 슈타인 암 라인이 막대한 부를 누렸을 당시 호화롭게 살았던 전형적인 중간계층의 모습을 가깝게 엿볼 수 있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매일 아침 10시부터 5시까지 오픈하므로 꼭 방문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