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Okinawa

Savoring Every Moment in Okinawa
오키나와를 향한 새로운 시선

일본에 다녀왔다. 아니, 오키나와에 다녀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 같다. 일본을 기대하고 갔다면 오키나와의 전혀 다른 모습에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코 전형적이지 않은 오키나와는 매 순간 우리가 생각해왔던 기본 욕구 그 이상을 충족시킨다.
지금껏 당연히 일본의 한 곳이라 봐왔던 시선을 거두고 오로지 오키나와를 찾아낸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글 김수현 기자 사진 최은주 기자 취재협조 오키나와관광컨벤션뷰로 www.visitokinawa.jp

36p History
Looking for Ryukyu Kingdom of Glory
류큐왕국의 영광을 찾아서

48p Street & Food
Walking Through the Daily Life
오키나와의 일상을 따라 걷다

56p Island
The Marvelous Islands in Harmony with Nature
경이로운 자연을 품은 섬

68p Culture
Two Different Cultures from Tradition to Chanpuru
끊임없이 소통하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두시간 반 만에 한파 속에서 선글라스를 끼지 않으면 실눈조차 뜨기 힘든 여름에 도착했다. 인천공항 코트룸에 두꺼운 패딩을 맡길 때만 해도, 분명 오키나와는 현재 24도라고 알려주는 날씨 애플리케이션을 볼 때도 정말 괜찮을까 걱정했던 것은 나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식 웃음이 났다. 여행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고 이런 경험이야 수도 없이 많지만 동남아시아도 아닌 시차도 없는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마주한 탓이다. 길을 따라 줄지어 있는 야자수를 보고 긴 팔 셔츠를 허리에 묶는 순간에서야 깨달았다. 지금 두 발을 딛고 있는 곳은 일본이 아니라 오키나와라는 것을.
먼저 오키나와를 다녀온 사람으로서 말해볼까. 아기자기한 일본 문화와 라멘으로 시작해서 사시미로 끝나는 음식을 기대하며 오키나와 행 비행기 티켓를 구매했다면 그 표, 취소하기를 권한다. 오키나와에는 일본식 문화와 음식이 아닌 찬푸르 문화와 류큐요리가 있다. 또한 관광객을 위해 잘 꾸며진 리조트 내에서만 몇 박 쉬다 갈 생각이라면 다른 곳을 추천한다. 미야코지마와 야에야마에 경이로운 자연을 마주한다면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쉬고만 싶었던 리조트로의 휴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번화한 밤거리, 발전한 대도시에서 매일같이 바뀌는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정확하게 빗나갔다. 낯설고도 친숙한 류큐왕국의 역사와 전통은 짧지만 지나왔던 삶을 되돌아보게 할 테니까. 그렇다면 누가 오키나와로 가야 하는가. 정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다.
일본 내에서도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히는 곳. 그러기에 관광객의 95퍼센트가 현지 사람들이다. 왜 그동안 몰랐을까. 이곳의 아름다움을, 여유로움을, 풍요로움을. 그런데 가끔 정말로 좋아하는 것은 공유하기 싫은 감정에 다들 공감하지는 않는지. 아마 그들 역시 그런 심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꼭꼭 숨겨놓았던 오키나와의 매력, 이제는 한 겹 벗겨보려 한다. 어릴 적 선생님이 숨겨놓은 보물쪽지를 찾는 심정으로 매 순간 오키나와 본섬, 미야코지마, 야에야마 제도의 새로운 시선을 두고 이 땅의 모든 것을 향유했다.

1 츠보야 야치문 거리에서 만난 스물 두살의 소녀들. 미에 현에서 이곳으로 여행을 왔다.
2 흐린 날의 선셋 비치. 비슷한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모여 있었는데 국적은 다 달랐다.
3 여전히 밤에도 붐비는 국제거리.
4 즈이센 주조에서 맛본 아와모리. 오키나와의 민속 술로 전통의 맛과 향이 가득 배어있다.
5 현재 오키나와에서 가장 핫한 스타. 츄라우미 수족관의 고래상어다.
6 복이 톡하고 터지는 모양을 닮은 오키나와 간식 사타안다기.
7 흰 모래사장 푸른 바다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마에하마 비치.
8 나키진 성의 핀 오키나와 벚꽃.
9 오키나와 고유 맥주 오리온. 오랜 역사와 함께 오늘 저녁에도 오키나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