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 Guam

괌, 바라던 바다

괌, 이제는 이름마저 익숙하다. 올해에만 30만 명의 한국인들이 휴양지로 선택한 섬이라 그런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는데도
괜히 이미 잘 아는 사이인 것만 같다. 그렇게 말로만 실컷 듣던 괌에 드디어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괌의 이미지처럼 편안하게만
맞이한 첫 만남 이후, 나는 괌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물론 노는 일 또한 게을리할 수 없었다. 이 작은 섬을 둘러싸는 큰 바다가 주는
즐거움에 이리저리 이끌리다 보니 사흘 닷새가 훌쩍 흘러버리더라. 괌의 바다는 정확히 상상 속 모습 그대로 바다에 맺힌 모든 한을
풀어주었다. 덕분에 고슬고슬 그을린 몸에 남은 하얀 수영복 흔적으로, 바라던 바다에서의 시간들을 여전히 파랗게 기억한다.
글과 사진 이소윤 기자 취재협조 괌정부관광청 www.welcometoguam.com, 괌 PIC리조트 www.pichotel.co.kr

‘헬로Hello’ 대신 ‘하파 데이Hafa adai!’

괌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 이곳저곳의 아이들이 마치 천 미터 릴레이 경주를 하듯 울음소리를 배턴터치한다. 이토록 많은 아이들과 비행기에 동승을 하기는 처음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괌에 도착하자마자 비행기 출구에는 맡겼던 유모차를 돌려받기 위한 줄이 주르르 이어졌다. 괌은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가 관광업이기에 휴양객들을 위한 시설이 완벽히 갖춰져 있다. 그런 편리함 덕분에 여전히 최고의 가족여행지로 손꼽히곤 한다. 하지만 그로인해 사소한 오해 또한 발생한다.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고, 가보지 않은 이들조차 익숙하게 느껴질 만큼 인기 있는 여행지라고 해서 그 땅이 지니는 문화적 색채가 가벼운 것은 아니다. 괌의 바다와 자연이 선사하는 다양한 즐거움과 놀이거리가 워낙에 다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거론될 뿐, 괌은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4시간이면 도착하는 가장 가까운 미국이자 차모로Chamorro인들의 섬이다. 차모로 원주민의 혈통을 물려받은 괌 거주민 중 3분의 1의 인구는 지금도 이 땅을 ‘Tano I’ ManChamorro’, 즉 ‘차모로 민족의 땅’이라 부른다. 600개도 훌쩍 넘는 섬들을 모두 포함하는 미크로네시아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최소 3,500년도 전에 처음 섬에 정착한 이들은 대부분 동남아시아로부터 배를 타고 지도도 나침반도 없이 이 땅에 도달했다. 육지로 향하는 새들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바다 염도의 변화를 직접 맛보면서. 그들이 고유의 문화를 유지하며 살아가던 ‘라테 시대’는 1521년 스페인의 탐험가 마젤란Ferdinand Magellan이 괌을 발견하며 막을 내린다. 그 이후 300년 간 이어진 ‘스페인 시대’를 통해 괌에 가톨릭 신앙과 함께 서구 문명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하지만 미크로네시아의 보석과도 같은 이 섬은 당연히 끊임없는 침략을 받아 왔다. 1898년에 있던 미국과 스페인의 전쟁 끝에 괌은 미국 영토가 되었고, 그 이후에도 일본에게 잠시 점령되었다가 다시 완전한 미국령이 된 것이 1944년의 일이다. 이토록 다양한 나라들이 섬을 스쳐가면서 괌에 거주하는 차모로인들의 생활방식은 매번 큰 변화를 겪었지만, 단 하나 그들의 전통과 정신만큼은 지금까지도 보존하고 있다.

괌을 여행하며 차모로인을 직접 마주하고 싶다면 괌의 햇살을 닮은 건강한 피부색에 밝은 표정과 빛나는 눈빛을 지닌 이들을 찾아보라. 단 하나 명심할 것, 이들에게 첫 인사를 건넬 땐 ‘헬로Hello!’ 대신 ‘하파 데이Hafa adai !’라고 외치자. 눈 깜짝할 새에 친구가 되길 바란다면 말이다.

그들의 전설에 의하면 수도인 하갓냐Hagatna 근처 바다에 살던 거대한 물고기가 길쭉한 섬의 허리를 한입 두입씩 먹어 치우며 지금의 기울어진 호리병 같은 모양을 만들었다고 한다. 깊은 바다에 숨어 있던 이 거대 물고기는 괌 여인들이 머리카락으로 짠 그물에 걸려 생선구이 신세가 되었다지만, 물고기의 식욕덕분에 괌의 새파란 해안선은 더욱 길고 아름다운 곡선들을 갖추게 되었다. 예쁜데다 성품까지 고운 완벽녀처럼 괌의 바다는 풍경은 물론이고 해수면 아래까지도 아름다움이 넘실댄다. 거기에 풍덩 빠져 오로지 바다만을 즐긴 이야기들을 자랑하려 한다. 그대가 수영을 잘하든 못하든 이 바다들은 가지각색의 방법들로 그대를 웃음 짓게 할 것이다. 일단 온몸의 긴장을 훌렁 벗고 투명한 물살에 몸을 맡기는 것으로 시작이다.

1 괌의 국화 부겐빌레아는 분홍 꽃잎 속에 진짜 꽃을 감싸고 있다.
2 코코팜 가든 비치와 코코넛,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3 괌의 국기에는 섬을 상징하는 바다와 그 위의 요트, 야자수, 거대한 암벽이 예쁘게 담겨 있다. 
4 괌에선 길 주변에 그려진 벽화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중 모든 버스 정거장을 장식한 각종 낙서와 벽화들에는 괌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5 더 비치 바에서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살랑이던 댄서의 춤사위에 사르르 녹아내렸다. 
6 과거 조상들이 그랬듯 최소한의 옷감만 걸치고도 당당하게 야자수에 오르던 차모로인. 마무리로 새하얀 미소까지 잊지 않는다. 
7 눈, 코, 입, 주근깨 온 얼굴이 예쁜 차모로족 안씨아노에게 첫 눈에 반해 버렸다. 
8 피티 베이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9 괌 사람들이 즐겨 먹는 레드라이스는 ‘아쵸떼’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붉은 색소로 물들인다.

괌 북부의 오아시스에서 스노클링에 빠지다

의외로 괌은 우리나라 거제도 정도 크기의 아담한 섬이다. 현지인보다도 관광객을 더 찾기 쉬울 정도로 인기 있는 휴양지이니 이 사실을 알고 내심 놀랐다. 괌이 여태까지 이토록 사랑받아 온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바다일 것이다. 섬의 서쪽으로는 필리핀해를 만나고 동쪽으로는 북태평양이 펼쳐진다. 남쪽과 북쪽으로는 오염되지 않은 높고 낮은 산들이 바다와 함께 원초적인 그림을 만들어 낸다. 섬의 서쪽 허리 지점에 자리하는 수도 하갓냐에는 일명 호텔 거리라고 불려질 정도로 세계적인 호텔과 리조트들이 밀집해 있다. 괌 초행자라면 대부분 이 부근에 머물며 가장 먼저 투몬 비치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만 만족한다면 괌의 숨은 아름다움을 모두 봤다고 말하기 어렵다. 괌의 바다는 유독 그 속이 아름답다. 세계의 스쿠버 다이버들에게 한결같이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을 정도로 말이다. 왜 진작 스쿠버 다이버 자격증을 따놓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을 괌에서 제일 아름다운 해변이라는 ‘코코팜 가든 비치Coco Palm Garden Beach’에서의 스노클링으로 대신했다. 코코팜 가든 비치는 괌의 거의 최북단에 위치하지만 하갓냐에 있는 대부분의 호텔에서 매일 세 번의 셔틀버스를 운행하기에 하루만 시간을 내면 충분하다. 괌의 중심부에서 30분 쯤 달려 도착한 코코팜 가든 비치는 마치 차를 타고 건너온 무인도 같았다. 걸어서 모래사장의 처음과 끝을 걸어 봄직할 정도로 아늑한 규모의 해변인데 나 혼자만을 위한 프라이빗 비치인 듯 한적하다. 이곳은 괌 북부의 유명한 리티디안 비치Ritidian Beach와 함께 정부에서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지역과 인접해 있다. 코코팜 가든 비치와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울창해지던 도로변의 숲을 보면서도 이를 체감했다. 밀림의 끝에 열리는 우아한 기적처럼 정확히 내가 꿈꿔왔던 해변의 모습을 한 채 잔잔히 마주하는 바다를 보고 탄성밖에 무슨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코코팜 가든 비치의 눈부심에 현혹되어 무작정 뛰어들고 싶었지만 사유지 해변이기 때문에 잠시 숨을 가다듬고 입구에서 점심값을 포함한 약 80달러를 지불하고 입장했다. 해변만 사용하는 요금이라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지만 이 비용에는 훌륭한 점심 식사와 스노클링 장비부터 낚시용품, 구명조끼, 아쿠아 슈즈 등의 해양레저 용품들을 무한 대여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되어 있다. 더불어 4륜 바이크를 타고 주변의 숲을 둘러볼 수도, 잔잔한 바다 위에서 카야킹을 즐기는 일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코코팜 비치의 매력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건 스노클링이다. 괌 중부의 투몬 비치보다도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아주 얕은 해변에서부터 드글드글하다. 사실 바닷물에 몸을 직접 담그기 전, 얕은 수심 때문에 꽤 멀리까지 나가야만 뭐든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코코팜 비치는 말 그대로 모래사장이 끝나는 지점, 바닷물이 차 있는 모든 땅이 산호초이다. 무릎도 채 안 되는 수심에서부터 고개만 숙이면 물 아래에 보이는 알록달록한 열대어와 울퉁불퉁 산호, 해삼, 조개들이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게 한다. 그 생동감 넘치는 장면들을 직접 보고 나면 아무리 얕은 곳이라도 도저히 두 발로 땅을 디딜 수 없게 된다. 혹시나 내가 무심결에 내딛은 발걸음으로 수면 아래 귀여운 생명들이 다칠까 겁이 나더라. 사정이 이러하니 격정적인 수영을 즐기기 위해서는 조금 더 멀리 나가는 수밖에 없다. 안정상의 문제로 가까운 해변에 부표가 설치되어 있지만 5달러를 추가 지불하면 라이프가드와 함께 부표를 넘어 더 넓고 시원한 바다로 전진할 수 있다. 고개는 여전히 수면 아래로 푹 숙이고 발장구를 쳐대니 코에 닿을 것처럼 가깝던 모래 바닥이 점점 멀어지고, 수온이 서서히 낮아진다. 그러더니 돌연 펼쳐진 새파란 바다 속 세상. 해변에서만 해도 내 몸에 비해 훨씬 작고 귀여운 생물들에 익숙했지만 진짜 바다 위에 떠있자니 상황은 바로 역전이다. 거대한 바위 사이로 벌어진 깊고 은밀한 공간과 큰 조각품처럼 늠름하게 자태를 뽐내는 산호들, 또 그에 맞게 훨씬 큰 물고기들이 주위를 맴도는데 괜히 스스로가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 체감했다. 과감히 구명조끼를 벗어던지고 장비를 대여하며 함께 받은 물고기 모이를 조금씩 물속에 풀자 다시 내가 주인공이 돼버렸다. 순식간에 물고기들이 눈 바로 앞에 잔뜩 모여드는데 어찌나 설레던지. 수족관 너머가 아니라 함께 헤엄치면서 그토록 가까이서 물고기들을 관찰하는 일은 직접 잠수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경험이다. 코코팜 비치에서 하루 종일 한 해변을 전세 낸 기분으로 쉬고, 놀고, 먹고, 헤엄치기를 반복했다. 덕분에 깨달은 스노클링의 매력으로 맑은 바다만 보이면 무작정 뛰어들려는 위험한 버릇이 생겨버렸지만, 괜찮다. 괌이니까!

1 코코팜 가든 비치를 알리는 표지판. 
2 아름다운 휴가를 즐기고 있던 유키와 수미 상처럼 많은 일본 여행객들이 이 바다를 찾는다. 
3 몇 십 미터를 걸어 들어가도 따끈한 바닷물이 배까지 올라오지 않을 정도로 완만한 수심을 지녔다. 
4 코코넛 나무들이 어서 뛰어들라고 손짓이라도 하는 것 같다. 
5 해변에서 갓 잡은 해삼. 잡았다기 보단 그냥 집어 들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6 한참 스노클링을 하던 꼬마들은 옆에서 아무리 불러도 듣지 못할 정도로 바닷속 세상에 푹 빠져 있다. 지금은 돌덩이를 탐구 중. 
7 러시아에서 괌으로 두 모자가 휴양을 왔다. 엄마는 아이 콧등이 빨갛게 익을까봐 노심초사다.

풍덩 뛰어들거나 걸어 내려가거나

오직 바다와 자연에만 집중할 수 있던 괌 북부에서의 스노클링 이후 괌의 바다와 더 깊은 사랑에 빠져버린 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대부분의 괌 여행자들의 숙소가 중부에 몰려 있는데 해수욕을 위해 매번 북부로 이동을 하는 일은 차를 렌트한다 해도 무리일 수 있는 법. 북부의 해변들과 분위기는 조금 다를지라도, 그래서 더욱 활기 넘치는 스노클링 스팟이 한 곳 더 있다. 투몬 비치에서 남쪽을 따라 조금만 내려오면 만나는 피티Piti 베이이다. 절경을 자아내는 절벽과 드넓은 해변에 움푹 둘러싸여 있는 피티 베이는 말 그대로 쪽빛 바닷물이 일품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바다 역시 세계 2차 대전의 현장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항상 여러 나라들의 다툼이 벌어진 장소였던 괌에는 여전히 많은 전쟁의 잔재들이 남아있는데, 그 중 한 곳이 바로 피쉬 아이Fish Eye 해양공원이다. 피쉬 아이는 해변에서 바다를 향해 뻗어 있는 약 300미터 길이의 보드워크, 그 끝의 물속 전망대가 포인트다. 마치 지하 벙커처럼 바다 속 깊숙이 지어진 이 전망대는 2차 대전 당시 산호초 가운데에 떨어진 폭탄으로 생긴 구덩이를 활용한 결과물이다. 역시나 해양보호구역인 이 주변에서는 산호는 물론 200여 종도 넘는 열대어들을 직접 볼 수 있기도 하다. 과연 직접 잠수해서 보는 것과 편안히 전망대로 걸어 내려가 보는 바다 속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

10달러의 이용료를 내고 다리 위를 걸으며 경치 구경보다도 사람 구경을 더 많이 했다. 산소통까지 제대로 준비해 온 스쿠버 다이버들이 있는가 하면, 오리발과 스노클링 고글만 착용하고 우르르 물고기 떼를 따라 헤엄치는 사람들도 있고, 오직 수영복만 걸친 채로 갈 수 있는 데까지 고독한 여정에 나서는 이도 있다. 보드워크를 따라 점점 더 많이 걸어 나갈수록 발 밑 바다의 수심이 점점 깊어져 간다는 건 오직 점점 짙어지는 쪽빛만으로 추측해야 한다. 물이 워낙 맑은 탓에 물속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니 보는 것만으로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렇게 다리 위에서 가장 핫한 스노클링 현장을 내려다만 보는 건 생각보다 훨씬 괴로웠다. 왜 수영복을 챙겨 입지 않았을까 스스로가 원망스럽더라. 피쉬 아이를 가장 알차고 재밌게 즐기기 위해선 먼저 물속 전망대를 관람한 후, 주저 없이 입수하길 권한다. 다양한 산호들이 해변에서부터 주르륵 펼쳐지는 아기자기함은 덜하지만 모래사장이 없는 대신 더 넓고 탁 트인 수면 아래의 세상에 매료된 다이버들이 매일 이곳에 바글바글 모여드는 덴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빙글빙글 좁은 회오리 계단을 내려간다. 온몸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들어간 물속의 전망대는 진짜 깊은 바다에 잠수라도 한 것처럼 정적이 흘렀다. 그 어떤 조명 장치도 없다. 바닷물을 통과한 파란 햇빛이 24개의 창을 통해 들어오는 것이 전부다. 덕분에 새파랗고 동그란 내부에서 함께한 일행들은 모두 넋을 놓고 창밖만을 바라봤다. 다리를 걸어오는 동안에도 내 발밑에서 열심히 떼 지어 다니는 물고기들을 여러 번 목격했지만 위에서 잠깐씩 보던 놀라움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깊어진 수심 속에는 더욱 크고 건강한 물고기들이 여유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오직 자연 그대로의 모습 속에 우리가 들어온 것인데도 인공적으로 만든 수족관만큼이나 볼거리가 풍부했다는 점이다. 어른 손바닥 두 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노란 롱노우즈 패럿피쉬는 몇 무리들이 계속 전망대의 주변을 맴돌았고, 창 바로 앞에 터전을 잡은 산호들 사이에서는 앙증맞은 더스키 아네모네피쉬가 살랑살랑 애교를 피운다.

기분이 울적하거나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 때 수족관을 찾는다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을 한 데 모아 놓은 수족관만 보다 이렇게 진짜 바다의 소소한 일상을 훔쳐보니 기분이 묘하다.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감탄하게 되는 그들의 부드러운 움직임들을 빤히 쳐다보며 한 시간 두 시간 바다만을 응시했다.

1 물속에서 올려다보는 수면이 아름답다. 
2 피쉬 아이는 스노클링의 천국! 다이버들 주변을 감싼 물고기 떼의 모습이 수면 위로도 훤히 보인다. 
3 호주에서 온 이 커플은 저렴한 물가와 예쁜 바다 때문에 종종 괌을 찾는다. 
4 물속 전망대의 창밖으로 노란 롱노우즈 패럿피쉬 무리가 일렁인다. 
5 더스키 아네모네피쉬는 움직임 하나하나가 깜찍하다. 6 피티 베이는 수심이 깊은 편이니 멀리 나가고 싶다면 꼭 오리발을 준비하자. 
7 산소통과 잠수복, 각종 장비들까지 완벽하게 갖춘 전문 다이버들에게도 이곳은 단골코스다. 
8 피쉬 아이의 긴 보드워크가 시작되는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