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aga :: Food

Five Times Feast in Your Mouth  하루 다섯 번 열리는 입속 축제

매년 8월 19일에 찾아오는 말라가 페어를 놓쳤다 해도 낙담하지 말라. 말라가는 매일 똑같은 것만 같은 하루하루도 축제의 연속이다. 특히 식사 시간을 소규모의 축제처럼 여기는 이들의 음식 사랑은 하루 세 번이 아닌 다섯 번의 식사를 즐길 정도이니 얼마나 기쁜가. 스페인 사람들의 음식 이야기와 말라가에서 그 시간들을 더 뜻깊게 만들어줄 장소까지 전한다.
글 이소윤 기자 사진 최은주 기자 취재협조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com, 말라가 관광청 www.malagaturismo.com

1 말라가 커피 중 가장 진한 솔로. 일반적인 에스프레소라고 생각하면 쉽다.
2 3 스페인 사람들이 두 번째 아침 식사로 주로 즐기는 바게트 빵 샌드위치인 보카디요와 타파스. 
4 웨이터들은 손님들이 입맛별로 다양하게 주문한 말라간 커피를 기교에 가깝게 서빙한다.

매일 열리는 하루 다섯 번의 축제

스페인 사람들은 항상 입이 바쁘다. 그런 특징은 말라가라고 달라지지 않았다. 사실 가기 전까지 하루에 다섯 끼를 먹는 나라라는 이야기를 실컷 들었지만 현지에서 실상을 들은 것이 아니니 백퍼센트 신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말라가에서 만난 모든 스페인 사람들은 먹는 것이 너무 좋아 하루에 세 번은 적다고 했다. 그렇다고 매우 소량은 아니지만 비교적 적은 양으로 본격적인 저녁 전까지의 식사 시간을 쪼개 갖는 것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 보통의 사람들의 식사 패턴은 이렇다. 출근을 하기 전 이른 오전에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하고 본격적인 점심 식사를 갖기 전 간식을 갖는 때가 오전 11시 근처다. 이를 ‘아무르에르소’라고 한다. 아침과 점심 사이의 가벼운 아무르에르소의 메뉴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단단한 빵에 고기나 치즈, 달걀 등을 끼워 먹는 샌드위치 ‘보카디요’다. 커피와 함께 보카디요를 즐긴 후 오후 2시가 가까워지면 진짜 점심 식사를 시작한다.
 
점심을 먹은 후 3월부터 10월까지는 시에스타를 즐기고 5시 정도가 되면 많은 이들이 퇴근을 하거나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 이때 다시 본격적인 저녁 식사 전에 간단히 갖는 식사가 ‘메리안다’이다. 메리안다로 흔한 메뉴 역시 아무르에르소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가벼운 빵이나 타파스, 디저트류로 대신 하는 등 아주 많은 양만 아니라면 메뉴는 자유로운 편이다. 하루의 대미를 장식하듯 가장 오래 많은 양의 음식을 즐기는 저녁 식사는 밤 9시가 가까워오면 슬그머니 시작된다. 집에서 푸짐한 양으로 요리를 해 식탁에 둘러 앉아 가족들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즐기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테라스 자리가 넉넉한 시내의 레스토랑에 하나둘씩 자리를 잡는다. 건조한 덕분에 저녁이면 부쩍 쌀쌀해지는 시원한 저녁 공기를 만끽하며 아끼는 사람들과 음식과 대화를 자정이 넘어갈 때까지도 오래오래 나누는 것이다.
저녁 6시만 넘어도 모든 상점과 서비스들이 칼같이 종료되던 다른 유럽의 도시들과 다르게 스페인은 밤의 도시 서울을 매일 떠오르게
했다. 9시 또는 그 너머부터 시작되는 매일의 저녁 식사 파티는 시곗바늘이 새벽 1시를 가르켜도 끝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사실 물론 이런 모든 다섯 번의 식사 횟수나 시간을 모든 스페인 사람들이 엄수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직업과 생활 패턴, 개인 체질에 따라 이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스페인 사람들이 유지하고 있는 그들의 식습관은 이렇게 매일매일 그들의 음식 사랑을 조각내 즐기는 건강하면서도 즐거운 모습이다.

지구상에 오직 하나, 말라가 커피

행여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는 이가 있다 해도 말라가에서라면 반드시 카페에서 커피 타임을 가져봐야 한다. 이유는 말라가만이 독보적으로 발전시켜온 특별한 커피 문화에 있다. 어떤 사전정보도 없이 무작정 말라가의 카페에 들어갔다면 아마도 적잖이 당황하게 될 것이다. 말라가에서 제대로 된 카페라면 모두 10종류의 커피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말라가의 여느 커피숍에 들어가 메뉴를 확인하면 다음과 같은 커피 종류들이 나열되어 있다. Solo, Largo, Semi Largo, Solo Corto, Mitad, Entre Corto, Corto, Sombra, Nude, No me lo ponga. 총 10가지인 이 이름들은 컵 속에 커피 원액을 얼마나 담느냐의 기준으로 종류를 나눠 표시하는 말라가만의 커피 분류법이다. 가장 처음에 적은 Solo부터 마지막의 No me lo ponga로 향하며 커피의 농도가 연해지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커피를 즐기는 모습은 스페인 내에서도 말라가와 말라가주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즉, 말라가에서는 카페에 들어가 당당하게 “쏨브라Sombra!”라고 외쳐도 누구 하나 이상한 눈초리를 보내지 않고 곧 컵의 20퍼센트를 커피 원액으로 채운 쏨브라 커피가 서빙되어 오겠지만, 다른 지역에서라면 누구도 그 단어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커피를 주문하면서는 커피의 종류 외에 또 골라야 하는 것이 있다. 우유가 전혀 첨가되지 않는 에스프레소 형식의 Solo를 제외한다면 다른 모든 커피들은 따뜻하거나 차가운 우유의 온도와 들어가는 양까지 선택할 수 있다. 또는 우유를 넣지 않고 그대로 마시는 것도 괜찮다. 커피에까지 스스로의 취향과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는 말라가. 이러니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느냔 말이다. 내가 말라가에 머무는 동안에 매일 한 번씩 다르게 맛본 커피는 총 세 가지, 미따Mitad와 솔로 꼬르또Solo Corto, 솔로Solo였다. 우유를 넣은 적도 그냥 마신 적도 있지만 어떤 커피를 도전하든 똑같은 건 이 하나더라. 그저 맛있다.

열정과 전통까지 맛보는 꿈속의 레스토랑, 엘 삠삐

말라가 시내에서 어느 레스토랑을 가야 하나 고민 중인가. 그 어떤 경우에도 엘 삠삐El Pimpi는 가장 현명한 해답이다. 과장 없이 말하건데, 내 생애 이토록 열정이 넘치는 레스토랑은 처음이었다. 단순히 1971년부터 문을 연 레스토랑이라는 묵직한 역사만이 그 열정을 채우는 것은 아니다. 물론 둥근 나무 테이블과 산 같이 와인통을 쌓고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꾸며 놓은 고즈넉한 실내 분위기도 한몫을 하긴 하지만 이 레스토랑을 환상의 등급으로 격상시키는 1순위는 방문하는 사람들의 설렘이다. 엘 삠삐는 현지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표적인 말라가의 레스토랑이다. 음식 맛도 맛이지만 일단 그곳에서 음식과 함께 삼키는 신나는 공기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레스토랑 내에 앉아 있기만 해도 배가 불러질 것만 같을
정도다. 일단 끼니때가 되면 테이블을 선점하는 것이 관건이다. 시내 골목골목에 레스토랑이 넘쳐나는 말라가인데도 말라가의 수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식사 시간을 엘 삠삐에서 더욱 특별하게 만들길 바라나보다. 아담한 테이블에 앉아 서로 얼굴이 바짝 가까워진 사람들은 한 팔에 거대한 쟁반을 들고 그 위를 많은 접시들로 채운 채 빛과 같은 속도로 레스토랑을 누비는 웨이터들에게 아우성을 치며 주문을 넣는다. 정말 신기한 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앉아 주문하는 제각각의 음식들을 웨이터들은 용케도 기억하고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테이블에 올려준다는 점이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 말고도 와인통과 테이블로 가득한 버렐 홀은 뒤쪽의 바로 넘어가기 위한 사람들로 대부분 좁은 통로까지 가득 차있다. 웨이터들은 그 인파를 뚫으며 음식을 나르기 위해 음식이 가득 올려진 큰 쟁반을 하늘 위로 번쩍 들어 올린다. 그리고 버렐 홀을 채우는 와인통에는 갖가지 글귀들이 적혀 있는데, 그 중에는 이곳을 방문한 유명 인사들의 사인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피카소의 딸이 남긴 예쁜 표식과 말라가에 오래 거주하고 있는 영화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자신들만큼이나 유명한 엘 삠삐를 찾은 이들의 흔적으로 이곳은 날로 더 유명해지고 있는 것만 같다.

엘 삠삐는 사실 과거에 말라가를 대표하던 신사들을 일컫는 말이다. 엘 삠삐의 간판에도 그려져 있는 귀여운 신사 말이다. 말라가의 항구에서 이곳을 찾는 이방인들을 반기고 그들의 짐까지 옮겨주던 친절한 신사들을 가리키는데, 이들은 말라가를 상징하는 세 가지 아이콘 중 하나다. 자스민 꽃을 일일이 막대의 끝에 둥글게 붙인 말라가만의 꽃 비즈나가Biznaga를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엘 비즈나구에로’와 과거의 말라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생선 장수들인 ‘엘 세나체로’와 함께 말이다. 엘 삠삐는 이 셋 중 말라가를 대표하기에 가장 제격이라 여겨진 인물들이다. 그런 유래의 이름을 지닌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이곳에서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언제든 미소부터 날려줄 듯한 호의를 품고 있다. 더불어 엘 삠삐 내부에 들어와 향기로운 자스민 향을 풍기는 엘 비즈나구에로들까지 직접 만날 수 있다. 거대한 선인장 조각에 비즈나가를 가득 꽂은 채로 사 들을 유혹하는 그들을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더불어 심심치 않게 플라멩코 음악에 맞춰 레스토랑 실내 어디에서나 춤을 추기 시작하는 사람들까지 더해져 이 장소는 매일이 축제다.

1 엘 삠삐에서 맛본 치킨 요리. 짭짤한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닭고기 구이를 매콤한 겨자소스에 찍어 먹는다. 
2 레스토랑의 깜찍한 간판. 
3 버렐 홀에서 스탠딩 바로 넘어가는 중간은 오직 하몽만을 위한 공간이다. 말라가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선 애피타이저로 하몽 슬라이스가 
   나온다. 
4 단맛이 진한 말라가산 화이트 와인 ‘까르또할’은 말라가 페어 기간이 맛의 황금기이다. 이 시기엔 그야말로 온 도시가 까르또할을 마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 유명 인사들이 사인을 새긴 와인통들이 쌓여 있는 버렐 홀의 모습. 
6 식사를 하던 중 테라스가 시끌벅적해 나가보니 거리를 유람하던 악단이 엘 삠삐를 습격했다. 즉석으로 스페인 전통 음악이 연주되고 
   아름다운 전통 춤까지 곁들여진다. 7 말라가를 사랑하는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엘 삠삐에 사인을 남기는 모습.

1 소박한 모습의 엘 까브라. 하지만 음식의 맛만큼은 엄지손가락 두 개가 모자랄 정도이다. 
2 말라가와 같은 스페인 남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중해 가지 튀김이다. 
3 해변의 숯불 옆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정어리. 
4 레스토랑과 항상 그 자리에서 함께 해온 베르데갈 비치. 
5 말라가의 정어리 구이는 이렇게 두 손으로 들고 먹는 것이 정석이다. 이빨만으로도 충분히 부서질만큼 부드럽다. 
6 레드 와인에 레몬에이드와 탄산수를 섞은 음료 ‘띤또 데 베라노’는 엘 까브라에서 반드시 맛봐야 한다.

레스토랑 엘 까브라에서 터득한 말라가의 주말 활용법

엘 까브라El Cabra는 말라가의 경계와 인접해 있어 도심과는 조금 떨어져 있다. 대신 그런 만큼 자동차로 단 15분 달려간 그곳에선 도심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넘쳐난다. 말라가 외곽 ‘어부의 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엘 까브라는 아기자기한 어부 마을의 정겨움이 가득하다. 물론 현재는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실제 어부의 수가 많이 줄긴 했지만 어부의 핏줄을 이어 받은 가족이나, 실제로 대를 이어 여전히 어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다. 작고 고요한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 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아름다운 해변이 바로 펼쳐진다. 주변에 쭉 이어지는 해변 중 베르데갈 비치 앞이 바로 레스토랑 엘 까브라가 위치하는 곳이다. 엘 까브라에서는 말라가에서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정어리 소금구이를 정통식으로 즐길 수 있다. 유명한 정어리 레스토랑들은 생선구이만 전담하는 사람을 두기 마련인데, 엘 까브라 역시 이런 생선구이 장인을 지니고 있다. 그를 직접 보고 싶다면 레스토랑 바로 앞 베르데갈 비치의 모래사장 위에서 열심히 숯불과 사투 중인 할아버지를 찾으면 된다. 말라가의 정어리 구이는 꼬챙이에 네다섯 마리의 싱싱한 정어리를 꽂고 그 겉에 굵은 바다소금을 바르며 뜨거운 숯불의 곁에서 앞뒤를 번갈아 굽는 식이다. 그냥 보기엔 간단한 일 같지만 숯불과 생선 간 거리, 불의 세기, 적절한 시간 등 그 나름대로 끊임없이 많은 부분에 신경을 써야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 덕분에 뼈까지 모두 씹어 먹어도 부드럽고 고소하기만한 정어리 요리가 완성된다. 정어리 구이는 다섯 걸음만 걸으면 모래사장이 닿는 곳에 앉아 햇빛만 살짝 가린 엘 까브라의 테라스 자리에서 먹기에 가장 이상적인 맛이다. 크기가 큰 물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포크와 나이프를 갖다 대면 모양이 다 헝클어질 수 있으니 무조건 두 손으로 양끝을 잡고 먹는 것이 원칙이다. 숯불 곁에서 다 익자마자 접시 위로 올라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뜨겁지만 금세 익숙해진다. 첫 입부터 입안이 가득 채워질 만큼 야들야들한 정어리 살을 앙 물면 바삭한 껍질과 함께 짭짜름한 바다의 맛이 올라온다. 말린 멸치 한 마리를 먹어도 내장과 똥은 꼭 빼놓고 먹던 나인데도 이 정어리 구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아무 생각 없이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엘 까브라는 말라가의 해변에선 흔히 찾아 볼 수 있은 해변의 간이 식당 중 가장 유명한 장소다. 너무 멀리 나가기는 부담스럽고 도심과는 다른 즐거움을 찾고 싶은 말라가 사람들은 주말이면 버스를 타고 이곳까지 나와 햇빛이 약한 오전엔 베르데갈 비치에서 해수욕과 태닝을 즐기고 태양이 뜨거운 정오가 되면 엘 까브라의 천막 아래로 피해 이토록 신선한 음식들로 배를 채운다. 말라가에서 제대로 된 해수욕을 즐길 예정이라면 이들의 주말활용법을 적극 수용해보는 건 어떨까. 유럽 남부의 여느 해변이 그렇듯 햇볕 아래서 정말 최소한의 옷감만 걸친 청춘남녀를 보는 일과 같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까지 기다리고 있다.

1 말라가 해안에서 갓 잡은 신선한 새우다. 배에 알을 한 가득 품었다. 
2 말라가 사람들의 1등 간식인 이 독특한 콩은 스페인어로 ‘알트라무지스’라고 부른다. 도톰한 껍질을 손톱으로 벗기면 옥수수 알처럼 고소한 
   속이 나온다. 
3 아타라자나스 마켓 내의 육가공품 전문점. 각종 신선한 치즈와 숙성된 고기들을 판매한다. 
4 마켓에서 판매하는 식자재들은 신선하지 그지없지만 건물의 외관에서는 오랜 세월을 견딘 중후함이 느껴진다. 
5 비린내조차 나지 않는 생생한 해산물들은 이른 오전부터 금방 금방 팔려나간다.

매일의 축제를 시작하는 아타라자나스 마켓

스페인과 말라가에서는 매일의 식사가 축제라면, 정말 즐거운 축제를 위해 반드시 들려야 할 곳이 있다. 시장이다. 흔히들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상에 가장 손쉽게 들어가 보는 일이 시장에 들르는 것이다. 말라가의 라리오스 거리에서 한 블록 정도만 걸으면 도착하는 아타라자나스Atarazanas 중앙 시장은 이렇게 큰 마켓이 시내 한 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아타라자나스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 ‘조선소’를 뜻한다. 마켓의 건물은 1800년대 초반에 아랍인들에 의해 지어졌다. 여러 용도로 쓰이던 건물은 나중엔 군전용 병원으로도 쓰이다 1876년 이후로 유명 건축가에 의해 새롭게 디자인되고 마켓으로 거듭났다. 이 마켓은 각종 해산물, 육가공품, 채소, 과일 등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식재료들을 판매한다. 마켓을 구경하며 가장 즐거운 일은 말라가 주변에서 갓 잡아온 듯 신선함이 터지는 해산물들을 지켜보는 일이다. 인심 좋은 시장의 상인들은 멸치를 다듬고 있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같이 다듬겠냐는 눈빛까지 보낸다.
이곳의 해산물들은 각 재료가 잡힌 원산지를 표시해두니 말라가에서 요리를 직접 할 수 있는 숙소에 머문다면 말라가산 해산물들을 구매해 직접 스페인식 일요일 정찬을 차려보자. 시내에 위치해 있는 만큼 이 마켓은 주변에 거주하거나 근무지를 두고 있는 현지인들의 발길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식재료들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아타라자나스 마켓에서 판매하는 모든 해산물과 고기 등은 모두 신선하고 질 좋은 것들로 유명하다. 굳이 개인적인 용무가 아니더라도 스페인 가정식이 시작되는 이 마켓은 충분히 들러 볼 가치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리를 준비하는 이들이 장을 보는 신중한 눈길을 직접 볼 수 있기도 하다. 더불어 방문하는 모두를 반기는 마켓 상인들의 환대에서 스페인의 정까지 체감해보자.

General Information

개요 
말라가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속해 있는 말라가주의 주도인 해안도시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도시들 중 가장 많은 약 57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베리아 반도의 최남단에서 코스타델솔 해변 자락에 자리한다. 크기는 서울의 절반보다 조금 더 큰 약 385평방킬로미터이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 대륙과 마주보고 있는 위치적인 특징 때문에 오래 전부터 로마, 중동, 포에니시아 등의 다양한 문화들이 뒤섞인 땅이다. 기록으로 남겨진 말라가의 역사만 해도 약 2,8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의 도시 중 하나이다. 기후는 1년 내내 따스하다. 섭씨 10도 밑으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따뜻한 겨울과 햇볕이 뜨거운 여름을 지녔고, 비가 오는 일수는 1년 중 50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습도가 낮기 때문에 밤이면 서늘하고, 낮의 태양도 그늘만 있으면 견딜만하다. 도시를 따르는 14킬로미터 길이의 해안가에는 15개의 해수욕장이 이어진다. 해변에서는 매일 말라가 시민들이 태닝을 즐기고, 도심 여기저기에는 역사적인 문화재 건물들이 세워져 있다. 심심치 않게 열리는 다양한 축제들 덕분에 최근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모이는 도시다.

언어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말라가에서는 영어를 원활하게 구사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의적이다. 기본적인 스페인어를 
공부해 가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차 
한국보다 8시간 느리다. 서머타임이 적용되는 3월 말부터 10월 말까지는 1시간 빨라져 7시간이 차이난다.

전압 
한국과 같은 220V, 50Hz. 별도의 어댑터 없이 가전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화폐 
스페인은 유로화(€, Euro)를 사용한다. 2014년 9월 현재 1유로는 1,341원이다. 신용카드는 호텔이나 상점, 레스토랑에서 널리 쓰이지만, 현금만 받는 곳도 꽤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현금을 소지하는 것이 좋다.

전화 
스페인의 국가번호는 34번, 말라가의 지역번호는 95번이다.

Accomodation
Hotel Guadalmedina
말라가 여행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라리오스 거리로 걸어서 1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4성급 호텔. 아무리 늦은 밤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낸들 숙소까지 돌아가는 길이 막막하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 말라가의 도심 중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갖가지 마켓과 쇼핑센터, 박물관, 여러 관광지들을 오직 도보로 이동해도 큰 무리가 없다. 호텔의 이름은 바로 앞에 흐르는 과달메디나 강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건물 내 무료 무선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며, 호텔 건물과 객실에까지 접목한 디자인적인 감각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주소 Slaughterhouse hall 16, 29001 Malaga, Spain    문의 www.hotelguadalmedina.es, +34-95-2365146

Airline
터키항공
현재 한국 인천과 스페인 말라가를 잇는 직항 노선은 없다. 하지만 터키항공에서는 매일 이스탄불을 경유해 말라가에 다다를 수 있는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 노선의 장점은 만약 비즈니스 이상의 좌석을 선택할 경우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자리하고 있는 화려한 규모의 라운지를 무료로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항 면세점의 끝자락에 2층 높이의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터키항공의 CIP라운지는 다양한 종류의 뷔페와 간식거리, 음료, 쾌적한 시설은 물론 무료 인터넷 서비스까지 무한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한 번 들어서면 시간이 물 흐르듯 빨리 지난다. 이스탄불로 향하는 비행기는 매일 오후 23시 50분에 출발하며 이스탄불에서 말라가는 4시간이면 도착한다. 매주 목, 금, 토, 일요일에는 오후 12시 15분에 이스탄불로 출발하는 일정이 더해짐으로서 매주 11회 이스탄불로 한국 승객을 안내한다.
문의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02-3789-7054

Activity
말라가 자동차 박물관
2010년 9월부터 개관한 말라가 자동차 박물관은 말라가에서 색다른 볼거리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장소이다. 본래 지역의 유명한 담배 공장이었던 건물을 어마어마한 넓이의 세련된 공간으로 완벽하게 탈바꿈시켰다. 박물관 내에는 포르투갈 출신의 부호가 개인적으로 수집해왔던 90대 이상의 자동차들을 화려한 패션 아이템과 함께 전시해놓았다. 전시된 차 중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규어, 애스턴 마틴, 부가티, 롤스로이스, 포르쉐 같은 자동차 회사에서 만든 한정 모델 차량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총 10개의 주제로 나뉜 전시실을 둘러보며 자동차의 미학적 진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은 특이하게도 자동차와 함께 20세기 전 귀족 여성들이 멋을 부리기 위해 애용했던 다양한 디자인의 모자와 드레스들도 전시한다.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디올, 샤넬, 발렌시아가 같은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300점 이상의 모자들이 전시된 방에 들어서는 순간, 여자라면 모두 꿈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까지 일 것이다. 입장료는 7.5유로이며, 10유로면 가이드 투어를 받을 수 있다.
주소 Av de Sor Teresa Prat, 15 29003 Malaga, Spain   문의 www.meseoautomovilmalaga.com, +34-951-13-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