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atia :: Split & Trogir

Two  Cities Like Elegant Roses with Thorns

가시 돋힌 두 송이 장미, 성벽 속 스플리트와 트로기르

장미의 가시는 있는 그대로 두기엔 절실히 아름다운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크로아티아의 아드리아해안에서는 너무나 아름다워 장미 가시가 잔뜩 돋아난 도시들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거대한 가시처럼 튼튼한 성벽에 둘러싸여 오랜 세월 지독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지켜낸 두 도시를 만났다. 크로아티아 제 2의 도시인 ‘스플리트’와 달마티아의 보석 ‘트로기르’다.
글 이소윤 기자 사진 최은주 기자 취재협조 카페드유럽 www.cafedeeurope.com, 한진관광 www.kaltour.com

Split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마지막 고향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달린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서 점점 더 멀어질수록 창밖 풍경의 빛깔은 초록색 보다 회갈색이 주를 이룬다. 지중해성 기후인 아드리아해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짙은 녹음에 물기를 머금은 산들 대신 작은 덤불만 듬성듬성 자라는 바위산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풍경의 변화를 몸소 느낄 때쯤이면 드디어 달마티아 지방에 들어섰다고 여겨도 좋다. 아드리아해를 따라 길쭉하게 이어지는 크로아티아의 서부는 북쪽으로 이스트리아, 남쪽으로는 달마티아 지방으로 구분된다. 스플리트Split는 수도인 자그레브 다음으로 크로아티아 내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달마티아 지역에서 저명한 대도시이다. 스플리트에 도착한 것은 늦은 밤이었다. 수천 년간 이 땅을 스쳐간 다양한 문화와 왕조의 흔적이 차곡히 쌓여 있는 역사의 도시. 하지만 가로등과 한적한 길거리만이 반기는 첫 인상에 의아했다. 스플리트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구분되는데 두 곳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흑과 백이다. 대부분 현대적인 주택가가 밀집되어 있는 신시가지를 벗어나 구시가지에 들어선 다음 날이 되어서야, 명성만큼이나 화려한 스플리트의 진가를 목격했다.

궁전 속에 갇힌 아름다움

점점 높아지는 시야를 따라 고개가 뒤로 젖혀진다. 스플리트의 모든 역사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Diocletian's
Palace의 높은 성벽 앞에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이뿐이다. 로마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은퇴 후 여생을 보내기 위해 지은 이 궁전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높이 25미터의 성벽이 허락한 동서남북의 네 개 관문을 찾아야 한다. 일명 ‘황금의 문’이라 불리는 북문 앞에는 여전히 늠름한 로마 병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 로마의 황제였던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자신이 퇴위한 후 여생을 보내기 위한 곳으로 스플리트를 점찍었고, 사각형을 그리는 성벽 안으로 305년까지 10년에 걸쳐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을 건설했다. 가로 215미터, 세로 181미터 크기로 지어진 성벽 속에는 궁전과 함께 대성당, 광장, 신전, 박물관, 수많은 레스토랑과 바, 주택들이 가득 차 있다. 크로아티아는 물론 유럽 전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로마 유적지인 궁전의 화려함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킨 걸작에 가깝다. 궁전의 주를 이루는 흰색 돌은 인근의 브라치Bra. 섬에서 공수해온 것만을 사용했고, 궁전 중앙의 열주 광장을 둘러싸는 거대한 기둥들과 스핑크스 동상은 이집트에서, 또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대리석까지 수입하는 등 이 궁전에 대해선 어떤 것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성벽을 포함한 인근 지역이 모두 유네스코에 등재된 진짜 이유는 궁전이 지닌 화려함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이 로마 황제들을 위한 쉼터로 쓰인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로마인들이 떠나며 수백 년간 방치되었던 이 요새 궁전 속으로 인근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숨어 들어와 터전을 꾸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주변에 생기가 돌았다. 그런 이후로 비잔틴 제국, 크로아티아, 베네치아, 오스트리아 등의 다양한 국가들로 주인이 바뀌어 가며 로마 유적지 위로 로마네스크양식과 고딕양식, 르네상스와 바로크양식의 건물들이 더해지고, 개조도 거치면서 이 궁전이 존재해 온 1,70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성벽 안에 기록된 것이다.

1 스플리트 항구에서 바라본 구시가지. 
2 높이 25미터의 성벽에 난 궁전의 북쪽 관문은 황금의 문으로 불리기도 한다. 복원 작업을 거친 후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과거의 화려함과 현재의 소소함이 재잘거리는 궁전

사실 이 요새 궁전은 지도도 내려놓은 채 하염없이 걷기만 해도 삼십분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규모이다. 하지만 조금 서서히 궁전의 역사를 감상하고 싶다면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Cathedral of St Domnius 통합티켓을 구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통합티켓 한 장으로 궁전 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건물인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 입장과 함께 종탑 전망대, 주피터 신전, 지하 납골당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두 말할 것 뭐 있는가. 대성당은 일단 미뤄두고 종탑 전망대로 가장 먼저 발길을 옮겼다. 궁전을 감싸는 네 개의 성벽과 한 성벽에 하나씩 세워진 관문들을 높은 곳에서 한 눈에 내려다보고 싶을 따름이었다. 궁전 내부를 가득 메우는 활기와 북적거림, 동시에 존재하는 골목골목의 정체 모를 여유로움이 합쳐지며 과연 어떤 광경을 그려낼까 궁금하다. 종탑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은 대성당의 출구 바로 앞에서 시작된다. 그리 길지는 않은 이 여정이 녹록치 않다는 이야기를 충분히 전해 들은 터라 마음가짐을 단단히 했는데도 시작 이후 단 30초 만에 헉헉 대고 말았다. 얄밉게도 가장 턱이 높고 미끄러운 돌계단이 입구에서부터 기를 확 죽이더라. 하지만 그 잠깐만 조금 놀라고 나면 서서히 종탑의 창밖으로 궁전 바닥이 멀어지는 것을 감상하며 철제 계단을 5분~10분 남짓 올라가는 일만이 남는다. 시작은 만만하지만 높이가 높아질수록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종탑의 길쭉한 창과 바로 붙어 계단을 오르면서 까마득해지는 바닥을 내려다보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행여 고소공포증이 고개를 내민다면 서두를 것 없이 중간중간 숨을 고르며 천천히 오르면 될 일이다. 그렇게 가쁜 숨을 내쉬며 종탑에 오를 가치는 충분하다는 걸 곧 깨닫게 될 테니 뭐든 괜찮다.

종탑의 정상에서 하염없이 성벽 속 하나의 작은 마을을 이모저모 훔쳐보는 일은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의 현재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분명 성벽의 관문을 통해 대단한 유적지에 들어선 것이었지만, 의아할 정도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던 모든 사람과 건물들을 기억하자. 궁전 내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주민, 장사를 하는 일꾼, 여행을 하는 관광객 모두가 모여 큰 중심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이 궁전을 완성시킨다. 세월의 떼가 잔뜩 묻은 주황 지붕의 집들 사이사이엔 하얀 빨래가 널려 있고, 그 아래로는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가이드의 빨간 깃발이 펄럭인다. 북쪽으로는 황금의 문이, 남쪽으로는 청동의 문, 동쪽의 은의 문, 서쪽의 철의 문 위치를 모두 파악하고 나면 성벽의 아담한 규모가 더욱 다가온다. 그와 함께 성벽 바로 앞으로 펼쳐지는 스플리트 항구에서 바삐 오고가는 배들을 보며 과거에서부터 유지되어 온 이 도시의 지리적 중요성도 상상해보면서 말이다.

1 2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의 하이라이트인 열주 광장의 낮과 밤. 
3 광장의 계단에 무심결에 앉았다가는 정체 모를 메뉴판에 당황할 수도 있다. 광장의 계단은 근처 카페의 야외 테라스석으로 쓰인다. 궁전 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앉아 전 세계 사람들을 구경할 기회다.
4 열주 광장과 그리 멀지 않은 나로드니 광장의 종탑이다. 나로드니 광장에는 레스토랑과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5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 통합티켓으로 입장이 가능한 4곳 중 하나인 주피터 신전의 내부.

스플리트를 더 아름답게 하는 마법의 주문, 클라파

종탑 꼭대기에서 실컷 맞은 바닷바람으로 머리카락까지 싱그럽다. 지상으로 다시 내려온 후 그 기분을 따라 바닷가로 향하던 중 스플리트의
아름다움을 쏙 빼닮은 음악 소리에 걸음이 멈췄다.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과 종탑 바로 앞으로 이어지는 궁전의 중심 열주 광장에서 바다로 향하는 통로는 두 가지다. 지하 궁전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통하거나 그 바로 위에 자리하는 황제의 알현실을 지나치는 것이다. 하지만 열주 광장에 발을 디디자마자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환상적인 음색에 홀려 황제의 알현실 속으로 들어섰다. 베스티불레Vestibule라고도 불리는 알현실 속에서는 멋지게 차려입은 여섯 명의 남성들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상적인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거대한 돔 형태로 지어진 공간의 지붕은 둥그런 원 속으로 하늘을 그대로 보여준다. 덕분에 유독 울림이 좋은 알현실에서는 이렇게 멋진 아카펠라 공연이 곧잘 열리곤 한다. 달마티아 지역의 전통 음악인 이 아카펠라의 이름은 ‘클라파Klapa’, 단어는 ‘친구 무리’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각각 테너와 바리톤, 베이스 역할을 하는 남성들의 중후한 음성은 잔잔하지만 진하게 알현실 안으로 둥글게 모여든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마치 자연의 소리처럼 편안하게 퍼지는 음악이 열린 지붕을 통해 바깥으로 나가 이 도시 위로 아름다움을 한 겹 더 내려놓는 것만 같다. 실제로 공연 중이면 근처 어디서든 클라파를 들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스플리트와 더 진한 사랑에 빠진다. 가장 크로아티아다운 클라파의 주문은 몸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1 종탑에서 바라본 시가지는 사람 냄새가 풀풀 풍긴다. 화려함과 소박함을 모두 지닌 것이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의 진정한 매력 아닐까. 
2 스플리트는 바다를 곁에 두기에 종탑 전망대에서 보이는 경치가 유독 멋지다. 
3 황제의 알현실에서 만난 달마티아의 음악 클라파. 공연이 끝난 후에 판매하는 이들의 앨범을 사서는 두브로브니크로 향하는 길에 끝도 없이 재생했다. 
4 돔 형태의 지붕이 둥그렇게 뚫려 있다. 이를 통해 다섯 남자의 웅장한 목소리가 더 아름답게 울려 퍼진다. 
5 전망대로 향하기 전 체크사항. 카메라는 필수다.

Trogir
달마티아의 보석, 트로기르

달마티아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징검다리

스플리트 인근의 바다와 땅 주변으로는 여행자를 유혹하는 장소들이 무수하다. 앞바다의 아름다운 섬들과 함께 보석처럼 숨어 있는 도시 트로기르를 두고 하는 소리다. 트로기르는 육지와 아주 가까운 섬이자 항구도시인 스플리트의 이웃이다. 달마티아의 중부에 위치하는 섬 치오보.iovo 사이에 징검다리처럼 앙증맞게 위치해 있다. 하지만 육지에서도 짧은 다리만 건너면 될 정도로 가깝고, 치오보 섬과 연결된 다리 역시 1분이면 끝에 닿을 길이인지라 머무는 동안에는 섬이라기 보단 항구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스플리트에서 자동차로 삼십 분쯤 달리자 나타난 트로기르에서는 스플리트와 비슷한 듯 다른 매력들이 넘실거렸다. 스플리트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에서 볼 수 있던 성벽이 이곳에서도 보인다. 도시에 들어서자마자 해안가 앞으로 우뚝 솟은 성벽이 시야를 가렸다. 중세에 지어진 트로기르의 성벽은 구시가지 전체를 감싸며 로마인들로부터 시작된 역사의 빛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오랜 세월의 떼가 묻은 성벽의 외관만으로 섣불리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 무뚝뚝한 외관과 달리 아기자기한 골목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시가지의 내부는 마치 미녀와 야수처럼 전혀 다르지만 조화로운 미를 지닌다. 그 규모는 또 어찌나 아담한지, 성벽의 문 안으로 들어서고 몇 걸음 걷지도 않은 것 같은데 금세 중심 광장이 나타난다. 광장은 도시의 랜드마크인 성 로렌스 성당St Lawrence Church과 크네베브 궁전Rector's Palace 등 고풍스러운 박물관과 각종 문화재가 빙 둘러싸고 있다. 그 안으로는 트로기르의 작지만 큰 매력을 전해 들은 여행객들이 바삐 모여든다.

3세기부터 시작된 트로기르의 역사는 인근의 비스Vis 섬에서 건너 온 로마인들로부터 비롯되었다. 로마인들의 항구도시로 오래 번영을 이루었지만, 역시나 역사 속에서 그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비잔틴, 헝가리, 베네치안 등 다양한 통치자들을 거치면서 로마네스크, 르네상스, 고딕 양식들을 골고루 담은 다채로운 모습의 건축물들이 구시가지 안에 자리하게 된 것이다. 한때 베네치아인들의 폭격으로 큰 손상을 입었던 어두운 과거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주요 건축물들은 물론, 사소한 골목과 가정집 건물들까지도 지난날의 정취를 그대로 풍기고 있다. 도시가 위태로운 와중에도 쉬지 않고 역사적인 예술가를 배출하고 문화를 중요시했던 작지만 큰 도시. 이런 모든 역사적인 의미를 인정받아 1997년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1 성 로렌스 성당의 입구를 장식하는 아담과 이브 조각상은 금방 깎아 만든 것처럼 훌륭하게 보존되어 있다. 아담과 이브 아래의 사자는 이
성당을 세운 베네치아 공국의 상징이다. 
2 트로기르 구시가지의 중심인 세인트존 광장은 아침부터 북적인다. 
3 카메르렝고 요새에 꽂힌 트로기르 깃발.

도시의 끝에서, 카메르랭고 요새

도심에서는 트로기르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인 성 로렌스 대성당을 감상했다. 이 성당은 바깥에서 입구만 바라봐도 그 가치가 엿보이는 건물이다. 13세기에서 15세기 사이, 트로기르를 베네치아 공국이 점령하고 있던 시절에 지어진 성당의 문에는 ‘라도반의 문Portal of Radovan’
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져 있다. 살짝만 봐도 그 비범함이 느껴지는데, 이는 트로기르 태생의 유명 조각가였던 ‘라도반Radovan’이 제작한 작품이다. 문의 양쪽으로 베네치아 공국을 상징하는 사자가 한 마리씩 조각되어 있고, 그 위로 정교한 아담과 이브가 서 있다. 수줍은 듯 자신의 두 팔로 몸을 살짝씩 가리고 있는 아담과 이브 조각상은 달마티아 지역을 통틀어 최초로 제작된 누드 조각이라고 한다. 수세기나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각상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대성당은 생생히 아름다웠다. 라도반의 문만큼이나 정교한 조각품들로 꾸며진 성당 내부의 예배당 역시 두 눈을 황홀하게 한다. 대성당에는 스플리트처럼 그 꼭대기에 올라가 볼 수 있는 종탑이 곁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트로기르에서는 도시의 전망을 감상하기 위해 조금 특별한 장소로 발길을 옮기기로 한다.

베네치아 공국이 트로기르에 남긴 유서 깊은 건물은 대성당 뿐이 아니다. 도시의 성벽 밖, 레스토랑과 커피숍들이 키 큰 야자수와 함께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로를 걷다 보면 도시의 끝에 카메르렝고 요새Kamerlengo Fortress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몸집의 요새는 15세기에 도시 성벽의 일부로 지어진 도시 방어의 요충지였다. 한때는 많은 민족들이 탐내는 도시의 안전을 위해 날카로운 긴장감이 흘렀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은 것을 변화시켜 놓았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요새에 들어서는 순간 아무 것도 없이 텅 빈 내부가 눈에 들어온다. 대수롭지 않던 입장료마저 아깝게 느껴지더라. 하지만 괜한 모험심에 요새의 가장 높은 곳으로 험한 계단을 오른 후에서야 카메르렝고의 진가를 목격했다.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징검다리인 트로기르를 감싸는 바다와 육지, 치오보 섬이 사이좋게 한 폭의 그림 속에 담긴다. 달마티아의 보석 트로기르가 여전히 얼마나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지 궁금한가. 그렇다면 도시의 끝에 자리한 요새에 올라보길 권한다. 눈부심에 잠시 눈앞이 하얘져도 당황하지 말라.

1 2 카메르렝고 요새는 이 아름다운 전경만을 감상하기 위해서라도 방문할 가치가 있다. 심지어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는 동전을 넣지 않고도 저 멀리의 마을까지 엿볼 수 있다. 다소 휑한 요새 내부에서는 여름에 음악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3 트로기르의 골목들은 집집마다 키우는 화분과 식물들로 알록달록하다. 걷다 만나는 게으른 고양이들도 가끔씩 미소 짓게 한다. 
4 해안로를 쭉 따라가다 보면 이웃인 치오보 섬과 연결된 다리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