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Essay :: Sweden

Stockholm

몰랐기에 더 소중했던 스웨덴 스톡홀름

‘스웨덴’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사실 이번의 스톡홀름 여행 전까지만 해도 스웨덴이 어떤 나라이며, 무엇이 유명하고 어떤 문화가 있는지, 심지어는 정확히 이 나라가 어디에 위치하는 지도 확실히 알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여행을 마치고 다시 찬찬히 회상해본 스웨덴은 나에게 그저 신비롭고 모호했던 나라에서, 잔잔하지만 가슴에 오래도록 담아두고 싶은 나라로 자리 잡았다.
글과 사진 김건우 에디팅 이소윤 기자   

김건우 l 경남 양산시 평산북로
현재 핀란드에서 교환학기를 보내고 있는 대학생이다. 여행을 통해 만나는 소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큰 가르침을 주는지 차근히 배워나가는 중. 내일이 있어 더 설레는 오늘이 참 행복한 청춘이다.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시청사

W. B. 예이츠가 말하길, “이탈리아 도시들의 르네상스적 흥분 이래, 이와 견줄 만한 건축물은 없었다." 바로 스톡홀름의 시청사를 두고 한 말이다. 멀리서 보면 빨간 벽돌로 지어진 예쁜 교회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엄연히 1923년 건축된 이래 스톡홀름시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시청 건물이다. 예쁜 외관과 더불어 이 시청사가 유명한 이유는 매년 12월에 노벨상 시상식 후 연회가 열리는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시상식 연회가 열리는 황금의 방은 무려 18만 6천여 개의 금박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아쉽게도 개방 시간이 맞지 않아 전망대까지 올라가 보지는 못했지만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스톡홀름 시내 전경은 실로 장관이라고 하니, 꼭 올라가서 스톡홀름을 한 눈에 느껴보길 바란다.

고풍스러움을 안고 있는 감라스탄 지구

13세기에 형성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스톡홀름의 감라스탄Gamla Stan 지구. 이곳은 스톡홀름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구불구불한 골목을 따라 걸으며 비슷하게 생긴 건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자면 마치 중세 유럽 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평일이지만 북적거리는 감라스탄 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괜스레 한 번씩 쳐다보고 울퉁불퉁한 돌길을 걸으며 ‘유럽의 여유와 정취라는 게 바로 이런 걸까’ 하고 생각해 본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장소답게 이곳에는 기념품 가게와 예쁜 장식품들을 파는 상점이 많이 위치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북유럽 디자인, 북유럽 감성 제품들이 뜨고 있는데 확실히 현지에서 직접 보면 무엇이 북유럽을 이토록

떠오르는 디자인 강국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모던한 듯 하지만 알게 모르게 아기자기한 디자인들, 북유럽 바이킹족의 키만큼이나 높은 나무들로 만든 섬세한 목재 제품들, 그리고 스웨덴에서 유명한 특이한 맛의 초콜릿과 사탕까지 모두 하나같이 다 가져가고 싶은 것들뿐이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점이 바로 가격이다. 상점들을 둘러보며 다시 한 번 북유럽 물가의 어마어마함을 깨달을 수 있다.

이 감라스탄 지구는 현재 스웨덴의 부자들이 많은 집과 땅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지역인지라 상대적으로 맛 좋고 가격도 무난한 숨은 맛집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스웨덴 요리라 하여 별다른 것이 있어 보이진 않았지만, 신선한 북유럽의 연어로 만든 연어샐러드나 한국에서는 먹어보기 힘들 순록고기 스테이크 같은 음식들은 스톡홀름에서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한 번쯤 도전해보길 추천하고 싶다.

동물과 함께하는 진짜 동물원, 스칸센

감라스탄 지구와 시청사를 쭉 둘러봤다면 진짜 동물원다운 동물원 스칸센Skansen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스톡홀름 주민들 사이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꼭 들르는 소풍지로 자리 잡은 이곳은 산 하나를 전부 동물원으로 구성해 놓았다. 입장료는 100크로나, 한화로 15,000원 정도의 가격이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이렇게 스칸센을 강력히 추천하는 것은 동물의 수가 매우 다양하다거나 특이한 동물이 많아서가 아니다. 바로 동물들을 정말 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기 때문. 닭과 병아리가 사람들 사이를 울부짖으며 지나다니고 돼지들이 땅을 파고 있는 모습을 울타리 없이 지켜볼 수 있다. 심지어는 공작이 사람들이 쉬고 있는 탁자로 올라와 바나나를 쪼아먹기도 한다는 사실! 한편으로는 동물들이 너무나 자유롭게 돌아다녀서 위협적이고 조금은 무섭기도 하지만 이런 식으로 동물들과 뛰어놀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곳은 아마 진짜 동물원, 스칸센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또 스칸센에는 그 외에도 우리나라의 민속촌처럼 스웨덴의 옛집과 오래된 건물들을 그대로 옮겨 와 설치해 놓아서 이를 둘러보며 스웨덴 전통 가옥과 그 내부 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어린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여행자라면 더더욱 제안해주고 싶은 스칸센. 시간에 맞춰 전통 가옥에서 진행되는 쿠키 굽기와 장작불 피우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요즘 대세는 스웨덴 열풍, 이케아와 H&M

핀란드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경영 연구 사례를 분석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대표적인 두 기업이 바로 이케아IKEA와 H&M이다.
그도 그럴 것이 두 기업 모두 트렌드에 부합하는 세련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북유럽 특유의 실용성에 큰 가치를 두고 있어 요즘 사람들에게 크게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스톡홀름 시내를 조금만 걷다 보면 두 기업이 모두 스웨덴의 브랜드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스웨덴 이케아 본점에서 물건을 공수해가겠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스톡홀름을 방문하는 정도라고 한다. H&M은 시내 중심에서도 한 상점 건너 하나씩 있을 만큼 자주 만날 수 있고 명성에 걸맞게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스웨덴의 최신 스타일을 알고 싶다면 H&M을, 그리고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마법의 공간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케아를 꼭 다녀올 것! 참고로 아쉽게도 맛있지만 값싼 음식이 드문 북유럽에서 이케아의 카페테리아는 그나마 저렴하고 괜찮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중 하나이다.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 중이니 출출할 때
이케아에서 든든한 밥 한 끼 먹고 구경에 나서는 건 어떨까.

이렇게 짧지만 알찼던 3박 4일간의 스톡홀름여행은 아쉽게도 끝이 났다. 하지만 그 여운은 가슴 속 깊이 남아 있다. 그 곳이 꽤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여행지였다는 걸 이렇게 여행이 끝나고 나서 새삼 또 한 번 실감하는 중이다. 잘 알지 못했기에 더 새롭고 더 흥미로웠던 스톡홀름. 이제는 조금 더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하나씩 더 깊게 느껴 보고싶은 곳임은 틀림없다. 소중했던 4일간의 추억을 그리며, 스웨덴 스톡홀름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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