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y of Being Alive, Throw Yourself into the Golden Sunsets

살아있음의 기쁨, 황금빛 석양에 빠져라! 티니안

2001년 신혼여행 당시 사이판의 햇볕을 무시한 죄로 등판에 화상을 입고 바닷속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섬 하나가 보였다. 쓰라린 통증을 참으며 퉁명하게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티니안이라는 이름이 돌아왔다. 그리고 14년이 지난 후 나는 티니안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있었다. 사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을 때 그다지 많은 정보도 없었고 좋은 얘기도 없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다.
글 여병구 편집장 사진 진하정 기자 취재협조 마리아나 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7-3252 www.mymarianas.co.kr

차모로 왕족의 전용비치였던 타가비치에서 현지인들이 다이빙을 즐기고 있다. 일몰 때의 타가비치는 정말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경비행기 타고 티니안으로~

인천공항에서 사이판까지 4시간여를 날아 사이판국제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고 국내선으로 이동하니 우리를 티니안까지 안내할 자그마한 조종석까지 포함한 6인승의 경비행기가 보인다. 경비행기인 탓에 부칠 짐과 갖고 탈 짐을 따로 무게를 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처럼 초행일 경우 저울에 직접 저울에 올라서서 무게를 재는 게 다소 어색하기만 하다. 무게를 다 재고 나면 코팅한 번호표를 색깔 별로 주는데 나중에 공항 직원이 색깔 별로 호명을 해서 출발하니 잘 들어야 한다. 해당 컬러 번호판을 들고 활주로로 나가 경비행기에 탑승할 때도 그냥 올라타면 안되고 직원이 호명하는 번호에 맞춰 지정된 좌석에 탑승해야 한다. 상당히 좁다며 투덜대려다가 앞 좌석에 기자보다 3배 덩치의 차모로족이 다소곳이 앉아 있는 걸 보니 사뭇 경건해 진다. 요란한 엔진 소리를 들으며 활주로를 빠져 나가기 시작한다. 요란한 굉음, 꽤 묵직한 진동을 느끼며 날아오르는 것을 그대로 온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10분여만 참으면 그토록 궁금했던 티니안에 도착한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좁다고 인상 쓰지 말고 창 밖으로 보이는 티니안의 전경을 꼭 볼 것.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이곳을 점령하기 위해 수없이 폭격을 한 탓인 지 전체적으로 울창한 숲은 없고 평평하기 때문에 티니안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것은 착륙하기 직전인 지금 이 순간밖에 없다. 바람을 품고 내려 활주로에 착륙할 때 보니 공항청사는 작았지만 활주로는 그에 비해 크다. 드디어 티니안이다.

*Info 사이판공항 국내선 터미널에서 티니안까지는 프리덤에어와 스타마리아나스에서 항공편을 운항한다.

1 6인승의 경비행기이기 때문에 무게를 잘 따져서 이처럼 직원의 안내에 따라 탑승해야 한다. 현지 차모로족 직원이 익살맞게 안내하고 있다. 
2 이륙하기 전까지는 경비행기 안이 무덥기 때문에 이렇게 앞 좌석 문을 열고 달리다가 이륙하기 직전에 문을 닫는다. 
3 받는 순간 “이게 항공권?” 하겠지만 외려 정겹게 느껴진다. 탑승권의 색깔 별로 호명을 하고 탑승을 하니 잘 들어야 한다. 작은 종이는 수화물티켓. 
4 티니안 곳곳에는 이처럼 일본군의 군 시설이 산재해 있다. 사진은 일본군 통신소의 전경. 
5 티니안 북쪽에 있는 일본군이 짓고 있다가 미군에게 빼앗긴 비행장 전경. 이 비행장을 빼앗기면서 전쟁의 향방은 그 끝을 달리게 된다. 
6 일본군 공군 사령부의 모습. 얼마나 튼튼하게 지었으면 그 엄청난 공습에도 이렇게 견디고 있다. 
7 태평양의 섬에는 거의 있을 블로우홀이 티니안에도 있다. 10m까지 치솟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사이판이 보인다.

Let`s Go! Tour in Tinian  곳곳에 널린 전쟁의 흔적

어지간한 한국의 김여사도 이곳에서는 사고를 칠 수 없다며 공항에서 숙소인 다이너스티 호텔로 가는 차 안에서 가이드가 도로를 손으로 가리키며 꺼낸 얘기다. 도로를 바라보니 무슨 말인 지 알겠다. 1차선 도로가 직선으로 뻗어 있는 곳이라 그저 앞만 보고 운전하면 되기 때문. 자동차로 천천히 돌아봐도 1시간이면 섬 전체를 볼 수 있을 만큼 작다. 티니안 공항에 내려서 나올 때 터미널의 벽을 보니 태평양 전쟁 당시 티니안을 기지로 활약한 미 공군 폭격대의 기념패가 걸려 있는 게 보인다. 전쟁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티니안의 안타까운 역사를 실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태평양 전쟁에 흥미를 갖고 있던 터라 내심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을 감출 수가 없었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가벼운 복장으로 티니안을 돌아보기 위해 나섰다. 직선으로 쭉 뻗은 길을 달리다 우측으로 폐허 하나가 보이는데 일본군의 통신소 건물이란다. 잠시 멈춰 통신소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미군의 폭격 당시 긴박했을 일본군 통신부대의 모습이 연상이 된다. 세월은 흘러 주변은 온통 목초지로 무성한데 이 중 철조망이 쳐 있는 것은
개인 사유의 목장이라고. 목초지가 풍성하기 때문에 티니안의 소들은 먹을 거리 걱정이 없단다. 인구가 3천명뿐이라 거의 다 친인척 관계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큰 사고만 내지 않으면 심한 단속도 없으며 실제로 범죄 없기로 유명하다고. 통신소를 나와 계속 직진 하니 마치 사바나의 초원을 보는 듯한 평지가 나오는데 자세히 보니 일본군 신사. 동쪽에서 뜨는 해를 배경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도 깨끗하게 관리돼있는 게 부러울 따름이다. 일본 정부가 현지 관리인을 고용하여 관리하고 있다는데 위에서 내려다 보면 5대양 6대주의 야망이 담겨 있는 원형 일본국기모양이란다. 정말 야욕도 야욕이지만 사후 관리도 꼼꼼한 거 보면 울화통이 치미는 것을 넘어 부럽기까지 하다.

사이판을 바라보며 블로우 업?

태평양에 있는 섬이라면 하나쯤은 거의 갖고 있는 명소가 있다. 바로 블로우 홀Blow Hole! 역시나 티니안에도 블로우홀이 있다고 해서 찾았다. 블로우홀이 뭐냐 하면 바닷가 바위에 뚫려 있는 구멍 사이로 거센 파도가 만들어 내는 천연 분수를 말한다. 파도의 세기에 따라 10m까지 치솟아 오르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블로우홀에는 천연 수영장도 마련돼 있지만 선뜻 수영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파도가 뿜어내는 시원한 물방울 사이로 사이판의 모습도 보인다.

티니안의 공항에 착륙하기 전에 섬 북쪽에 있는 비행장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일본군이 만들다가 미군에게 빼앗긴 비행장으로 이 비행장이 일본 본토 공략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전쟁의 향방이 바로 이 비행장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요한 장소이다. 하지만 비행장은 비포장의 활주로만 남아 있고 주변에 있는 일본군 공군사령부만이 이곳이 한때 일본군의 비행장이었음을 말해준다. 이왕 관광코스 중의 하나라면 비행기 모형이라도 몇 대 세워놨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현지 사정으로는 그리 쉽지 않을 듯. 방공호를 비롯해 공군작전실 건물이 공군사령부 건물 주위를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2층 건물의 공군사령부는 그 폭격에도 화장실, 부엌, 식당 등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어지간히 튼튼하게 짓지 않고서는 이렇게 남아있기가 힘들 듯.

1 티니안의 만세절벽 전경. 아직도 절벽에 만들어져 있는 천연 동굴에는 일본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하는데……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없어져 현재 출입금지 상태. 
2 태평양전쟁의 종지부를 끝내게 되는 원자폭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로 향할 원자폭탄을 보관하던 곳이다. 
3 미군이 첫 상륙한 출루비치 전경. 
4 출루비치에는 별 모양의 모래가 많았다며 가이드가 직접 보여준다. 예전에는 꽤 큰 모양이 많았는데 중국관광객들이 다 쓸어가는 바람에 이처럼 작은 것만 간신히 볼 수 있게 됐단다. 
5-7 타가라는 추장이 살던 집으로 라테시대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8 JC카페에서 현지인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9 시원하게 뻗어있는 브로드웨이의 전경. 드라이브 하기에 그만인 장소이다.

전쟁의 종지부, ‘리틀보이’, ‘팻만’

일본군의 비행장을 빼앗은 미군은 본격적으로 일본 본토를 향해 수백 회의 공습을 단행하기에 이르렀고 마침내 종지부를 찍을 특별한 작전을 단행한다. 바로 원폭투하. 1945년 8월 5일 저녁. 대기하고 있던 B29폭격기에 4톤 무게의 최초의 원폭 ‘리틀보이Little Boy’가 탑재되고 히로시마로 향해 이륙했다. 사실 두 번째 원폭투하지역은 원래 나가사키가 아니었다. 4일 후인 8월 9일, 두 번째 원폭 ‘팻만Fatman’이 일본 규슈의 북쪽인 고쿠라小倉로 향했지만 고쿠라 상공의 기상이 악화되어 부득이하게 예비 목표지였던 나가사키로 급선회하고 원폭을 투하한 것. 날씨 덕분에 고쿠라 시민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만 반면에 불행히도 나가사키의 시민들은 무려 4만 명의 희생자를 낳게 되고 만다. 당시 그 원자폭탄을 보관하던 곳이 바로 비행장 부근에 위치하고 있었다. 직접 그 현장을 방문하니 역사의 현장으로 타임슬립 한 듯한 느낌이다. 일부 수뇌부의 바보 같은 욕망 때문에 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는가. 그 때문에 원폭을 보관하던 이곳의 적막감은 무겁기만 하다.

별 모래를 찾아서~

티니안이나 로타나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시작된 곳이라 사실 볼거리가 전쟁과 관련된 곳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다소 엄숙한 분위기이지만 이 또한 우리의 해방과 관련된 생생한 역사의 현장이 아닌가? 티니안에 오기 전부터 출루비치에서 별 모양의 모래를 볼 수 있다고 해 큰 기대를 했다. 공군사령부 인근에 있는 출루비치로 향했다. 이곳이 바로 티니안에 미군이 처음 상륙했던 해변으로 롱비치와 함께 별 모양의 모래가 많았다고 하는데 역시나 중국관광객이 죄 퍼간 탓에 이제는 쉽게 볼 수 없다는 가이드의 말에 다리에 힘이 풀리고 만다. 이를 안쓰럽게 여겼는지 가이드는 여기저기 모래를 찾더니 별 모양의 모래를 보여준다. 너무 작아서 현미경이 필요할 정도였지만 그래도 별 모양 비슷한 듯. 출루비치에서 수비하던 일본군이 남긴 수첩에 다음과 같은 글이 써있었다고 한다. “요 며칠 폭격이 없었다. 휴~ 다행이다. 이제 미군이 물러갔나 보다. 조금 있으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하지만 이 일본군 병사의 바람은 이미 으슥한 야밤에 출루비치를 통해 기습하던 미군에 의해 무참히 깨지고 만다. 당시 미군이 이용했던 상륙선이 출루비치 근처에 전시돼있다. 그 당시 원주민보다 일본군이 사탕수수 작업 및 군수물자 동원을 위해 징용한 외지인들이 더 많았다고 한다. 조선인을 포함한 동남아인, 특히 놀라웠던 것은 같은 일본이지만 일본인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오키나와인들도 대거 강제 동원해 총알받이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사이판에도 있는 만세절벽에서 더욱 체감할 수 있다.
섬의 남쪽에 있는 만세절벽으로 이동하니 해안가 절벽에 수십 개의 자연동굴이 있는데 이는 일본군에 의해 저항기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저 험한 절벽의 동굴로 대포를 이동한 것도 미스터리 한 일이지만 결국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이 지어다 날랐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오랜 세월 방치된 탓에 길도 없어지고 위험해서 접근금지라고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곳 희생자 중 오키나와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키나와를 속국으로 만들어 놓고도 일본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총알받이로 이용했던 당시 일본의 잔인함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어쨌든 별 모래는 출루비치 보다 롱비치와 롱비치에 숨어있는 누드비치에 더 많이 있다고 하니 좀 더 큰 별 모래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타가 하우스로 이동!

차모로족의 전통 가옥 타가 하우스House of Taga

티니안 또는 로타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구조물이 있다. 원통의 석조물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800년 전 북 마리아나 제도에 등장했던 라테시대의 석조물인 타가하우스의 수직기둥이다. 대부분의 라테 석조물은 약 1.8m 높이의 차모로어로 ‘할리기’라는 수직기둥과 반구체인 ‘타사’로
구성된다. 두 줄로 3~7개의 석조물로 짜인 라테스톤은 그 위에 지어지는 목조집과 지붕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차모로족의 추장의 집이었던 ‘타가 하우스’는 라테시대의 대표적인 거대건축물로 무려 전체 높이가 4.6m에 이른다. 전설에 의하면 타가라는 사람은 괌의 리티디안 마을의 추장가족으로 태어나 후에 거인으로 자라났다고 전해지는데 추장이었던 아버지와 대립 끝에 지고 로타섬으로 이주한 후 대추장으로 옹립되면서 그곳의 차모로 여인과 결혼을 하며 종족을 번성시키게 된다.
그는 이후 가장 큰 라테스톤을 채취하고 티니안에까지 라테스톤을 가져다 주면서 아버지에게 과시를 하게 된다. 타가 하우스는 역사적으로 정복자들의 기록에서 상당수 발견되곤 했다. 1819년 프랑스 탐험가 루이 드 프레이시네가 세계일주 중 티니안을 방문해 자신의 화가를 통해 타가하우스를 그리게 했고 1872년 8월 18일에는 마리아나 제도의 총독인 루이스드 이바네즈 가르샤가 티니안을 방문해 타가전설에 매혹되어 사다리를 타고 돌기둥으로 올라가 인간의 뼛조각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한다. 1888년에는 프랑스 식물학자 알프레드 안토니 마르쉐가 최초로 사진을 찍었는데 당시에는 7개의 기둥만 남았다고. 그 후 일본인이 점령하고 마을을 건설하면서 17개의 라테 하우스가 소실되고 지금의 타가하우스 터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상당히 인상적인 주택이어서 실물로 만들어놨으면 어떨까 하는 또 다른 아쉬움이 남는다.

티니안에 왠 브로드웨이?

현지인들도 자주 찾고 관광객들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할 수 있는 JC카페에서 점심을 먹고 브로드웨이로 향했다. 티니안에 왠 브로드웨이인가 하겠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담겨 있다. 미군이 상륙하면서 티니안이 마치 뉴욕의 맨하튼 섬과 비슷하게 생긴 것을 발견하고 섬 중앙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넓은 도로를 만들어 뉴욕의 중심가에 있는 브로드웨이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곳의 브로드웨이는 사진 촬영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고. 차량들이 많지 않아 도로 한 가운데에서 멋지게 포즈를 취하며 마치 뉴욕에 와 있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티니안을 방문하면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단체여행이 아닌 이상 렌트를 해서 다녀야 하는데 드라이브 코스로서 그야말로 최고의 뷰를 자랑한다.

타촉냐 비치 & 타가비치

다이너스티 호텔 & 카지노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타촉냐비치와 타가비치는 티니안의 보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촉냐비치는 주말이면 현지인들이 나와 바비큐를 구워 먹으며 주말을 즐기고 이곳에서 해양스포츠와 트롤링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다이너스티 호텔 바로 앞에 위치한
타가비치는 고대 차모로 왕조의 전용비치였던 만큼 멋진 뷰를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일몰 때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광경은 눈이 멀 정도.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해 해질 무렵에도 열심히 다이빙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1 타촉냐 비치에는 저녁이나 주말에 피크닉을 오는 현지인들이 많다. 기자도 트롤링으로 낚은 마히마히라는 생선을 들어 보이는 한 가족. 회로 먹어도 맛있지만 차모로족은 구워먹는 걸 좋아한다. 
2-6 각종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타촉냐 비치의 전경. 
7 붉은 석양의 타가비치 전경. 
8 9 차모로 왕조의 전용 비치답게 멋진 뷰와 깨끗한 물이 멋지다. 
10 차량 통행이 별로 없어 보이는데도 속도 제한 표지판이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11-14 현지 주민들에게 타가비치는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Activity
ATV로 즐기는 누드비치?

티니안을 즐기는 방법? 단연, ATV를 적극 추천한다. 4륜구동 오토바이를 타고 전용 비포장도로와 정글을 신나게 달리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특히 롱비치와 누드비치도 가는 만큼 알차게 즐길 수 있다. 가이드로 나온 분이 아마 독점인 듯 다른 매체의 가이드북에서 봤던 차모로족인 제임스가 또 나왔다. 함께 다니다 보니 이 분 진짜 열심이다. 없는 팁도 주고 싶을 정도로. 아무튼 제임스의 선두 안내에 따라 ATV에 탑승 후 질주하기 시작했다. 타가하우스에서 봤던 또 다른 전통 집터를 방문한 후 다시 비포장도로를 달리다가 티니안의 명물인 매운 고추 도니살리를 맛 봬준다. 톡 쏘는 맛이 그리 나쁘지 않은데 매년 2월에 <티니안 핫 페퍼 축제>를 열어 현지 음식과 공예품을 전시하고 원주민 댄스공연도 연다고. 이 축제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매운 고추 먹기와 노래자랑이라고 하는데 때를 맞춰 못 온 것이 안타깝다. 다음은 롱비치로 핸들을 돌렸다. 앞서 출루비치에서 얘기했듯이 이곳도 별 모래가 많았지만 이미 수많은 중국 관광객들의 손에 의해……. 그런데 이때 가이드인 제임스가 누드비치에는 좀 더 많은 스타 모래가 있을 것이라고 손을 이끈다. 미끄러운 해안가의 돌을 조심스레 디디며 들어가니 아주 작은 틈이 나오는데 솔직히 기자는 체격상 못 들어갈 줄 알고 시무룩했지만 ‘오~ 된다…… 들어가진다.’ 그러나 정말 기자의 체격이 마지노선인 듯. 간신히 빠져나오니 드디어 누드비치가 나온다. 그러나 절대 누드는 없다는 사실. 그냥 연인끼리 몰래 들어와 누드로 지내면 모를까 말이다. 힘들게 들어 온 만큼 프라잇 비치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손바닥으로 모래를 눌러 뒤집어보니 아주 작은 별이 하늘에서 반짝이듯 그 모습을 드러낸다.

최고의 스릴, 트롤링 낚시

남태평양을 그리 많이 다녔지만 정작 트롤링 낚시는 처음이었다. 타촉냐 비치 인근에 있는 마리나에서 쾌속정을 타고 거친 바다로 나섰다. 배 후미에 꽂힌 트롤링 전용 낚싯대에 가짜 어류 모양의 미끼를 달고 그저 바다 위를 붕붕 날라 다니면 된다. 처음에는 작은 보트 위에서 떨어질까 전전긍긍했지만 이내 리듬을 타며 적응하게 된다. 거친 파도 사이를 다니는 터라 온 몸으로 전해지는 충격이 만만치는 않지만 곧 “끼~익, 끽~끽” 하는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낚싯대를 감아 올리는데 함께 동승한 선원은 “오~ 이 녀석은 참치야~” 하는 게 아닌가. 역시나 힘든 사투 끝에 진짜 참치가 달려 올라왔다. “세상에나~ 진짜 참치라니……” 놀라는 사이에 또 미끼를 던지고 파도 사이를 쾌속 질주하더니만 연달아 참치보다 더 맛나다는 마히마히(현지인은 구이나 조림으로 먹음)라고 부르는 만새기가 4마리가 더 잡혀 올라왔다. 즉석에서도 회를 쳐서 주기도 하지만 이왕 제대로 먹으려면 다이너스티 호텔의 일식당에 부탁하면 소정의 비용으로 제대로 쳐낸 회를 먹을 수 있다. 우리도 당연히 푸짐하게 우리가 잡은 참치와 마히마히로 행복한 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

1 롱비치에 있는 누드비치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 덩치 큰 사람은 들어가기가 힘들겠다. 물론 기자는 살 좀 뺀 덕분에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다. 수영 잘하면 거친 파도를 헤치며 돌아서 가면 가능하기는 하다. 
2 간신히 들어 온 누드비치의 전경. 출루비치 보다는 별 모양의 모래를 더 볼 수 있다. 
3 롱비치의 전경. 
4 누드비치에서 건진 별 모래. 
5 마치 문어숙회를 연상케 하는 돌이 인상적이다. 
6 티니안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ATV는 꼭 타도록 하자.
7 ATV 타고 돌아보는 라테스톤의 유적지. 
8 티니안의 명물인 매운 고추 도니살리.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9 ATV 가이드인 제임스가 라테스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짜 열정적이고 순수하고 착한 분이다. 팁 그냥 주고 싶을 정도로…… 
10 처음 해보는 트롤링 고속보트의 선장이 포즈를 취해준다. 
11 12 13 15 던져 놓고 바다 위를 무한 질주하면 된다. 미끼를 무는 순간 “끼익~끼익”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때 잡아채면 된다. 
14 거대한 마히마히를 잡아 올렸다. 
16 이렇게 멋진 참치도 잡는 쾌거를 올렸다. 
17 직접 잡은 생선을 들고 다이너스티 호텔의 일식당으로 가져다 주면 이처럼 멋지게 회를 쳐준다. 물론 4만원 정도 내야 한다. 제대로
먹으려면 반드시 일식당에다 맡기자. 
18 티니안의 마리나 항구에서 트롤링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