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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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몰디브]     도시분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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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몰디브, 천국에서의 시간

Reader's Essay :: Maldive

몰디브, 천국에서의 시간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은 제각기 다르고 그 스타일도 다르다. 어떤 이는 새로운 세상을 호기심을 가득 안은 채 체험하는 것이 즐거움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일상의 수고로움을 털어 버리고 마냥 휴식하는 가운데 새 힘을 얻어 오기도 한다. 나에게 여행은 한 해 동안 지치고 힘들었던 많은 일들을 씻어내고 다시 한 해를 살아갈 에너지를 채워 오는 치유와 충전의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트렁크 하나 끌고 편안히 쉴 수 있는 휴양지를 찾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허니문 여행지로 꼽는 몰디브를 향해 떠난 것도 완전한 휴식이 가능하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12살짜리 남자 쌍둥이를 데리고 떠나는 것이라 섬 하나에 리조트가 하나씩만 있는, 온전히 즐길 거리는 자연뿐인 몰디브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도 궁금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인도양의 보석이라는 몰디브를 향해 떠났다.

글과 사진 이운작 에디팅 이소윤 기자

이운작|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휴양 여행을 좋아하는 직장인. 사랑하는 쌍둥이 아들과 함께 세상을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고 싶은 엄마이기도하다. 나에게 여행이란 주어진 것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언제나 기대되는 축복이다.

몰디브에 가고 싶어
몰디브의 말레 공항은 국제공항치곤 자그마했다. 하지만 도착 후 공항 바로앞의 푸른 바닷물을 보는 순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진정한 에메랄드빛이다. 그냥 공항 앞이 말이다. 맑은 바닷물 아래 열대어들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환호를 터트렸다. 그제야 실감이 난다. ‘내가 진짜 몰디브에 왔구나!’. 몰디브는 인도양 위에 수천 개의 작은 산호섬이 점점이 흩어져 있고, 각 섬마다 하나의 리조트가 있어서 리조트 이용객 외에는
외부인들의 접근이 힘들다. 말레 공항에서 각 리조트로 이동하는 길은 세 가지인데 공항에서 좀 가까운 지역은 스피드보트로, 그 밖의 먼 곳은 국내선 항공기를 이용하거나 수상비행기를 이용해서 갈 수 있다.

몰디브의 해변 전경.

리조트의 우리 객실 앞.
말레 시내의 마스자드.
말레 공항 앞의 푸른 바다.


바 아톨Baa Atoll로
우리 가족은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말레에서 북쪽으로 떨어져 있는 ‘바 아톨’ 지역의 리조트로 이동했다. 이와는 반대로 말레 남쪽의 리조트로 이동하다 보면 적도를 통과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땐 적도 통과 증명서 같은 걸 준다니 그 역시 색다른 재미일 듯하다. 몰디브를 찾는 사람들은 어떤 섬에 갈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많은 리조트 중 어느 리조트를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여러 가지 조건을 염두에 두고 수없이 많은 리조트 중 한 곳을 정하게 되는데 어떤 이는 수중환경을, 어떤 이는 사진이 예쁘게 찍히는 산호초가 넓고 아름다운 곳을, 어떤 이는 그냥 리조트 자체의 시설을 염두에 두고 고르기도 한다. 사실 우리 가족도 그 많은 몰디브의 리조트들 중 어디를 선택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리조트에서 머무는 시간도 최대한 길었으면 좋겠고, 음식의 맛, 리조트 내 시설 등 중요한 사항이 많았지만 애당초 우리가 몰디브를 여행지로 염두에 두었던 이유에 집중했다. 산호가 살아 숨 쉬고, 수없이 많은 열대어들과 함께 헤엄칠 수 있는 아름다운 바다 말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조건보다 수중환경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바 아톨 지역을 선택하게 되었다.

몰디브의 수도 말레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고 한 40분쯤을 날아 바 아톨지역의 정말 작은 공항에 내리니 리조트 직원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작은 버기로 선착장까지 이동한 후 스피드보트를 타고 섬까지 10여 분을 더 갔다. 아마 가장 신나고 기대에 가득 찬 시간이었을 것이다. 저 멀리 바다 위에 지어진 객실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우리의 진짜 휴식이 시작되고 있었다.


뜨겁고 아름다운 남국의 섬, 그리고 바다

우리를 맞이한 리조트 직원들은 친절했고 섬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자전거를 타고 매일 섬 한 바퀴를 산책했는데 몰디브에는 아주 작은 섬도 있지만 우리가 간 섬처럼 조금 큰 곳도 있어서 섬의 자연환경을 둘러보는 것도 큰 재미였다. 아침마다 떨어진 꽃들과 코코넛으로 덮인 산책로를 걷다 보면 모든 근심과 일상의 복잡했던 일들이 저 멀리 사라져버린다. 머리를 아프게 하는 소음은 없고 폐를 채우는 공기도 아름답다. 다만 따가운 햇빛이 내가 적도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몰디브의 햇빛은 정말 강렬해서 자칫 자외선차단제를 깜빡 바르지 않았다가는 화상을 입게 된다. 특히 첫 날 두건 쓰는 걸 깜빡했던 나는 두피가 화상을 입어 각질이 다 벗겨지기도 했다.
우리 가족이 짐을 풀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스노클링이었다. 리조트의 다이브 센터에서 각자에게 맞는 스노클링 장비를 갖춘 우리는 객실 앞 바다로 천천히 들어갔다. 들어간 순간부턴 환호와 탄성이 쏟아졌다. 수족관보다 더 아름답고 생생한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작고 예쁜 열대어부터 제법 큰 베이비 샤크까지 바다 속 생물들의 종류와 개체 수는 우리의 말문을 막히게 할 정도였다.
아이들은 정글의 법칙에서 보던 대왕조개가 여기저기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했다. 엄청난 스내퍼 무리들이 우리 주변을 떼 지어 돌아다니기도 했고 말미잘 사이 선명한 색깔을 뽐내는 니모들도 눈길을 끌었다. 한참 바다 속을 누비던 우리의 눈에 거북이가 들어왔다. 세상에! 그것도 세 마리씩이나. 거북은 늘 보던 사람들인 양 아무 경계도 없이 우리 주변을 헤엄치고 산호를 갉아먹기도 한다.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경험이었다. 이 무신경한 거북들은 우리가 리조트에 머물며 스노클링을 하는 동안 언제나 만난 좋은 친구였다. 매번 같은 녀석들을 만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또 작고 예쁜 산호의 빛깔들은 어찌 그리 고운지 글로는 그 빛깔을 무슨 색이라 표현할 수가 없다. 보라색, 파란색, 짙은 코발트, 분홍 등 다채롭고 아름다운 색채들이 바닷속까지 비추어 들어오는 햇빛과 어우러진 모습들은 정말 환상적이다. 몰디브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매일같이 꿈 같은 바닷속 세상과 함께했지만 질리는 법은 없었다. 이런 바다를 객실 바로 앞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몰디브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안타까운 건 어디나 인간의 손실이 닿으면 파괴되기 마련인 자연이 몰디브에서도 보인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찾은 바 아톨 지역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해양생물보존지역이라 무척 신경 써서 보호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국의 관광객들이 몰려오다 보니 안타까운 부분이 있었다. 산호에 올라서서 사진을 찍지 말라는 문구를 무시하고 산호를 밟고 올라서 부러진 산호 가지를 보면 마음이 아팠다. 산호는 무척 오랜 시간 천천히 자라는 생물이라 더 안타까웠다. 또 몰디브가 허니문 여행지로 인기가 있다 보니 소위 말하는 셀프 웨딩사진이라는 걸 찍고 버려진 리본이나 풍선 조각들이 바다 속 모래에 묻혀 있거나 산호 틈 사이에 걸려 있는 걸 보면서 인간의 무심함이 자연에게 주는 고통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몰디브의 모히또.
수영장에서 본 일몰.
허니무너를 위한 디너 풍경.


즐거움이 가득한 곳, 몰디브


스노클링 외 몰디브에서 할 일이 없어 심심하지 않을까 했던 우리들에게 낚시는 그런 걱정을 말끔히 씻어버리게 한 즐거운 놀이였다. 섬 주변으로 1~2킬로미터쯤 나가 제법 큰 물고기를 서너 마리나 잡았는데 동행한 직원이 저녁식사로 이 물고기들을 요리해주겠다고 한다. 구이, 찜, 조림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어 2마리는 구이로, 1마리는 찜으로 맛있게 먹었다. 나중에 직원의 설명을 들으니 몰디브는 제일 중요한 산업이 관광업이고 두 번째가 수산업이라고 한다. 또 이 섬에서 우리의 호기심을 끈 것은 섬에 살고 있는 크고 작은 생물들이었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섬을 산책하며 한참을 놀다 들어오곤 했는데 녀석들의 카메라엔 별별 생물들이 담겨 있었다. 과일박쥐부터 장수풍뎅이, 이름도 잘 모르는 여러 종류의 도마뱀, 작은 새들까지. 그리고 리조트에서 땅에 떨어져 있는 코코넛 깨기 놀이를 하고 밤이 되면 객실 앞으로 어마어마하게 몰려오던 소라게를 잡아 경주를 시키면서 그렇게 우리는 몰디브에 더할 수 없이 빠졌다. 마지막으로 몰디브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낭만 아닐까? 해가 뜨거운 한낮에는 모히또를 마시며 아름다운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해질 무렵에는 섬과 바다를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을 감상하고, 밤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온전히 지금 이 순간에 감사했다.


다시 꾸는 꿈

누군가 말했다. 몰디브를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는 사람은 없다고. 우스갯소리 겠지만 나는 지금 또 일상으로 돌아와 나의 일을 열심히 감당하면서 또 다시 몰디브로 떠나는 꿈을 꾼다. 더 없이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과 낭만이 있는 그곳으로.


말미잘 사이에 서식하는 예쁜 흰동가리.
산란기에는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는 타이탄 트리거 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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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실 곳 이소윤 기자(soyun.lee@tourdemonde.com)
*투고해 주신 여행기는 웹상에 추가로 실릴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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